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스토리텔링하는 것만으로는 약발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말하는 스토리’의 시대는 가고 ‘행동하는 스토리’의 시대가 왔기 때문인데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기업들이 앞다투어 수많은 스토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이야기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이 필요하죠. 그게 바로 “스토리두잉”입니다. 이는 스토리를 말하는(telling)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직접 실천에 옮기는(Doing) 것을 말하는데요. 특히 그 과정에 소비자를 참여시켜 스토리의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거죠.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10대 구루로 손꼽히는(에드에이지&패스트 컴퍼니 선정) 타이 몬태그(세계 최대 광고회사 JWT 전 CEO)는 스토리두잉의 힘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기업은 스토리를 전달한다.
하지만 위대한 기업은 스토리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타이 몬태그의 연구결과, 스토리텔링 기업의 영업이익성장률이 6.1%에 그쳤던데 반해, 스토리두잉 기업은 10.4%로 거의 두 배에 가깝게 차이가 났습니다.
1987년 출시이래 한번도 1위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는 에너지드링크 회사 레드불.
이들은 ‘그 누구에게도 불가능이란 없다. 새로운 도전, 모험’ 이라는 자신들의 정신을 스토리로 만들어 광고를 내보냈는데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등장시켜 자신의 한계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또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외친 나폴레옹을 귀여운 만화로 그려내 ‘사실 그의 옷 속에는 레드불이 숨겨져 있었다.’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스토리텔링을 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레드불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직접 레드불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흥미진진한 이벤트를 활발히 열었는데요, 1000km가 넘는 알프스 산맥을 패러글라이더와 도보로만 횡단하는 ‘엑스 알프스(X-Alps)’, 3만미터 이상 높이에서 뛰어내린 스카이다이빙 선수의 위대한 도전기 ‘스트라토스(Stratos)’, 직접 만든 비행물체를 타고 날아보는 ‘플루크타크(Flugtag)’와 같이 다른 데서는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실험적인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그러자 극한의 스포츠, 위험한 모험,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이들이 전세계에서 모여들었고, 열광적으로 참여했죠. 이로써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는 레드불의 진정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는데요. 자연히 기업과 제품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 질 수 밖에 없었죠.
미국의 온라인 안경판매업체 와비 파커(Warby Parker)도 스토리두잉을 잘 하는 곳 중 하나인데요.
이 회사를 세운 배경엔 창립멤버 중의 한명인 닐 블루멘탈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는 빈곤층의 사람들에게 안경을 공급하는 단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때 세계 10억명이 넘는 사람이 가난 때문에 안경을 쓰지 못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져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고 싶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세운 그는, 설립초기부터 “buy a pair give a pair”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소비자가 안경 하나를 사면 하나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준 거죠. 이를 통해 와비 파커는 창립 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알렸고요, 또 이 스토리에 소비자들을 참여시켰습니다. 바로 스토리두잉을 한 거죠. 덕분에 런칭 첫해에만 2만여개의 안경을 가난한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레드불과 와비 파커처럼 스토리두잉하세요. 말만 앞세우기보다 행동을 보여주는 기업에 소비자들은 열광적인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