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이 완전히 사라진 세상에서 벌어진 일

[AI요약] 미국보다 먼저 틱톡을 자국에서 퇴출한 인도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2020년 인도와 중국 국경에서 발생한 폭력 충돌로 최소 20명의 자국 군인이 사망한 후, 돌연 틱톡과 기타 유명한 중국 앱들을 금지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현재, 인도는 틱톡이 완전히 사라진 세상에서 적절한 대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2020년 틱톡을 자국에서 완전히 퇴출 시켰다. (이미지=india briefing)

틱톡 유저들이 틱톡이 없는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영하는 것’은 가능할까.

미국이 틱톡(TikTok) 금지령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앞서 먼저 틱톡을 퇴출시킨 인도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뉴욕타임즈, CNN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미국 하원은 미국 전역에 틱톡 금지로 이어질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실제로 발의된다 하더라도 중국기업 소유의 앱이 미국인들의 휴대폰에서 순식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국 내 1억7천만 명의 사용자 중 상당수가 깊은 동요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구상 가장 많은 인구가 있는 인도에서는 2020년 6월, 인도-중국 국경에서 발생한 폭력 충돌로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인도 뉴델리 정부는 돌연 틱톡과 기타 유명한 중국 앱들을 금지했다.

이러한 인도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당시 인도의 2억명의 틱톡 유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만, 그 이후 4년 동안 많은 사람은 적절한 대안을 찾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틱톡 금지령으로 인해 인도의 틱톡 유저들이 그후 몇달 동안이나 혼란에 빠지는 등 고통이 뒤따랐다.

2020년까지 틱톡은 엄격한 코로나 관련 봉쇄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인도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인 바이랄로(Viralo)의 제품 책임자인 사프타르시 로이는 “인도의 모든 사람은 볼리우드 스타가 되기를 원했다”며 “틱톡은 작은 마을의 사람들조차 하룻밤 사이에 스타로 만들어서 그 꿈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틱톡의 인도 퇴출후 또 다른 기술 기업이 틱톡의 자리를 차지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의 빅테크와 인도의 스타트업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그리고 틱톡 금지령이 내려진 지 일주일도 안돼 메타 소유의 인스타그램은 인도에서 틱톡 카피캣인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을 출시해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구글은 자체 단편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를 출시했다.

인도기업인 ‘MX Taka Tak’ 및 ‘Moj’와 같은 대안도 인기가 높아지고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지만,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의 영향력과 재정적 화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 퇴출된 틱톡의 빈자리는 미국 빅테크인 구글과 메타가 자치했다. (이미지= 구글, 메타)

컨설팅 업체 오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크리에이티브 생태계는 2022년 인도 경제에 약 20억달러(약 2조6640억원)를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틱톡용으로 촬영한 기존의 모든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릴스 또는 유튜브 쇼츠로 신속하게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틱톡 유저들이 이러한 플랫폼에서 추종자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관리기업 오프라fx(Opraahfx)에 따르면, 틱톡이 유저들에게 도달하는 범위와 팔로워를 확보하는 방식은 여전히 현재 다른 플랫폼과 비교할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델리에 본사를 둔 기술 웹사이트 미디아나마(MediaNama)의 설립자인 니일파와는 “인도가 틱톡과 여러 중국 앱을 금지했을 때 미국이 가장 먼저 그 결정을 환영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틱톡금지 조치가 ‘인도의 주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틱톡 금지로 인해 2억명의 유저들은 새로운 기반이 필요했으며 수십억달러의 기회가 창출됐다”며 “그 순간을 포착하고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한 기업은 미국기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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