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서는 1,800여 명의 CEO가 교체됐습니다.
역대 최대라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항공기 제조사 보잉,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커피 체인 스타벅스 CEO가 바뀌었고요. 지난 12월 1일에는 반도체 기업 인텔 CEO가 사임했고, 인텔은 새 CEO를 찾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합니다.
한편, CEO가 바뀌면서 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대표 신문 뉴욕타임스인데요. 전통만 너무 고집했던 걸까요. 인터넷이 등장한 후에도 뉴욕타임스는 종이 신문만 내놨습니다. 그러나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었고, 주요 수입원인 광고도 인터넷 세상으로 옮겨가면서 결국 큰 위기를 맞게 되죠.
이 때 구원 투수로 부임한 CEO 마크 톰슨(현재 CNN 사장)은 위기 극복의 돌파구로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했습니다. 디지털 퍼스트란 기존 종이 신문 중심의 뉴스 제작 방식을 ‘모바일→웹사이트 →종이 신문 순’으로 뒤집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퍼스트로의 변화, 처음부터 잘 됐을까요? 모든 물체에 관성이 있듯, 조직도 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마크 톰슨은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먼저, 자기 반성문과 같은 ‘혁신 보고서’를 전직원에게 배포했습니다. 보고서는 무려 96페이지에 달했는데요. 여기에는 디지털 퍼스트를 주창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종이 신문 중심의 제작 관행에 젖어 있다는 자기비판과 반성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하는데, 구성원들은 여전히 웹사이트 중심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어느 날 깜짝 공지를 발표하는데요. “일주일 동안 본사 건물의 모든 데스크톱에서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접속을 전면 차단한다. 그 어떤 업무보다 모바일을 최우선에 두고 일해달라”는 내용이었죠.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출처: The New York Times)
결과는 어땠을까요? 100년 넘게 이어 온 '종이 신문 DNA'를 불과 10년도 안 되어 '디지털 DNA'로 완전히 바꿨습니다. 2023년에는 연간 디지털 구독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1조 4,000억 원)를 돌파했고요. 2024년에도 꾸준히 디지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뉴욕타임스처럼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조직 내 문제점과 같은 '불편한 진실'을 좀처럼 마주하려 하지 않죠. 모두가 문제를 덮어버리면 조직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리더의 용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