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2호 임무 발사 티켓은 아직 예약하지 말라.”
18일 아스테크니카는 내년 9월 발사돼 달 주변 선회후 귀환할 예정인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 일정 차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의구심을 전했다.
이는 결국 2026년 9월 발사돼 달에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킬 예정인 아르테미스 3 계획역시 또다시 순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간 사정을 보면 지난 1월 나사는 당초 올해 11월이었던 아르테미스2 로켓 발사 일정을 1년 후인 내년 9월, 아르테미스 3은 2026년 9월로 각각 1년씩 연기해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이나 연장된 이 계획조차 일정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전망이 나온 것이다.
아스테크니카는 17일(현지시각) 나온 미 정부회계청(GAO)의 보고서에 등장한 너무 빡빡한 지상 지원 시스템 구축 일정, 그리고 2년이나 지난채 방치되고 있는 훼손된 오리온 캡슐 방열판(防熱板) 문제가 아르테미스2 정상 발사 일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GAO, 아르테미스2 지원 프로그램 구축 일정 빡빡하다
미 정부회계청(G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테미스2 발사 일정 지원을 위한 발사대 주변 지원 시스템 준비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런 돌발 상황도 발생하지 않고 계획대로 착착 일정이 진행된다면야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주선 발사를 둘러싸고 늘상 그렇듯이 중간에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통상적으로 이에 대비한 여유 시간까지 끼워넣어 최종 일정을 잡는다.
그런데 이 여유시간이 없어 또다시 아르테미스2 발사가 지연되리라는 전망이 미 정부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발표된 GAO 보고서에 따르면 나사의 탐사 지상 시스템(Exploration Ground Systems) 프로그램이 아르테미스 2호 일정을 맞추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의 사무실로서 스페이스 발사 시스템 로켓과 오리온을 지원하기 위한 지상 인프라 구축 업무를 담당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탐사 지상 시스템(EGS) 프로그램은 올초까지만 해도 2025년 9월 발사 날짜 시점까지 몇 달간의 일정상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프로그램은 그 여유시간을 로켓의 이동식 발사대와 패드 테스트 작업 중에 발생한 기술적 문제에 모두 써 버렸다.
GAO는 “2024년 초까지만 해도 이 프로그램은 통합 SLS 및 오리온 캡슐 테스트 중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나 날씨가 계획된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등을 위해 그 시간을 남겨두고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
보고서는 “관리들은 이 시스템들 중 많은 것을 처음으로 테스트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테스트나 통합 중에 추가 문제가 발생하면 2025년 9월 아르테미스2 발사 날짜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은 지상 시스템 프로그램이 지난 2022년 후반 아르테미스 1 임무를 마친 이후부터 몇 가지 중요한 작업을 완료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작업에는 발사 카운트 다운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주인을 위한 비상 탈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EGS 프로그램은 내년 9월까지 이러한 사항과 기타 편의 시설에 대해 작업할 수 있는 준비된 3년의 시간 대부분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일정이 빡빡해져 여유시간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르테미스2는 발사 약 8분 후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의 코어 단(core stage·기단 중심부 로켓)이 떨어지고 우주비행사들은 달로의 여행을 계속한다. 그에 앞서 발사 카운트 다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를 하기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사는 2022년 11월 16일 오전 1시 47분(미동부 표준시)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 39B 발사대에서 아르테미스 1을 발사했고 12월 11일 멕시코 바하 반도 해안에서 캡슐을 성공적으로 착수시켜 25.5일간의 달 탐사를 마쳤다.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우주인을 달로 다시 보내고 화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나사와 미국 정부의 3차례에 걸친 우주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종적으로 우주비행사들을 달 표면에 배치하고 지속적으로 그곳에 머무르게 하려는 노력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우주 정책 지침 1(President Trump's Space Policy Directive 1)에 의해 의무화되었으며, 이 지침은 나사가 달 임무에 집중토록 했다.
2019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024년까지 인간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야심 찬 마감일을 설정했다. 아마도 아르테미스 임무의 가장 야심찬 목표는 달을 화성 임무의 발판으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이후 이 계획은 2026년으로 2년 미뤄졌다.
둘째, 방열판 문제도 난항
나사는 또한 오리온 우주선의 방열판(防熱板) 검토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아직 제공하지 않았다. 2022년 후반에 달 너머로 오리온을 보냈던 아르테미스 1호 임무 동안 지구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오리온 방열판이 지구재진입시 검게 타면서 금 가고 부서졌다. 우주선이 착륙한 후 엔지니어들은 방열판에서 지구 재진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100여곳의 손상된 흔적을 발견했다. 이는 지난 5월 1일 나사총괄검사청의 보고서로 확인됐다.
나사는 이 방열판을 그대로 사용해 비행할지, 아니면 수정을 할지에 대한 중요한 결정에 직면해 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독립적 검토팀이 나사의 방열판 작업에 대한 평가를 완료했지만, 나사는 이러한 결과나 향후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스테크니카는 나사 대변인이 나사에 방열판 시정 조치 결정 여부에 대해 “아르테미스 1호 방열판 조사 프로세스는 아직 진행 중이므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나사 아르테미스 관계자들은 아르테미스 2 발사 준비를 위해 올해 9월 로켓들의 통합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이전에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활동은 보류된 상태다. 오리온 캡슐 방열판 문제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사 관계자는 언제 로켓 통합 작업을 시작할 계획인지 질문받자 “우리는 여전히 이번 가을부터 통합을 시작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테크니카는 결론적으로 나사가 아르테미스 2 임무에 대한 여러 측면에서 일정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조만간 발사 연기 발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결국엔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쓰고 있다.
최근 나사가 월등한 기능의 프라다 우주복을 발표하면서 전세계가 아르테미스2,3 프로그램에 대한 들뜬 기대감을 갖게 됐지만 그 뒤켠의 나사의 연구진과 지원팀은 우주선 발사일정을 맞추기 위한 더 피말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만에 하나 아르테미스2 발사가 지연된다면 우리나라가 달에 큐브위성 보낼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올초 국내 각 언론에는 나사가 우리나라에 아르테미스 2에 한국 큐브위성 탑재를 제안했지만 예산 확보 실패로 무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수개월 내 위성 제작 위험성 고려해 국회서 반영 못됐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구성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나사의 새로운 메가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pace Launch System·SLS)와 오리온 우주선(캡슐)이 있다. SLS는 98m 높이의 로켓으로서 코어 스테이지(기단부 중심부 로켓), 상단부, 2개의 5단 고체 로켓 부스터로 구성돼 탑재물을 우주로 발사하게 된다.
유인 아르테미스 임무의 경우 로켓은 오리온 우주선을 달로 발사한다. 오리온은 달로 가는 임무에 4명의 우주인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인승 아폴로 사령선 모듈보다 큰 우주선이다.
▲아르테미스 1=2022년 12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나사는 2022년 11월 16일 오전 1시 47분(동부 표준시)에 플로리다에 있는 나사 케네디 우주 센터의 발사 단지 39B에서 아르테미스 1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첫 번째 임무는 SLS 로켓의 안전성과 오리온 캡슐이 달에 도달하고 달 궤도에서 작동하고 바다에 착수하기 위해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무인으로 진행됐다. SLS 로켓은 실험과 기술 시연을 수행하기 위해 10개의 큐브샛을 우주로 실어 날랐다. 오리온 캡슐은 12월 11일 바하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떨어진 태평양에 착수해 230만km의 비행을 마치고 나사의 역사적인 아르테미스1 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아르테미스 2=2025년 9월로 1년 연장했지만 재차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초의 아르테미스 우주인 4명을 태운 오리온 캡슐은 어떤 인간보다 지구에서 더 멀리 승무원들을 데려갈 것이다. 약 10일 간의 임무 동안 승무원들은 인간을 태운 채 우주선의 시스템을 평가하면서 달을 돌아 지구로 돌아올 것이다. 이는 당초 2024년 9월 발사될 계획이었지만 2025년 9월 발사로 수정됐다. 그런데 지난 17일 미 GAO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이또한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아르테미스 3=2026년 9월로 1년 연기했지만 아르테미스2 지연으로 순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여자 우주비행사가 포함된 4명의 우주비행사가 달로 가며, 남녀 2명이 달 남극지역 표면에 달착륙선을 타고 내려가 발을 내딛는다. 그들은 약 일주일 동안 달에 머물게 된다.
▲아르테미스 4=오는 2028년 달궤도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구축하는 것이다. 나사는 올 1월 이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구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우주에서 인간의 존재를 확장하고 과학 실험과 달 표면으로의 여행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게이트웨이는 나사가 개발 중인 거대한 새로운 로켓인 SLS 로켓에 의해 달 궤도로 운반된다. 4인 승무원은 오리온 심우주 캡슐로 정거장에 접근해 30~90일 동안의 임무를 위해 머무르게 된다.
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우주기업
트럼프 전 행정부의 달 추진 계획에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잠재적으로 달 경제를 시작하려는 민간 항공 우주 회사의 역할 확대가 포함된다. 나사는 우주인을 달 표면으로 데려갈 수 있는 착륙선을 개발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을 포함한 11개 미국 회사에 4550만 달러(약 628억원)를 지원했다.
스페이스X는 자사의 거대한 스타십 우주선을 기반으로 한 아르테미스3 미션 승무원들의 달 착륙선 개발 회사로 선정됐다. 9개의 소규모 기업도 달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로봇 우주선을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일부는 전기분해해 로켓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물 같은 달 자원 채굴에 관심을 보였다. 우주비행사들은 아폴로 임무 이후 여러 차례 우주 유영을 했지만, 천체 표면을 걷는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달을 걷는 다음 우주인은 완전히 새롭고 업데이트된 우주복을 입을 것이다.
나사는 이 임무를 위해 최근 프라다사가 특별 설계한 아르테미스 세대 우주복을 공개했다.
초기 아르테미스 달 임무의 경우, 선정된 우주인들은 달의 남극부근으로 가게 된다. 이 지역은 물 얼음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큰 잠재력이 있다. 이 물을 추출할 수 있다면 인간의 수분 공급원, 로켓 연료 자원 또는 장비 냉각 시스템 등 우주로의 더 먼 곳의 탐사를 유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섀클턴 크레이터는 달 표면에 있는 지름 21km의 거대한 함몰지로서 꼭 방문해야 할 만한 특징을 가진 곳이다. 크레이터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영구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낮은 온도로 인해 얼음이 형성되기에 좋은 곳이다. 사실 이 영구 음영대는 태양계 전체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유지한다. 달의 밝은 표면에서도 물을 찾을 수 있지만, 물이 가장 풍부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추가 천연 자원을 찾기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아르테미스 계획 비용은 얼마나 들까. 이 프로그램 중 실제로 실현될 것이 몇 개나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말하기 어렵기에 비용 추정치는 아직 다듬어지고 있으며 아르테미스의 전체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사에 따르면 아폴로 프로그램의 예산은 1973년 달러로 총 236억 달러였으며, 오늘날 1360억 달러(약 188조 원) 이상에 해당한다. 즉, 아폴로 달 착륙 한 건당 약 226억 달러(약 31조원)가 들었다. 아르테미스의 경우 나사의 지출은 2025년까지 930억 달러(약 1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SLS/오리온 발사 한 건당 4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