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첨단치료 밴드 기술 3색... 당뇨상처· 빼재생 촉진, 심장조직복구

우리가 흔히 상처가 났을 때 붙이는 밴드(band-aid)는 간단히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화한 작은 접착용 붕대를 일컫는다. 밴드는 붕대, 즉 밴디지(bandage)이기도 하다.

최근 의료공학분야 연구자들이 잇따라 신체 안팎의 파괴된 조직이나 상처를 빠르게 치료하거나 복구, 또는 재생시켜 주는 밴드 기술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올들어 등장한 이 기술들은 공상과학소설(SF) 속 얘기로 여겨질만큼 만큼 멋진 기술들이어서 신체외부 상처나 내부 조직, 뼈등의 결손시 훨씬더 빠른 복구나 재생을 약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한방울로 활성화돼 당뇨성 만성 상처를 30% 더 빠르게 치유해 주는 전기장 발생 밴드 ▲손상된 심장이나 연조직을 복구해 주는 3D프린팅된 끈적한 생체소재 밴드 ▲손괴된 뼈 재생을 30% 이상 가속시켜 주는 수산화인회석(HAp) 복합소재로 만든 압전 밴드가 있다.

국내외 연구진들의 이 3가지 혁신적 밴드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조만간 의료계에서 이 기술이 적용되길 기대한다. 각각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 콜로라도 볼더대, 그리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발표한 기술이다. 사이언스어드밴시스, ACS 머티리얼즈앤인터페이시즈, 콜로라도 볼더대뉴스(CU볼더 투데이), 사이언스, 카이스트 자료를 참조했다.

상처를 30% 빠르게 치료해 주는 전기장 밴드

상처의 전기 자극을 위한 물 한 방울로 전지를 가동하는 전기기기가 필요없는 드레싱(WPED Water-Powered Electronics-Free Dressing). (사진=노스캐롤라이나대 라자람 카베티)

이달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연구진은 상처에 적용하면 물 한 방울로 초소형 배터리를 활성화시켜 몇 시간 동안 치유를 촉진하는 전기장을 만드는 밴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웨어러블 밴드 장치(WEPD)를 이용한 전기 자극은 상처가 이무는 것을 상당히 가속화하고, 새로운 혈관 형성을 장려하며, 염증을 감소시켜 전반적으로 개선된 상처 치유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이런 전기장 밴드로 치료한 상처는 기존 붕대로 치료한 상처보다 30% 빨리 아물었다고 밝혔다.

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상처와 같은 만성적인 상처는 치유가 매우 느리거나 전혀 되지 않는 열린 상처다. 이러한 상처는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절단 및 사망의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만성 상처 치료법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이는 환자에게 더 많은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 연구 참여자인 아메이 밴도드카르는 “우리의 목표는 만성적인 상처를 가진 환자들의 치유를 가속화하는 훨씬 더 저렴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또한 환자들이 병원뿐아니라 집에서 이 상처치료 기술을 충준히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WPED는 빠르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환자들이 집에서 치료를 할 수 있게 해주며, 일단 이 밴드를 상처자리에 붙이면 그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일상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편리함은 환자가 진료소를 방문하거나 장기간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병원방문을 건너뛸 가능성을 줄이면서 식사나 운동에 의한 섭생치료법을 고수할 수 있게 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연구팀은 개발한 일회용의 전자기기가 들어가지 않는 드레싱(WPED)의 한쪽 면에는 전극이 있고 다른 쪽 면에는 생체 적합성이 있는 작은 배터리가 들어간다. 상처에 적용되면 물 한 방울이 배터리를 활성화시켜 몇 시간 동안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전기장을 만든다.

이 연구 참여자인 라자람 카베티는 “전기장이 만성 상처에서 치유를 가속화한다는 것이 잘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장은 매우 중요하다. 이 밴드의 전극들은 유연한 재질로 설계돼 있어 밴드와 함께 구부릴 수 있고, 종종 깊고 불규칙한 모양을 하고 있는 만성 상처의 표면에 순응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참여자인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센터 외과 교수인 아리스티디스 베브스는 “당뇨병 발 궤양은 하지 절단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미연방식약청(FDA)의 허가를 받은 마지막 치료법은 25년여 전에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리의 다음 단계에는 전기장의 변동을 줄이고 전기장의 지속 시간을 연장하는 능력을 미세 조정하는 추가 작업이 포함된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임상 시험과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 사용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추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에 게재됐다.

손상된 심장 조직을 복구하는 새로운 3D 프린팅된 유연한 패치

사진은 실험실 테스트에서 이 자가점착 붕대형태의 3D 프린팅 몰딩 밴드가 돼지의 심장에 달라 붙는 성질을 보여준다. (사진=콜로라도볼더대)
이 3D 프린팅 소재는 즉각 강력하고 확장할 수 있고 성형가능하며 주형을 뜰 수 있는데다 손상된 심장 등을 복구할 수 있도록 끈적끈적하게 달라 붙는 점착성까지 갖고 있다. (사진=콜로라도볼더대)

3D프린팅 된 밴드같은 새로운 형태의 물질이 가까운 미래에 손상된 심장, 또는 다른 신체 부위의 조직과 원활하게 결합해 손상조직을 복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손상된 심장, 또는 다른 신체내부의 연조직과 원활하게 결합해 손상조직을 복구시켜주는 3D 프린팅 재료를 사용한 밴드도 화제다.

이 대학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협력, 디지털빛처리(Digital Light Processing·DLP)기술을 사용해 인체 조직의 강도와 유연성을 모방한 새로운 3D프린팅한 재료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더 정확히는 클리어(CLEAR)로 불리는 산화환원 반응에 이은 빛노출후 지속치료(Continuous-Curing After Light Exposure After Redox Initiation)로 불리는 새로운 3D프린팅 방법을 개발했다.

이들은 이 방법으로 심장의 지속적인 박동을 견디는 유연성, 관절 압력을 견디는 강인성, 그리고 특정 환자 요구사항에 맞는 적응성과 같은 독특한 특성의 조합을 가진 재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제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약물이 주입된 심장 밴드, 연골 패치, 바늘이 없는 봉합과 같은 첨단 생체 재료를 탄생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이슨 버딕 수석 연구원은 “심장과 연조직은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것들이 손상되었을 때,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그 복구 과정을 향상시키 위해 새롭고 더 회복력이 있는 물질을 개발함으로써 환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3D 프린터는 살아있는 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물체를 층층이 쌓는다. 일반적으로 하이드로겔은 인공 조직을 만드는 데 인기가 있지만 3D 프린팅된 표준 하이드로겔은 때때로 의료 분야에 필요한 강도와 유연성이 부족하다.

버딕은 “만약 당신의 심장에 단단한 플라스틱이 달라붙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것은 심장이 뜀에 따라 변형되지 않을 것이며, 그냥 골절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3D 과정은 축축한 조직에 달라붙을 수 있는 강하고 유연한 물질을 생산한다. ‘클리어(CLEAR)’는 3D프린팅된 물질에서 긴 분자들이 서로 얽키면서 작동한다. 이 아이디어는 벌레들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얽힘으로부터 비롯됐다.

새로 만들어진 재료들은 엄격한 스트레칭과 무게를 견디는 실험을 거쳤는데, 그 중에는 자전거가 시료 위를 이동하는 다소 특이한 과정도 포함돼 있었다. 그들은 그 물질들이 표준 3D 프린팅 공정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물질들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물질들은 동물의 조직과 장기에 대한 호환성과 접착력까지 보여주었다.

버딕 연구소 연구원인 매트 데이비슨은 “우리는 이제 조직을 기계적으로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한 접착 물질을 3D 프린팅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전에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버딕과 팀은 이러한 3D 프린팅 재료를 사용하여 심장 결함을 개선하고 조직 치유 약물을 장기에 직접 투여하며 추간판탈출증 디스크를 안정화하고 봉합 없는 수술 마감을 수행하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이 방법은 3D 프린팅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에너지 집약적인 경화 단계를 우회하므로 환경 친화적이다. 연구팀은 예비 특허를 제출했으며 조만간 이들 물질에 대한 조직 반응을 조사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결과는 UC 볼더투데이 8월1일자, 사이언스지 8월2일자에 발표됐다.

손괴된 뼈를 더 빨리 치료하는 압전 밴드

카이스트가 개발한 압전 밴드(맨 오른쪽)를 결합해 결손된 생쥐 머리 뼈를 6주동안 지켜본 결과를 보여주는 CT사진. 실험 결과 새로 개발한 소재를 사용해 재생을 자극한 생쥐의 머리뼈가 가장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ACS 머티리얼즈앤인터페이시즈)
생쥐에 압전밴드를 부착해 뼈 재생실험을 하는 과정과 모식도. (사진=ACS 머티리얼즈앤인터페이시즈)

뼈 치유의 미래에는 압전과 천연 미네랄(광물)을 활용하는 ‘뼈 붕대’가 주목받게 될 것이다.

부러진 뼈를 더 빨리 치료할 수 있게 해 주는 압전 밴드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지난 2월 발표됐다.

연구진은 쥐의 손상된 뼈를 재생할 뿐 아니라 인간의 뼈 재생을 변형시킬 가능성을 품고 있는 선구적인 뼈 재생용 ‘압전 밴드’(piezoelectric scaffold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생체 모방 밴드는 압전 물질과 뼈에서 발견되는 자연 발생 미네랄인 수산화인회석(HAP)의 성장 촉진 특성을 결합했다. 그리고 뼈에 붙어있는 밴드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신속한 뼈 재생을 돕는다.

기계적인 응력(stress)에 반응해 전하를 발생시키는 압전 재료는 오랫동안 뼈를 수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여기에 HAp을 통합하는 것은 이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킨다.

이미 뼈의 강도와 재생을 강화하는 역할로 알려진 광물인 수산화인회석(HAp,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은 치약부터 치아 강화, 뼈 이식을 위한 생체 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돼 왔다. 연구진은 HAp를 고분자 필름인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코-트리플루오로에틸렌(P(VDF-TrFE)과 결합해 압전 특성과 신체의 세포외 기질을 모방한 표면을 가진 밴드를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HAp가 있는 밴드는 그렇지 않은 밴드와 비교했을 때 HAp밴드 상에 세포가 10~15% 더 많이 부착됐고, 세포 배양 5일 후 세포 증식은 20~30% 더 많이 이뤄졌다. 또한 뼈가 형태를 갖추는 과정인 ‘뼈형성’의 수준도 HAp 밴드에서 약 30~40% 더 높았다. 이는 HAp가 밴드의 압전 특성을 향상시키고 조직 재생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진짜 실험은 연구원들이 그들의 HAp/P(VDF-TrFE) 밴드를 두개골 뼈 결함이 있는 쥐들에게 이식했을 때 이루어졌다. 그 밴드들은 변형 없이 6주 동안 제자리에 놓여있었고 결과는 주목할 만 했다.

HAp 밴드를 부착한 생쥐는 대조군에 비해 상당히 향상된 뼈 재생을 보였고 감염이나 염증 반응과 같은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 중 한 명인 홍승범은 “우리는 뼈 재생을 가속화하는 능력을 통해 ‘뼈 밴드’ 역할을 할 수 있는 HAp 기반 압전복합소재를 개발했다”며 이번 개설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연구는 생체 재료 설계의 새로운 문을 열 뿐만 아니라 압전성과 표면 특성이 뼈 재생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탐구한다. 이 재생의학에서의 엄청난 진일보를 보여주는 이 연구결과는 ACS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앤인터페이시즈에 발표됐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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