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눈물·호언장담’ 테크CEO 미국 청문회에서 얻은 5가지 교훈

[AI요약] 미국에서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착취의 심각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청문회가 열리면서 소셜미디어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는 온라인 범죄자의 표적이 된 어린이의 부모들이 참석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미국의회가 개최한 빅테크 청문회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공개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CNN뉴스 갈무리)

테크 CEO들에 대한 비웃음, 침묵, 박수 그리고 눈물까지, 소셜미디어로 인해 자녀를 떠나보낸 부모들의 참석한 빅테크 청문회는 상당히 감정적으로 흘러갔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 청문회의 주요내용과 전망에 대해 워싱턴포스트, CNN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청문회에서 소셜미디어 CEO들이 자신의 플랫폼이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위험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청문회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틱톡의 츄쇼우즈, 스냅챗의 에번 스피겔, 엑스(X)의 린다 야카리노, 디스코드 제이슨 시트론 등 CEO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소셜미디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증언에 특히 힘이 실렸다.

청문회에 참석한 피해자 가족은 자녀가 소셜미디어로 인해 고통을 당하거나 사망했다고 증언하면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청문회 분위기를 보도한 외신들은 그동안 미국 의회는 테크CEO를 대상으로 한 많은 청문회를 개최했지만, 이번처럼 많은 부모가 참석한 경우는 드물어 청문회가 전례없던 긴박감으로 가득 찼다고 평가했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고통스러운 증언에 의원들은 CEO들을 공격적으로 질타했으며, 결국 저커버그와 스피겔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미안하다”며 “누구도 귀하의 가족이 겪은 일을 겪어서는 안되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귀하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일을 겪지 않도록 업계 전반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주커버그에게 그의 플랫폼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최근 기술 관행을 ‘불쾌한 골짜기’로 비유한 미국 의원들의 분노가 대거 표출됐다.

마샤 블랙번 테네시주 상원의원은 메타의 내부 문서에서 저커버그가 10대 사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약 36만원)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증인석에는 ‘나는 27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슬로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참석자가 일어서기도 했다.

에이미 클로부샤 민주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인해 자녀가 피해를 입은 부모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눈에 띄게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온라인 포식자로부터 위협을 받은 후 자살한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또한 미 의원들은 츄쇼우즈 틱톡 CEO에게 틱톡 플랫폼과 중국 커넥션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츄쇼우즈는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의 바이트댄스이라는 사실로 틱톡 플랫폼이 중국 정부에 부여하는 액세스와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여러차례 조사받은바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츄쇼우즈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질문한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 학살’을 ‘대규모 시위’라고 묘사했으며,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심하게 검열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민주화 운동가에 대한 유혈 탄압은 생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후 증언에서 츄쇼우즈는 ‘천안문 광장 학살’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츄쇼우즈에게 “중국 공산당 당원이었던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츄쇼우즈가 “나는 싱가포르 사람”라고 답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고통스러운 증언에 미 의원들이 테크 CEO들을 공격적으로 질타했다. (사진=CNN뉴스 갈무리)

무엇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들 모두 소셜미디어 규제에 대해 보기드물게 초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규제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술 플랫폼 규제하려는 양당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회는 아직 소셜미디어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의미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대부분의 조치는 주 의회와 법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소셜미디어의 최소연령 제한을 포함한 새로운 정책 전쟁을 촉발시켰다.

아동 안전 및 빅테크 반대론자들은 이번 청문회가 CSAM 중지법, 어린이온라인안전법(KOSA)과 같은 제안된 법안을 통해 소셜미디어 기업을 규제하려는 노력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톰 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기술 경영진은 각자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아동을 성적 착취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며 “(기업의 운영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의회가 잠재적으로 플랫폼을 폐쇄시킬수 있는 경정을 내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저커버그에게 “당신은 소름 끼치는 골짜기에 있다”며 “페이스북 사용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까지 추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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