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자 설계 창조(Electronic Design Creation)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AI가 곧 높은 수준의 사양에서 대부분의 칩 설계에 살을 붙이게 될 것이다. 다만 AI가 가까운 미래에 마지막 마일을 커버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보 볼센스(AMD 수석 부사장)
“AI가 일단 문턱을 넘으면 댐이 터질 것이고, 앞으로 일어날 칩 디자인의 혁명을 보는 것은 놀라울 것이다···AI가 가져올 전환은 5~10년 안에 일어날 것이다.”-모셰 가브리엘로프(전 자일링스 CEO, 현 TSMC 이사회 멤버)
“모든 그룹은 AI가 어떻게 그들의 임무를 중단시키거나 그들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 AI는 크든 작든 기업의 모든 기능을 바꿀 것이다. 그것을 패러다임을 붕괴시키거나 사업을 문닫게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생각지 않으면 곤경에 빠질 것이다.”-디오드리 핸포드(시높시스 최고보안책임자)
실리콘 밸리 반도체 회사 베테랑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지난 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미 인더스트리 포럼’에서 인공지능(AI)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같은 전망과 충고를 내놓았다. 반도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실리콘 케이털리스트가 주최한 행사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미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같은 대형 메모리업체들이 AI칩에 최적화된 메모리(HBM3)를 내놓고 있고, 엔비디아를 본뜬 AI칩 시장 경쟁에는 구글, 메타, MS, IBM, 인텔, AMD 등의 기업이 가세한 형국이다. 여기에 EDA(반도체 설계자동화) SW 업체들은 생성형AI를 결합한 EDA 설계툴을 내놓고 있다. IEEE 스펙트럼을 통해 공개된 반도체 베테랑들의 혜안을 공유한다.
“가까운 기간에는 반도체설계 ‘라스트 마일’ 처리 불가”
이날 대담에서 이보 볼센스 AMD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전자 디자인 창조(Electronic Design Creation)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전세계 반도체 회사들은 전자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SW를 설계에 사용하고 있다. 빅4 회사는 미국 시높시스, 케이던스, 앤시스EDA, 독일 지멘스EDA(지멘스가 2017년 미국 멘토그래픽스를 인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들 4사가 전세계 EDA SW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볼센스 부사장은 “AI가 곧 높은 수준의 사양에서 칩 디자인 대부분의 살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AI가 가까운 미래에 마지막 마일을 커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센스 부사장은 이를 최근 있었던 텍사스 오스틴으로의 여행 과정에 비유하면서 “나는 오스틴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 이어 차를 타고 사무실 주차장으로 간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건물로 걸어 들어간다. AI는 비행기다. 그것은 여러분이 있어야 하는 곳으로 매우 가깝게 빠르게 데려다 준다. 거기서부터 여러분은 일을 하는 더 전통적인 방법을 갖게 된다. 그것은 AI가 칩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기회다. AI는 다만 주차장에서 사무실로의 마지막 단계를 밟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가 아날로그 회로 설계를 떠맡는 건 대세
종합 EDA 툴 업체인 시높시스의 최고보안책임자인 디오드리 핸포드는 그녀의 회사가 이미 “우리의 디자인 툴들에 AI 설비를 덮어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산업 전반에 걸쳐 “사람들은 현재 칩 디자인 과정에서 AI가 어디에 배치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높시스는 핸포드가 이 발언을 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5일 생성형 AI를 결합한 EDA툴인 시높시스 닷 에이아이 코파일럿(Synopsys.ai Copilot)을 공개했다.)
전 자일링스 CEO이자 현재 TSMC의 이사회 멤버인 모셰 가브리엘로프는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는 AI가 곧 표준 셀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브리엘로프는 “많은 코너 케이스들(2개 이상의 동작 파라미터가 극단치에 있거나, 2개 이상의 비정상적인 동작 상황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문제 또는 상황)로 인해 그러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컴퓨터는 더 적은 인력을 가지고 더 높은 품질 및 밀도로 이러한 라이브러리를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브리엘로프는 또한 아날로그 회로를 다루는 데 있어서 AI의 힘에 대해 “AI는 아날로그 라이브러리를 가져가서 [기술의]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자동으로 옮길 수 있다. 이것은 예전에는 엄청나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오류가 발생하기 쉽고 어려웠던 것이라”라고 말했다.
AI가 반도체 설계 떠맡는 변화까지 5~10년···대비해야
이 변화는 얼마나 빨리 나타날까?
그는 “단시간 내에 최종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매우 잘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브리엘로프는 또 “문턱이 있는데, 일단 우리가 그 문턱을 넘으면 댐이 터질 것이고, 앞으로 일어날 칩 디자인의 혁명을 보는 것은 놀라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칩 디자인에서 가장 큰 마지막 변화인 전자설계자동화(EDA)로의 전환이 30여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가브리엘로프는 “나는 AI가 가져올 전환이 (직접 설계에서) EDA로 전환하는 데 걸린 시간의 3분의 1~5분의 1 정도의 시간 안에 일어날 것이고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년 안에, 확실하게는 10년 안에 반도체 설계는 오늘날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핸포드는 “칩 설계자들이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켰다. 그녀는 “우리는 산업으로서 계속 자동화할 것이고 그것은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반도체 설계자들에게 우리 산업이 (AI로 인해) 예를 들어 변호사 보조원들과 같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저 추상화 단계에서 좀더 위로 이동한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AI의 탄소 발자국 줄이기
이 대담 사회자인 데이비드 프렌치 시그마센스 최고경영자(CEO)는 패널들에게 “AI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AI 모델을 만드는 데 필요한 막대한 양의 컴퓨팅에 의해 소비되는 에너지와 이 때 발생하는 탄소에 대한 우려를 지적했다.
볼센스 AMD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새롭게 대두되는 AI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이를 통해 추정했다. 이러한 아키텍처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하드웨어의 컴퓨팅 기능 중 10~20%만 활용하고 있으며 많은 전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로프는 “이것들은 초기 이닝, 엉성한 이닝이다”라고 말했다.
볼센스는 “(이에 대응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면서 “더 효율적이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가 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AI는 단지 컴퓨팅에 관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많은 전력은 컴퓨팅을 위해 데이터를 이동하는 데 소비된다. 따라서 데이터 전송에 들어가는 전력을 피하기 위해 컴퓨팅을 데이터로 가져오는 솔루션, 그리고 메모리로 컴퓨팅을 가져오는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분열
AI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의 양은 가진 자(거대한 기업)와 가지지 못한 자(대학 및 소규모 스타트업) 사이의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
핸포드는 “스타트업은 AI 연구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컴퓨팅 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일반적으로는 대학 컴퓨터 자원도 충분하지 않다”며 “이 분야에서 정말로 연구를 하려면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MS)로 가거나 아주 잘 투자받은 스타트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대학에서 미친 연구가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센스 AMD 부사장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향한 추세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현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핸포드는 칩 회사 임원, 기업가 및 투자자들로 구성된 청중에게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그녀는 “모든 그룹은 AI가 어떻게 그들의 임무를 중단시키거나 그들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AI는 크든 작든 기업의 모든 기능을 바꿀 것이다. 그것을 패러다임 붕괴 또는 사업을 폐업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곤경에 빠질 것이다”라는 조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