[DMI 2024] 구매 전환율을 2배로 끌어 올리는 마켓컬리의 비결은 ‘온사이트 마케팅’

이제까지 대부분의 디지털 마케팅 목적은 고객을 자사 사이트에 유입시키는 것에 집중 돼 있다
최종적으로 구매 전환까지 도달하는 비율은 2%에 불과… 98%가 이탈하는 이유는?
온사이트 마케팅의 핵심 ‘온라인 쇼핑몰 방문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구매까지 전환되도록 하는 것’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하는 이유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들이 구매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그로스해킹, 퍼포먼스 마케팅, 브랜드 전략, 네이티브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는 무수히 많은 용어로 포장된 방법들이 혼재돼 있다. 저마다의 비결과 성과가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행위를 하는 모든 기업의 목표는 단순하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들이 구매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단순한 듯한 목표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마케터들의 더 큰 고민은 이렇듯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광고나 캠페인에 무작정 비용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마케팅에 지출되는 비용은 결과적으로 매출 압박으로 이어지는 탓에 보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마케팅 효과를 내기 위한 방법들이 고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채널에서 마케팅 전략이 구매로 전환되는 과정은 끝까지 트래킹되지 않는다. 결국 상당수의 마케터들은 구매 전환이라는 본래 목적은 고사하고 타겟 고객을 자사 사이트에 유입시키는 것 조차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몇 앞서가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본래 목표인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살피며 차별적인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집중하는 것은 자사 사이트에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식품에서 시작해 뷰티 부문으로 확장하며 전략적인 온사이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마켓컬리 역시 그 중 하나다.

이탈하는 98%를 잡아라

지난달 31일 진행된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4' 현장. 이날 전미희 마켓컬리 온사이트 마케팅 그룹장은 마켓컬리가 진행하는 '온사이트 마케팅'의 요소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테크42)

지난달 31일 진행된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4(DMI 2024)’ 컨퍼런스에서 마켓컬리의 전미희 온사이트 마케팅 그룹장의 발표는 단연 주목받았다. 이날 전 그룹장은 “대부분의 마케팅이 얼마나 좋은 효율의 광고를 통해 유저를 많이 데려올 것인지, 혹은 좋은 솔루션으로 CRM 마케팅에 조금이라도 돈을 덜 쓰고 고객을 데려올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저도 마케터지만 많은 마케터들이 회사에 광고비를 얼마 정도 쓰겠다고 하면 돌아오는 질문은 ‘그래서 매출 목표는 얼만데’ 일 거예요. 그럴 때는 숨이 턱까지 막히죠(웃음). 어쨌든 돈을 쓰는 만큼 거기서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죠. 문제는 그렇게 광고를 통해 사이트에 들어온 유저들이 얼마나 매출을 일으키냐는 거예요. 통상 잘된 케이스를 살펴보면 최종 구매 전환에 도달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100명이 들어모면 98명이 구매를 하지 않고 이탈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거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들어와 상품을 한 번 클릭하는 유저가 50%, 이것도 굉장히 잘 됐을 때 얘기고 보통은 70%가 이 단계에서 이탈을 해요. 그 다음 ‘한번 사볼까’ 하는 마음으로 장바구니까지 상품을 담는 유저가 8%에요. 이정도가 구매로 전환된다면 성공이지만, 결국 이중 실제 결제까지 가는 비율은 2%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전미희 마켓컬리 온사이트 마케팅 그룹장. 전 그룹장은 “핵심은 사이트를 얼마나 잘 구성하고 좋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이어갔다. (사진=테크42)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 그룹장이 강조하는 것은 사이트에 들어온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마케팅, 이른바 ‘온사이트 마케팅’이다. 이어 전 그룹장은 “핵심은 사이트를 얼마나 잘 구성하고 좋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지에 달려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식품을 다루는 카테고리의 상위 25% 기업들이 4% 정도의 구매 전환율을 보이고 있어요. 마켓컬리의 경우는 상위에서도 조금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편이죠. 물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플랫폼이 갖고 있는 특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성과를 냈던 건 아니었어요. 지속적으로 끌어 올리는 과정들이 있었죠. 바로 마켓컬리의 온사이트 마케팅 전략인 ‘비주얼 머천다이징', '프로모션', '내부 최적화(On Site Optimization)'을 적용하는 과정 입니다.”

마켓컬리 온사이트 마케팅 3 요소 ‘비주얼 머천다이징’ ‘프로모션’ ‘내부 최적화’

몇몇 앞서가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본래 목표인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살피며 차별적인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집중하는 것은 자사 사이트에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식품에서 시작해 뷰티 부문으로 확장하며 전략적인 온사이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마켓컬리 역시 그 중 하나다.

“저희 팀에서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주로 고민하고 있는 포인트가 이 세가지예요. 우선 전체 사이트 화면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죠. 물론 매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비주얼 머천다이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 다음으로는 어떤 소재들의 상품을 꺼내 보여주고 프로모션 할 것인지를 고민하죠. 이 두 가지를 모두 잘 한 다음이 바로 On Site Optimization, 즉 상품을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혹은 얼마나 자주 바꿀지를 정하는 최적화를 진행하죠.”

비주얼 머천다이징이란 계획된 의도를 가지고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해 고객들이 흥미를 일으키도록 하는 기법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일관성 있게 비주얼화해 그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보기 좋게 진열하는 것, 이를테면 식품을 먹음직스럽게 진열하는 것도 비주얼 머천다이징에 속한다. 마켓컬리가 세련된 보라색 컬러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저희는 일반 기업의 홈페이지가 아니예요. 매출을 내야 하는 사이트로서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유저를 이탈하지 않게 할 것이냐, 얼마나 고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여줄 것인가죠. 보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싫어하는 것은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때는 보기 싫어하는 것들을 제거하는데 집중을 하죠. 화면을 구성할 때 저희는 크게 명확히 구매 목적을 가진 유저를 위한 ‘목적 구매형 구좌’와 단순히 살펴보기 위해 들어오는 유저를 대상으로 한 ‘탐색 유도형 구좌’로 구분해서 보고 있어요. 이들이 각각 사이트를 둘러볼 때 어디에 어떤 형태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 역시 두 가지로 나누어 지죠.”

마켓컬리 온사이트 마케팅 3 요소 ‘비주얼 머천다이징’ ‘프로모션’ ‘내부 최적화’를 설명하고 있는 전미희 마켓컬리 온사이트 마케팅 그룹장. (사진=테크42)

전 그룹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목적 구매형 구좌 비율이 높지만, 컬리는 다른 커머스 사이트에 비해 탐색 유도형 구좌 비율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다시 컬리의 온사이트 마케팅 전략이 빛을 발한다. 목적 구매형 구좌 고객에게는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상품을 좀 더 살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탐색 유도형 구좌 고객을 대상으로는 더 많은 탐색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렇게 전 그룹장이 꼽는 탐색 유도 구좌는 (구매 전환율이 높은 순) 상품 구좌, 특가 구좌, GNB(Global Navigation Bar, 상단 메뉴 부분), 배너 구좌 등 네 가지다.

“메인 배너라고 하는 상품 구좌가 구매 전환율은 가장 높게 나옵니다. 그 외에 이미지 형 배너 구좌가 구매 전환율로 보면 가장 낮고요. 상품 구좌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상품 자체가 가지는 힘이 큽니다. 경쟁사가 팔지 않는 상품이나, 지금 굉장히 핫한 상품일 경우 설명이 필요 없이 그 자체로 바로바로 전환이 일어나죠. 그래서 이 구좌는 가장 좋은 위치로 배치를 합니다. 두 번째는 특가를 굉장히 포커싱해서 내세우는 형태예요. 상품 구좌는 클릭률이나 매출을 보며 계속 바꿔주는 반면 특가 구좌는 작정하고 만든 거죠(웃음). 상품 하나로 1~2억원의 매출을 발생 시키는 임팩트가 큰 구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품 단위당 전환율을 보면 특가 구좌가 가장 높게 나오죠. 물론 리스크도 있습니다. 상품과 가격에 포커싱 돼 있어 타사에서 더 싸게 팔거나 품질에 이슈가 있을 때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이트 구조나 상품 노출 구좌 등의 구성이 끝난 다음으로 실행해야 할 것은 프로모션 설계다. 전 그룹장은 이때 중요한 요소를 네 가지로 꼽았다. ‘시즌’ ‘혜택’ ‘브랜드 차별화’ ‘돌발 이슈 대응’ 등이다.

전 그룹장은 마켓컬리의 프로모션 전략과 관련해 52주 플랜과 함께 시즌, 혜택, 차별화, 이슈/트랜드를 강조했다. (이미지=마켓컬리)

“52주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1년치 행사를 고민하고 진행하는 것이 컬리의 프로모션 전략이예요. 첫 번째가 시즌이죠. 여름에는 수박, 추석에는 선물 세트와 같이 이것은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두 번째가 ‘컬리 퍼플 위크’ 등과 같이 시기에 따라 구폰도 주고 적립금도 주고 특가 혜택도 주면서 유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거죠. 저희가 경험한 바로는 적립금이 가장 잘 워킹하더군요(웃음). 세 번째로 컬리가 힘을 많이 주는 차별화죠. ‘컬리단길’과 같이 맛집에 대한 컬리의 자부심을 내세우는 프로모션, 컬리만 잘 할 수 있는 것, 혹은 다른 곳 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거예요. 그 외에 계획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이슈가 터지거나 뜨는 상품이 등장할 때 신속하게 추가로 편성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 외에도 이날 전 그룹장은 “대시보드를 모니터링하며 유저의 행동 패턴을 퍼널 별로 구분해 파악하고 구매 전환에 도달하는 과정을 트래킹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최적화를 위한 AB테스트의 중요성 등을 언급하며 마켓컬리가 진행한 상품 프로모션 사례와 최적화 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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