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예능 성공 공식

피지컬100 그리고 흑백요리사

OTT 전성시대다. OTT는 Over-The-Top의 줄임말로,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든 서비스를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 되었다. 넷플릭스라는 미국의 OTT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시장을 넓히며 성공을 거둔 것이 지금의 OTT 전성시대를 만든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는 2103년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과 함께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지금은 190여개 국가에서  4억 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하며 OTT 서비스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OTT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유통시키는 채널로 인식되면서 많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게 되었다.  <오징어 게임>의 유례가 없는 큰 성공 이후,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흑백요리사>라는 예능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올해 최고의 히트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K-예능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데, 2013년 넷플릭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또 다른 K-예능 <피지컬 100>과의 공통점이 눈에 띤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첫 번째 유사점은 ‘세트’에 있다. “야~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세트에 제작비를 많이 쓰고 있다. 콘텐츠의 구성 요소 중 시각적인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규모만 큰 게 아니라 고급스럽고 섬세하며 아름다운 분위기를 세트로 만들어내고 있다. 참가자들이 등장하면서 스튜디오와 세트의 규모와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모습이 보여지는데, 이런 반응은 집에서 TV로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전달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유사성은 언어가 필요 없는 소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전세계 시청자를 상대로 서비스되는 플랫폼에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피지컬 100>에서 보여주는 ‘육체의 힘’ 그리고 <흑백 요리사>에서 보여주고 있는 ‘요리’는 언어적인 부분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재를 어떻게 찾아내서 전 세계 콘텐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들어 내느냐가 K-예능의 성공 포인트라 하겠다.

세번째는 출연자 섭외의 유사성이다. <피지컬 100>은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 100명을, <흑백 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사 100명을 출연자로 등장시키고 있다. 자기 분야에서는 본인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100인을 모아 경쟁을 시키는 구도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지점이라 하겠다.

네번째는 만화적인 요소가 적절히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흑백 요리사>의 심사위원이 눈을 가리고 맛을 보는 장면은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모습인데 이걸 콘텐츠에 멋지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시각적으로 상당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면으로 이 콘텐츠의 킬링 포인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열거한 공통점 이외에도 정교한 편집을 통해 빠른 속도감을 만들고, 한번 보면 다음화도 꼭 볼 수 밖에 없도록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는 점도 두 콘텐츠가 크게 성공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시각적인 독창성 그리고 매력적인 비언어적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국 K-예능의 강점이 주목을 받고있다. 세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한국의 콘텐츠에는 고유한 우리의 색채가 담겨져 있다. 두 콘텐츠가 보여준 성공의 공식으로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고 성공하는 K-예능 작품들이 많이 만들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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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수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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