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50배 늘어나고 67회 충방전” 리튬 배터리

기존 배터리에 없는 유연성 확보

유연성은 (리튬)배터리와 연관되는 특성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이 리튬 이온 배터리는 완전히 신축성 있는 구성 요소와 시간 경과에 따른 안정적인 충전 및 방전 용량을 자량한다. (사진=ACS 에너지 레터스)

우리가 아는 가장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여전히 유연성과는 거리가 멀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들은 관통하거나 구부리기가 어려운 단단한 블록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게다가 지금까지 만들어진 신축성 있는 배터리 원형들은 적당한 탄성, 복잡한 조립 공정에 특정한 모양으로만 접히고 늘어나는 수준도 특정 한계 내에 있다. 특히 시간 경과에 따른 반복적 충방전 이후에는 더욱더 제한적 에너지 저장 용량과 성능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연구원들이 엄청난 신축성과 70회에 가까운 충방전 후에도 용량을 유지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유레카 얼러트는 17일(현지시각) 중국 연구진의 놀랍도록 유연하고 신축성이 뛰어난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소식과 함께 상세한 내용을 소개했다.

개발 주인공은 중국 난징요우디엔대학(南京邮电大学) 연구진이다. 이들은 원래 크기보다 5000%(50배)로 늘어나는 전해질층을 포함한 엄청난 신축성을 가진 부품 구성 요소들을 가지며 67회 충방전 사이클 후에도 충전 저장 용량을 유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롤러블 폰, 롤러블 스크린, 웨어러블 헬스 모니터 같은 보다 유연한 기기들의 등장과 이에 들어갈 유연한 배터리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개발을 주도한 라이원융 난징요우디엔대학 교수는 배터리의 모든 구성 요소가 탄력성을 띠고, 압착돼도 깨지지 않으며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어지는 전성(展性)을 가진 진정으로 유연한 배터리를 만들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고도의 유연성을 가진 가진 배터리의 비밀

이 유연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중국 연구진은 먼저 최적의 신축성 있는 부품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 놀랍도록 유연한 배터리 개발 성공의 비밀 가운데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고분자 전해질(PE)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연구진의 고신축성 배터리는 이 고분자 전해질의 독특한 상분리 구조 및 ‘C=O’가 풍부한 고분자(중합체)와 이미다졸륨 양이온 사이의 이온-양극 상호작용 덕분에 빠른 리튬 양이온 전달을 손쉽게 할 수 있었고, 기계적 유연성을 촉진(5000% 이상으로 늘어남) 시킬 수도 있었다.

또 완전한 탄성을 가진 배터리 전극도 한몫했다.

연구진은 이를 만들기 위해 우선 은 나노와이어, 카본블랙, 리튬 기반 음극 및 양극 물질을 포함하는 전도성 페이스트로 된 박막을 판 위에 펴서 발랐다. 그리고 나서 콘택트 렌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도의 유연성을 가진 물질인 폴리디메틸실옥산(polydimethylsiloxane·PDMA) 층을 전도성 페이스트 위에 도포했다.

이렇게 되면 은나오와이어/전극 재료들이 PDMS로 전달돼 본질적으로 신축 가능한 전극들이 구성된다.

연구 팀은 이 필름 위에 전도성이 높은 액체, 리튬염, 그리고 광범위하게 늘어날 수 있는 중합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첨가했다.

마지막으로 빛을 사용해 이 층을 활성화시키자 이 물질이 리튬 이온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늘어날 수도 있는 고체로 바뀌었다.

연구진은 이 층 위에 다른 전극 필름을 올려놓은 뒤 전체를 보호 케이스로 감쌌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연한 배터리는 원래 길이의 5000%(50배)까지 늘어났다.

더 높은 충전용량에 67회 충방전후에도 안정적 용량

난징요우디엔대학 연구진이 만든 늘어나는 유연한 배터리는 원래의 50배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더높은 충전용량, 더 긴 충방전 주기와 그 기간동안의 안정적 용량까지 보여주었다. 난징대 연구원이 들고 있는 배터리(왼쪽)와 이 얼개도. (ACS 에너지 레터스)

게다가 이 신축성 고체 배터리는 더 높은 충전용량과 더 긴 충방전 주기 동안 더 안정적인 용량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이 이 신축성 고체 배터리를 전통적인 액체 전해질을 사용한 유사한 장치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버전은 급속 충전 결과 약 6배 더 높은 평균 충전 용량을 가졌으며 67회의 충방전 사이클 동안 작동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용량을 유지했다.

이들은 고체 전극으로 만든 다른 시제품에서 이 고분자 전해질이 1000 사이클 동안 안정적인 작동을 유지했으며, 첫 30 사이클 동안 용량이 1% 감소하는데 그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는 사이클 동안 액체 전해질 사용 배터리 용량이 16%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있지만 완전히 신축 가능한 고체 배터리를 만드는 이 새로운 방식은 신체와 함께 구부리고 움직이는 웨어러블 또는 이식형 장치에 유망한 진전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배터리가 여전히 불완전하고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중국연구진은 자신들이 이 개념을 성공적으로 구현함에 따라 유연한 기기 배터리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정부 산하 다양한 과학지원 기관의 지원하에 이뤄진 이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ACS) 에너지 레터스 17일자에 발표됐다.

향후 롤러블 폰, 롤러블 스크린, 웨어러블 헬스 모니터 같은 유연한 기기 확산세와 발맞춘 중국 기술력은 세계 모바일기기 출하 1위 기업 삼성전자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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