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를 넘어, 'AI 기반 초개인화' 시대 (1/2)

  • 초개인화를 실현하는 AI 기술

우리가 단골집을 계속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단골집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기억하고, 선호하는 자리를 준비해 주며, 때때로 따뜻한 한마디로 나의 일상을 알아차린다. 이런 개인화된 서비스가 단골집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다.

개인 맞춤화가 AI를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초개인화’가 실현된다. 초개인화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인지하지 못한 숨겨진 니즈까지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2023년과 2024년을 생성형 AI 태동기로 평가하며, 2025년부터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초개인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CES 2025의 화두로 ‘더 개인화된 AI’가 떠오른 것도 이러한 흐름과 일치한다. 

본격적인 초개인화 시대가 열리는 지금, 선도 기업들은 어떻게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우리 기업이 초개인화를 도입하기 전 고려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에 주목하는가?

개인화(Personalization)는 고객의 특성을 기반으로 맞춤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전통적인 개인화는 인구통계학적 특성, 구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고객을 분류(Segmentation)하고 접근(Targeting)하는 방식이다. 한때,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러한 개인화의 한계를 꼬집는 밈이 유행한 적이 있다. 밈은 영국의 찰스 3세 국왕과 헤비메탈 계의 전설 오지 오스본을 예로 든다. 두 사람은 성별, 나이, 사는 곳, 결혼 여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으로만 보면 같은 분류에 속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은 국왕, 다른 한 사람은 록스타로, 전혀 다른 삶의 맥락을 살아가고 있다.

출처: Section School NY

출처: Section School NY

최근 AI 기반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가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화와 AI 기반 초개인화는 무엇이 다를까? 글로벌 CRM 기업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정의에 따르면, 개인화는 고객이 회사에 제공한 데이터와 정보를 기반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다. 반면, AI 기반 초개인화는 데이터 분석, 자동화, 실시간 분석과 예측을 통해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처리하는 데이터의 범위가 넓어지고 고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개인화된 제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초개인화가 부상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고객의 변화이다. 맥킨지(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1%가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원하며, 이들 중 76%는 상호작용이 자신의 요구에 맞게 조정되지 않으면 좌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고객 변화는 분초사회와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에도 영향을 받았다.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분초(分秒) 단위로 일정을 관리하는 분초사회에서,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 한다. 이때 AI 기반 초개인화는 고객이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오늘날의 소비자는 멀티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 직장과 직장 밖에서의 정체성이 다르고, 현실에서는 본캐(본캐릭터)로 살아가다가 가상현실에서는 부캐(부캐릭터)로 변신하기도 한다. AI 기반 초개인화는 고객을 0.1단위로 세분화하여 각기 다른 페르소나에 맞춘다. 

둘째, AI 기술의 발전이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2025년부터 산업 전반에 걸쳐 초개인화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맥킨지(Mckinsey)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마케팅 및 영업 리더의 90%가 향후 2년간 AI 솔루션을 자주 활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AI 기반 초개인화를 실현하는 핵심 기술

AI 기반 초개인화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고객의 숨은 니즈를 예측하며,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예측형 AI, 생성형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 사례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결합되어 활용된다.

1) 고객 데이터 플랫폼(이하 CDP, Customer Data Platform): CDP는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여, 개별 고객에 대한 360도 관점의 종합적인 프로필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어떤 페이지를 방문했는지, 모바일 앱에서 어떤 기능을 사용했는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를 모두 결합하여 종합적인 고객 프로필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통합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고객의 선호도, 구매 패턴, 행동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2) 예측형 AI(Predictive AI): 예측형 AI는 고객의 검색 기록, 구매 패턴, 소셜미디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 니즈와 고객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미국의 패션 스타일 구독 서비스인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예측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고객의 취향, 체형, 예산, 구매 목적, 구매 이력, 리뷰, 계절, 패션 트렌드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특히, 무료 반품 정책을 통해 고객이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도록 유도하고 피드백을 수집한다. 고객의 피드백은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을 통해 분석된 후, 더욱 정교한 추천을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2020년부터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이전에 구매한 아이템과 잘 어울리는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는 숍 유어 룩(Shop Your Look)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와 협업하여 개인화된 재생목록에 기반한 패션 스타일을 추천하는 스타일 튠 업(Style Tune Up) 서비스를 출시했다.

3) 생성형 AI(Generative AI): 생성형 AI는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마케팅 팀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초, 분 단위의 짧은 시간 안에 고객을 위한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양질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먼저, 이미지 생성 사례를 보자. 2024년, 영국의 제과 기업 캐드버리(Cadbury)는 창립 200주년을 기념하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맞춤형 포스터를 제작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용자가 캐드버리의 역대 포스터 중 선호하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자신의 피부색, 성별, 사진 등을 업로드하면, AI가 개인화된 포스터가 제작해 주는 방식이다.

 출처: Cadbury

출처: Cadbury

한편, 생성형 AI가 대화형 AI(Conversational AI)에 적용된 사례도 있다. 2024년 7월, 아마존(Amazon)은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기반 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를 정식 출시했다. 2023년 챗GPT 등장한 이후, 쇼핑 전문 챗봇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루퍼스는 제품 카탈로그, 고객 리뷰, Q&A, 인터넷 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후, 쇼핑에 특화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통해 고객의 질문에 답한다. 예를 들어, “런닝화를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광범위한 질문부터, “트레일 러닝화와 로드 러닝화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비교 질문, “이 제품은 내구성이 좋은가요?”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 답변한다. 아마존은 루퍼스를 도입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이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 Amazon

출처: Amazon

[AI 초개인화 2편, 'AI기반 초개인화의 고객경험 혁신 사례와 과제'는 다음 게시글에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References>

“The Gift of Personalization: AI for Holiday Marketing Magic” December 2024, Bain & Company
“40% of consumers find the ads they see irrelevant; AI-powered personalization can help brands stand out and boost engagement”, December 09, 2024, Bain & Company
“Enhancing the customer journey with gen AI–powered digital twins”, July 30, 2024, Mckinsey
“How generative AI can drive the personalization of products and services”, November 15, 2023, Mckinsey
“How generative AI can boost consumer marketing”, December 5, 2023, Mckinsey
“What is personalization?”, May 30, 2023, Mckinsey
“AI-powered marketing and sales reach new heights with generative AI”, May 11, 2023, Mckinsey
“Walmart’s Generative AI search puts more time back in customers’ hands”, Jan 2024, Walmart 
“AI 마케팅 인사이트”, November 2024, 리더스북, 최연미 저
“기업의 판도를 흔드는 AI 초혁신”, October 2024, 매일경제신문사, 장우경 저
“2025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September 2024, 시공사 KOTRA 저


본 기사의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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