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I 2025]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이사 ‘초개인화로 진화하는 브랜드 전략, 핵심은 고객과의 인터랙션 데이터”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5 현장, 로레알코리아의 글로벌 콘텐츠 마케팅 전략은?
개인화는 브랜드 서비스 프로바이더의 입장에서 쓰는 표현, 소비자의 입장에서 ‘relvant experience’ 고려해야
개인화된 영역을 뚫고 제품을 노출 위해서 필요한 무기는 ‘데이터’, 그 중에서도 ‘퍼스트 파티 데이터’에 주목하라
최근 개최된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5(DMI 2025)’에서는 저마다의 서비스,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골몰하는 마케터,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를 위한 실용적인 주제와 사례들이 다뤄져 화제를 모았다. (사진=테크42)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마케팅 분야 역시 매년 새로운 격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개최된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5(DMI 2025)’에서는 저마다의 서비스,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골몰하는 마케터,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를 위한 실용적인 주제와 사례들이 다뤄져 화제를 모았다.

경기 침체와 불황의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큰 2025년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디지털 마케팅 경쟁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AI'와 ‘초개인화’다.

이러한 관심은 이번 DMI 2025에서 화제가 된 발표 중 하나인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이사의 ‘초개인화로 진화하는 브랜드 전략’에서도 드러났다.

김지연 이사는 로레알코리아에서 로레알 그룹의 고객 중심의 콘텐트&서비스 혁신을 위한 디지털 이노베이션 전략을 리드하면서 로레알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사진=테크42)

김지연 이사는 삼성물산 패션/마케팅 본부를 거쳐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 퍼블리시스 그룹 등 글로벌 크리에티브 &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P&G, Kellogg, Ab inbev, Nestle, Mercedes Benz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디지털 비즈니스 컨설팅, IMC 캠페인 및 디지털 콘텐트 전략을 리드했다.

현재는 로레알코리아에서 로레알 그룹의 고객 중심의 콘텐트&서비스 혁신을 위한 디지털 이노베이션 전략을 리드하면서 로레알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이날 행사 무대에 선 김 이사는 “전통적인 방식의 맞춤형 타겟팅, 즉 개인화를 적용한다는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을 살펴보면 사실 ‘이정도 나이 대의 여성은 이걸로 고민한다’는 식의 추측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며 “말은 개인화지만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일반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데이터는 고도화 됐지만… 고객 입장의 ‘relvant experience’는 반영되지 않고 있어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이사의 ‘초개인화로 진화하는 브랜드 전략’ 발표는 이날 DMI 2025에 참여한 많은 마케터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진=테크42)

“제가 최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유튜브 영상 중에 ‘오빠 계정에서 왜 에스파가 나와’라는 영상이 있어요. 제목으로도 느껴지겠지만, 지금은 내가 유튜브에서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 그 흔적이 다 드러나게됩니다. 사실 그 모든 데이터는 유튜브에 쌓이게 된다는 거죠. 브랜드들은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개인화 전략을 세워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유튜브가 우리에게 데이터를 줄 수도 없지만, 현실은 이렇게까지 타겟팅이 됐음에도 막상 현장에서는 20대 고객, 30대 고객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를 위한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한 김 이사는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보고서를 소개하며 “고객들은 나에게 맞는 경험을 제공해주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relvant experience(관련 있는 경험)’이다.

“퍼스널라이제이션 (Personalization), 즉 개인화는 사실 브랜드 서비스 프로바이더(provider, 제공자) 입장의 표현이죠. 사실 소비자들은 그것을 개인화라고 하기보다는 ‘relvant experience’, 즉 나에게 맞는 경험이냐를 따집니다. 저희 같은 뷰티 기업의 상황에서 봤을 때 이는 단순히 ‘나의 스킨 타입에 맞는 제품이나 컬러냐’ 차원이 아니라 브랜드가 나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내 기대에 부응하는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제품 구입 여부를 좌우한다는 거죠.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터들은 개인화를 고민하기 전에 ‘내가 그런 서비스를 받아 본 적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김 이사는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보고서를 소개하며 “고객들은 나에게 맞는 경험을 제공해주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relvant experience(관련 있는 경험)’이다. (사진=테크42)

이어 김 이사는 앞서 언급한 바를 다시 상기시키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놀라운 알고리즘을 경험하고 있는 고객 입장에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경각심도 있지만 한편으로 ‘내가 이렇게까지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브랜드도 나에게 합당한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는 기대도 있다”고 강조하며 말을 이어갔다.

“리서치 결과를 보면 고객들이 브랜드에 요구하는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게 높아져 있어요. 실제 나에게 굉장히 연관성 높은 경험을 제공한다면 나는 기꺼이 내 정보를 주겠다고 답한 고객이 83%에 달합니다. 실제 마케터들 역시도 작은 개인화라고 진행했을 때 실제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핵심은 데이터 확보, 고객의 퍼스트 파티 데이터에 주목하라

결과적으로 김 이사가 강조하는 ‘relvant experience’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그렇다면 여러 종류의 데이터 중에 마케터가 주목할 데이터는 무엇일까? 김 이사는 “최근까지 기업들은 제로 파티 데이터만 있으면 개인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제로, 퍼스트, 세컨드 파티 데이터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에요. 제로 파티 데이터는 회원 가입 시 획득하는 이름과 주소 정도의 고객 데이터를 의미해요. 기업들은 최근까지 이 제로 파티 데이터를 가지고 ‘고객과 접점이 생겼다’고 자신했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죠. 우리가 알고자 하는 건 고객의 이름이 아니라 그 고객이 원하는 물건과 취향이잖아요. 그래서 퍼스트 파티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이는 고객이 우리 회사의 플랫폼에 들어와 브랜드와 교류하며 얻어지는 데이터예요. 우리가 확보한 웹사이트, 입점해 있는 리테일러, 회사가 공인한 소셜 계정을 통해 고객들의 데이터가 쌓이는 거죠.”

김 이사가 강조하는 ‘relvant experience’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관건, 그 중에서도 '퍼스트 파티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사진=테크42)

김 이사에 따르면 이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시작으로 데이터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개인화된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서비스가 제공되고, 다시 인플루언서와 소셜 채널 광고를 통해 관련 콘텐츠가 확산되고 이를 통해 다시 데이터가 쌓이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성공 사례, ‘세포라 스쿼드’

relvant experience를 반영한 퍼스트 파티 데이터 확보 전략은 다양한 소셜 채널, 그리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놀라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김 이사는 고객의 관여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다양한 전략을 설명하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세포라 스쿼드’를 언급했다.

“’고객을 우리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도록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세포라 스쿼드’예요. 2019년부터 시작된 세포라 스쿼드는 세포라의 소비자이지만 빅셀럽은 아닌 이들을 대상으로 구성이 됐어요. 세포라는 결국 이를 통해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채널을 얻게 됐죠. 세포라의 스쿼드는 스스로 자원한 이들로 구성됩니다. 본인들이 기꺼이 콘텐츠를 만들어 자신의 팔로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길 원한다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세포라 스쿼드는 다양한 인종을 반영하며, 브랜드가 콘텐츠만으로 소화할 수 없었던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게 됐죠. 소비자들에게 ‘나와 피부 타입과 컬러, 머리모양이 비슷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제품은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된 거예요.”

김 이사는 고객의 관여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다양한 전략을 설명하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세포라 스쿼드’를 언급했다. (사진=테크42)

김 이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 데이터가 자동으로 쌓이게 되는 상황을 강조했다. 즉 세포라의 ‘스쿼드’ 운영은 본인들의 소비자이자 마이크로 인프루언서를 활용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들의 팔로워인 고객들의 데이터까지 확보하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 말미, 김 이사는 “단순 광고가 아닌, 고객 인터랙션 데이터를 통해 개인화 영역에 어떻게 노출시킬지 고민하는 마케터들에게 첫 번째 스텝은 될 것”이라며 “굉장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모든 순간 고객과 인터랙션에 대한 데이터 가치를 인식하고 브랜드 전략을 짠다면 여러가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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