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추장스런 접시 안테나 대신 간편한 휴대용 사각 안테나로 인터넷 통신위성과 편리하게 연결해 주는 기술이 등장했다. 올 연말을 기점으로 통신위성과 지상 기지국, 자동차 및 드론까지 이 효율성 높은 저전력·저비용 위성통신 수신 안테나로 연결하는 게 자연스러워질 것 같다. IEEE스펙트럼은 최근 프랑스에서 개발된 휴대용 사각형 휴대용 스마트 안테나가 그 물꼬를 텄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업체는 이 휴대용 스마트 사각 안테나 표면에 최신 메타물질을 바른 메타표면 어레이(Metasurface arrays) 라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프랑스의 그리너웨이브라는 스타트업이다. 올연말 판매에 들어간다는 이 최신 위성 인터넷 스마트 안테나의 핵심 기술,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 상용화를 위해 제휴한 위성 통신 업체 등에 대해 알아봤다.
저전력, 저비용 통신 위성 인터넷 수신 안테나 없소?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지만 접속에 필요한 지상 단말기는 비싸고 전력 소모는 극심하다.
최근 프랑스의 그리너웨이브(Greenerwave)라는 스타트업이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모두 크게 줄인 이른바 ‘재설정할 수 있는 지능형 표면’(RIS·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을 사용한 위성 수신 단말기를 만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유텔샛 그룹의 유텔샛 원웹 같은 회사들의 저궤도 통신위성 군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든 인터넷 연결 제공을 약속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이동하는 위성들과 안정적 링크를 형성하고, 신뢰성있는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위성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앞서가는 안테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위성통신 인터넷 서비스는 위상 배열 안테나에 의존하는데 이 안테나들은 무선 빔을 형성하고 조종하기 위해 함께 작동하는 다수의 더 작은 안테나로 구성된다.
이는 움직이는 표적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해 주지만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자 장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리너웨이브는 빔이 표면에서 반사될 때 빔의 방향과 특성을 변경하기 위해 함께 작동하는 작고 조정 가능한 여러 개의 반사 장치로 구성된 이른바 RIS를 기반으로 하는 단말기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메타물질 바른 스마트 안테나, 값싸고 전력소모 10분의 1로
제프로이 르로시 그리너웨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이 안테나는 훨씬 단순한 전자제품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상 배열에 의존하는 안테나들보다 더 비용 효율적이며, 에너지를 기존 시스템의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RIS 기술은 비용 절감 외에도 저전력 소비가 중요한 자동차나 비행기에 이 위성 단말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되는 등 새로운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르로시 CEO는 연말까지는 이 안테나 단말기의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사가 이미 미국 버지니아주 타이슨 코너에 본사를 둔 다국적 위성 업체인 인텔샛과 맞춤형 위성 수신 단말기를 개발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텔샛 대변인도 두 회사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리너웨이브의 혁신적 단말기(안테나) 기술은 인텔샛 다중 궤도 전략에 매우 잘 들어맞는다. 그리너웨이브의 저비용, 저전력 제품은 시장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더 광범위한 통신위성 적용을 가능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르로시 CEO는 “우리는 경쟁사보다 더 비용 효율적이고 또한 훨씬 낮은 전력을 소비하는 안테나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또한 낮은 전력 소비 덕분에 새로운 수직 계열 조직들도 이러한 종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물질을 사용해 더 잘 조정된 전파 등위상면(等位相面)을 만들 수 있다
지구 저궤도에서 움직이는 통신위성과 지구 지상국 사이에 통신 링크를 구축하려면 양측에서 서로를 향해 무선 빔을 조종해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하나는 빔 데이터를 위로 보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아래로 보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위상이 다른 많은 소형 안테나가 신호를 송신하는 ‘빔포밍’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위상 배열 안테나가 사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신호는 상호 건설적이든 파괴적이든 간에 서로 간섭하며, 안테나는 이러한 간섭 패턴을 조심스럽게 제어함으로써 형태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하나의 무선 빔을 생성한다.
이에 반해 그리너웨이브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단말기는 파리 랑주뱅 연구소에서 수행한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는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성질을 가진 공학적 물질이다.
이 회사 기기의 핵심에는 전자기파를 조작하도록 설계된 ‘메타표면’(metasurface)이라고 불리는 2D 메타물질이 있다. 이 물질은 높은 전기 임피던스와 낮은 전기 임피던스 사이에서 전환될 수 있는 많은 작은 반사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이들에 튕겨 나가는 모든 파동의 위상을 변화시킨다.
이 면에서 라디오 빔을 쏘면 반사 성분들은 위상 배열의 소형 안테나들처럼 위상이 다른 신호들을 만든다. 이들은 서로 간섭해 방향, 위상, 편광, 심지어 대역폭까지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무선 빔을 만든다. 안테나는 심지어 특성과 방향을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빔을 만들 수도 있다.
르로시는 “기존 위상 배열 안테나들은 전용 집적 회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메타표면 안테나와는 차이를 보인다. 그것은 전체 시스템의 복잡성, 비용, 그리고 전력 소비를 증가시킨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린웨이브 단말기의 전자 제품들은 이러한 면에서 비교적 적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사 안테나에 대해 “이 표면의 구성 요소는 단지 매우 간단한 스위치다. 그것은 단지 몇 개의 트랜지스터다. 그것은 매우 작다. 그것은 매우 적은 비용과 매우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르로시 그리너웨이브 CEO는 “대부분의 조종 가능한 안테나들은 보통 500와트(W)~1킬로와트(kW) 사이의 전력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단말기는 메타표면 안테나의 수동적인 빔포밍 방식 덕분에 단 70W만을 사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중시되는 차량이나 드론에 위성 단말기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위성안테나 응용 분야들을 열어줄 수 있다.
디지털트윈 만들어 반사율 패턴 재구성 계산
르로시 그리너웨이브 CEO는 하드웨어는 간단하지만, RIS를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몇몇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한 반사율 패턴이 빔의 방향과 특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방정식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회사는 위성통신 시스템의 물리적 모델과 실제 운영 데이터로 훈련된 인공지능(AI) 모델의 조합에 기초해 단말기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다. 이어 이 디지털 트윈은 원하는 빔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반사율 패턴 재구성 방법을 계산하는 데 사용됐다.
이 분야의 저명한 분석가인 빌 레이 가트너 부사장은 “메타물질은 위성 통신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이 위성 연결의 사용을 확대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모든 자동차의 지붕에 터미널을 내장하는 것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빌 레이 부사장은 “일관된 생산 품질에 대해 의문이 있다. 하지만 학술적 실험들은 그 잠재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상업적인 회사들이 그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그리너웨이브는 첫 생산할 단말기 개발을 위해 1500만 유로(약 22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는데 르로시 CEO는 “연말까지 이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로시는 자신들의 야망이 위성 통신을 넘어서고 있으며, 현재 5G 네트워크에서 사용될 수 있는 단말기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기술을 이용한 줄어든 에너지 소비는 통신망 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지만, 그는 그 기술이 표준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너웨이브의 목표대로 이 혁신적인 위성통신 인터넷 수신기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며 더 큰 자동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게 될지 지켜 볼 일만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