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처럼... 꿈 제어한다는 'AI 헤드밴드' 등장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인셉션’(2010)에서처럼 사람의 꿈을 제어할 수 있는 공상과학(SF)이 현실에 등장했다.

실제로 착용자의 꿈을 제어할 수 있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이른바 인셉션 헤어밴드가 바로 그것이다. 이달초 미국의 한 AI 기술 스타트업은 자사의 헤어밴드를 쓴 착용자들은 꿈을 꿀 때 이를 자각몽 상태로 만들어 꿈속 방황을 조절할 수 있다면서 이를 내년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는 약물을 이용해 타인의 꿈에 접속해 특별한 기억을 심는 설정이지만 ‘헤일로’(Halo)란 이름의 이 인공지능(AI) 헤드밴드(머리띠)는 고주파 사운드를 사용해 착용자가 자는 동안 자각몽을 만든다. 즉,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스스로의 꿈을 제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면중 헤어 밴드 기기에서 발생하는 음파로 뇌를 두드리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실제로 현실의 문제를 꿈에서 풀기 위해 꿈을 제어하기 위한 자각몽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등장한 자각몽상황에서 꿈을 조절하게 해 준다는 AI헤어밴드에 대해 알아봤다.

“깨어있는 동안 맞이한 문제를 자각몽 속에서 해결”

헤일로 AI 머리띠는 뇌파와 fMRI 데이터를 이용해 자는 동안 자각몽을 만들어낸다. (사진=프로페틱)

최근 미국 AI 스타트업 프로페틱(Prophetic)은 내년에 AI 머리띠 ‘헤일로’(Halo)를 2000달러(약 266만원)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사의 헤어밴드가 착용자들에게 깨어있는 삶에서 맞이한 기존 문제들과 씨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꿈에 대한 비할 데 없는 통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머리띠는 뇌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뇌파(EEG)와 혈류량을 측정해 뇌 활동을 측정하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한다. fMRI는 뇌의 어떤 부위가 사용될 때 그 영역으로 가는 혈류의 양도 따라서 증가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어떤 부위의 신경이 활성화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헤어밴드의 뇌파계와 fMRI가 협력해 뇌의 상세 지도를 만들어 착용자가 잠자는 동안 자신이 꿈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꿈을 꾸는 상태인 자각몽을 유도한다.

프로페티컬은 홈페이지에서 “프로페티컬은 뇌파(EEG) 데이터를 이용해 착용자가 언제 렘수면에 들어갔는지 판단한 뒤 fMRI를 이용해 자각몽을 유도하고 ‘인생의 가장 큰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렘(REM), 즉 급속 안구 운동 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 REM))은 사람이 꿈을 꾸기 시작할 때 깊은 잠을 자는 상태이며, 머리띠는 고주파 음을 전달해 뇌 활동을 자극함으로써 자각몽을 유도, 유지 및 영향을 줄 수 있다. 렘수면은 역설적 수면이라고도 하며 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이며 안구의 빠른 운동에 의해 구분된 수면의 한 단계이다.

고주파로 잠자는 뇌를 건드려도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자각몽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높이는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진=프로페틱)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헤어밴드의 장기적인 효과가 무엇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주파 소리를 사용하여 뇌를 자르는(뇌 단면을 보는) 것은 단기 기억을 처리하는 우리의 인지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완지 대학 수면 연구소의 수면 및 꿈 연구원인 마크 블래그로브 교수는 사이언스 포커스에 “우리는 꿈에서 자각하는(자각몽을 꾸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리고 자각하지 않는 것은 꿈의 어떤 효과적인 기능의 일부일 수도 있고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완지 대학의 수면과학자이자 ‘예술과 꿈의 과학’의 공동저자인 마크 블래그로브 교수는 “소리 자극이 명쾌함과 관련된 고주파 뇌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그럴 듯 하다”고 말했다.

에릭 울버그 프로페틱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창업자는 헤일로 작동법에 대해 설명하는 시연 동영상에서 “음향 자극을 이용해 저속파 수면에서 저주파 저속파를 유도해 왔으므로 우리가 제안한 방법은 신뢰성이 있다. 헤어밴드 착용자는 자각몽을 유도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대신 '머리띠를 착용하는 동안 자율적으로 자각몽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AI기술에 대한 주의사항은 만약 계속해서 고주파 음으로 사람의 뇌를 찌르면 과학자들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누구에게 좋고 누구에게 좋지 않은지 따져봐야”

헤일로(Halo) 기기는 렘(REM)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착용자에게 자각몽을 유도한다. 사진은 인셉션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과학자들은 꿈이 감정적 경험을 처리하는 등 우리의 인지 발달에 필수적인 기본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일각에서는 꿈이 바뀌면 꿈의 목적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각몽은 또한 악몽이나 수면 마비와 비슷하게 나타나 사람의 현실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재단( Sleep Foundation)은 “장기적이고 강렬한 자각몽은 꿈꾸는 사람을 과도하게 자극해 스트레스를 높이고 수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에 있는 벤구리온 대학의 임상 심리학 연구원인 니릿 소퍼-두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적인 미디어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각몽이 여러분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얘기하는데…[그러나] 거의 아무도 어떤 위험이나 주의해야 한다는 데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며 자각몽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환기했다. 그는 “이것이 누구에게 좋고 누구에게 좋지 않은지를 생각하는 측면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헤일로 AI 머리띠는 내년 가을 약 2000달러(약 266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프로페틱)
헤일로 AI 헤어밴드의 구성. (사진=프로페틱)

0프로페티컬은 지난달말 헤일로 머리띠에 대한 베타 테스트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지만 이미 예약 계약금을 지불한 사람들에게 이 기기 수령 우선순위를 매기고 있다.

벤구리온대 연구원의 말은 이 기기의 명확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함부로 사용할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읽힌다.

이와 같은 자각몽을 꾸게 한다는 웨어러블 기기는 앞서 지난 2016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업체가 ‘아이밴드 플러스’(iBand+)란 이름의 블루투스 기기로 내놓고 크라우드 펀딩을 했지만 이후 소식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시 사전구매액은 18만원 정도였다. 이 기기는 사용자가 자각몽을 꾸는 동안의 몸의 움직임, 심장박동, 체온 등을 기록할 수 있어, 사용자가 꿈에서 깨어난 뒤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체크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자각몽에 이르게 하는 기기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일상의 스트레스 및 다양한 트라우마, 수면부족 및 수면장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들이 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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