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체인에 그래픽 티셔츠’ 마크 저커버그의 새로운 전략에 대하여

[AI요약] 저커버그가 40세 생일을 기념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는 두꺼운 골드 체인에 의미심장한 슬로건이 새겨진 까만색 그래픽 티셔츠를 착용한 그의 모습이 담겨있다. 공식 석상에서 가격을 추정할수 없을 정도의 비싼 디자이너 옷을 입는 것도 주저함이 없다. 10년이 넘도록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만 고수했던 마크 저커버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저커버그가 40세 생일에 공개한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두꺼운 골드 체인에 그래픽 티셔츠, 마크 저커버그의 알쏭달쏭한 패션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변화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패션 변신과 이유에 대해 테크크런치, 야후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저커버그의 40번째 생일을 맞아 그의 아내가 촬영한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그는 세심하게 재현된 어린 시절의 침실을 가운데 앉아 카메라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에는 트로피, 램프와 같은 소품들이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저커버그가 창출하고 문화를 변화시킨 테크파워를 암시하고 있다.

C++, 자바 및 윈도우95. 두꺼운 책들과 함께 젊은 저커버그가 담긴 세피아톤의 액자를 볼수 있다. 그 액자 속에는 그가 공개한 사진과 같은 포즈로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저커버그가 있다.

저커버그 삶의 다양한 단계를 모델로 한 이 일련의 사진은 그가 현재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때는 코딩을 배우던 빼빼마른 청년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명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이 사진을 통해 대중이 얻을수 있는 주요 시사점은 아닐 것이다.

사진 속 저커버그는 모든 복고풍 장비들과 대비돼 ‘쿨’해 보인다. 두꺼운 골드 체인이 그의 목에 걸려 있고 까만 티셔츠에는 고딕 스타일 텍스트로 ‘카르타고는 죽어야 한다’(Carthago delenda est)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목걸이의 길이는 이 문구를 가릴 만큼 길지 않다.

저커버그가 라마3를 공개했던 날 주목받은 체인. (사진=인그타그램 갈무리)

지난 4월에는 저커버그가 메타의 AI 비서 업데이트를 위해 인스타그램에 릴을 게시했을 때 사용자들은 라마3(Llama3) 모델의 복잡함보다는 저커버그의 착용한 소년 느낌의 체인에 집중했다.

최근 인도에서 열린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결혼식에서 저커버그는 비즈 장식의 알렉산더 맥퀸의 슈트를 입었고, 다음 날에는 인도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라훌 미쉬라의 고급스러운 오간자 셔츠를 선보였다. 특히 이 셔츠는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갓 잡은 랍스터를 사는 것처럼 온라인에서의 가격이 ‘요청 가격’으로 표시될 정도로 복잡한 자수가 눈에 띈다.

우리는 여기서 저커버그의 급격한 스타일 변화를 볼수 있다. 그는 13년 동안 대부분의 공식 석상에서 동일한 회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최근 변화된 저커버그의 의상 선택은 사소해 보이지만, 대중이 그와 그의 비즈니스를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저커버그는 최근 선거과정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페이스북의 잠재력으로 인해 미국 의회에서 증언할 당시처럼 허여멀건하고 어리숙한 눈빛을 하고있는 사람과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불과 2년 전, 메타버스를 홍보하기 위해 에펠탑 앞에 있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아바타로 인해 놀림을 받는 사람과도 달라 보인다.

저커버그가 ‘카르타고는 죽어야 한다’는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입은 것은 단지 쿨해 보여서만이 아니다. 이 문구는 그가 신생 스타트업 창업자였던 초기 시절을 암시하는 것인데, 그가 페이스북 사용자가 1억명이 도달할때까지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맨몸으로 잠을 청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저커버그는 2011년 구글이 페이스북 킬러로 기대됐던 구글+를 출시했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카르타고는 죽어야 한다’를 선언했다. 이 라틴어 문구는 ‘카르타고를 패배시키라’는 호소로 모든 연설을 마무리했던 고대 로마 정치가 카토(Cato the Elder)에게서 유래됐는데, 로마는 포에니 전쟁 동안 약자가 아니었고 저커버그도 그 당시 역시 약자가 아니었다. 로마는 전쟁 모두에서 승리했지만 카르타고가 완전히 전멸될 때까지 쉬지 않았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구글+ 역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고가의 오간자 셔츠를 선보인 저커버그. (사진= 인스타그램)

미국 비즈니스의 역사 속에서 자신을 확고히 하려는 저커버그의 열망은 그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지배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기업 내 위치도 안심할수 없다는 것을 항상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타 이사회는 저커버그의 의지에 반해 그가 축출될수 없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가 40세 생일을 맞아 공개한 티셔츠의 피에 굶주린 슬로건은 현재 그에게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메타의 가장 큰 경쟁자인 틱톡은 현재 말 그대로 ‘생명을 다해’ 싸우고 있다.

다시 말해, 마크 저커버그의 알쏭달쏭한 패션은 확실히 중년의 위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왕좌의 자리에서 자리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신중한 ‘리브랜딩’을 시도중이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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