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공무원이 수행하는 반복 직무 10개 중 8개 이상을 떠맡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여권 처리부터 투표 등록까지 수많은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 영국 정부의 경우인데 정부 전체에서 최소 1억 2000만 개의 업무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처리 업무당 AI가 줄여주는 1분은 인간 직원이 수작업으로 하는 수십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앨런 튜링 연구소는 AI가 끝나지 않는 관료주의로부터 공무원들을 자유롭게 하고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는 리시 수낵 총리로부터 비용 절감 방안을 요구받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주 AI를 사용한 비용절감 방침을 밝혔다.
다우든 부총리는 AI로 공공 서비스 영역의 ‘시간 낭비, 서류작업, 단순 컴퓨터 정보에 의존하는 민원 업무’에 의한 좌절을 끝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를 통해 240억파운드(약 41조원)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생성형 AI 챗봇으로 위협받는 직업에서 공무원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적어도 공무원 채용인원이 줄어 진입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가 된다. 즉, 미래에 공무원이란 직업도 결코 생각만큼 안정적이지만은 않은 직종일 수 있는 것이다. AI 도입 움직임이 영국 공무원에게만 닥칠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의 AI를 이용한 공무원 업무 대체 움직임 주변, 그리고 맥킨지의 보고서를 통해 오래 살아남을 직업, 또는 수요가 많은 직업을 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다시 확인해 본다. 맥킨지는 앞서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은 보건의료 전문직, 보건의료 보조직, 그리고 (디지털 전환 업무와 관련된)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순으로 일자리 수요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분석 전망했다.
영국 정부, AI로 행정부문 비용 절감 나서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는 AI가 수십억 파운드(수 조 원)를 절약하고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공무원 행정사무 문제 해결의 묘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57개 부서에 걸쳐 400개 서비스로 연간 약 10억 건의 시민 대면 거래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공무원과 일반인 사이의 결정과 정보 교환을 포함하는 이러한 서비스의 절반을 조사했다.
급여 처리나 국민 보험 번호 신청과 같은 이러한 작업은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자동화할 경우 시간 절약 가능성도 가장 높다.
튜링연구소의 연구 보고서는 영국 행정부 내 1억 4300만 건의 ‘복잡하지만 반복적인 처리업무’ 중 약 84%를 AI로 손쉽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앨런 튜링 연구소의 ‘공공 서비스를 위한 AI’ 책임자인 조나단 브라이트 박사는 “AI는 정부가 보다 대응력이 뛰어나고, 효율적이며, 공정하게 되도록 도울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AI가 거래당 1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매년 수십만 시간의 노동력을 절약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AI로 책임감 있고 정확한 자동화를 이루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막대한 이익은 필요한 투자를 정당화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런던에서 연례 AIUK 행사를 주최한 앨런 튜링 연구소는 “그것은 정부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시민 지향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국민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며 공무원들이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더 로봇화될 공무원 서비스
각국 정부에서 국가의 공공 서비스 제공에 드는 관료적 비용과 간접비를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 왔고, 많은 정부들은 AI가 이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영국 정부에서도 내각부의 70명으로 이뤄진 전문가 팀이 현재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AI를 도입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다우든 부총리는 이에 대해 “그것이 사람들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기술의 향상이 공무원들로 하여금 더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AI를 이용해) 연간 240억 파운드(약 41조 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AI의 신속한 채택을 통해서만 우리가 더 작은 상태의 더나은 서비스로 가는 기속가능한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절감액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신의 직업을 로봇이 떠맡게 되나?···육체적 직업이 가장 큰 위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면서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직업군 내 변화는 어떻게 이뤄질까.
뉴욕에 본사를 둔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지난해 7월말 발표한 보고서는 자동화로 인해 잃게 될 여러 일자리와 어떤 직업이 가장 위험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기계 조작원과 패스트 푸드 노동자를 포함한 예측 가능한 환경의 육체적 직업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정원사, 배관공 또는 아동 및 노인 돌봄 공급자와 같은 직업은 2030년까지는 덜 자동화가 될 것이다. 이들은 기술적으로 자동화하기가 어렵고 종종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동화가 덜 매력적인 사업 제안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직업군 vs 쇠퇴하는 직종
맥킨지에 따르면 2023년 4월 현재 190만 개의 미국에서는 이미 일자리가 충원되지 않아 불균형이 있는 의료 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일자리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의료 보조원, 의료 기술자 및 건강 분야 종사자를 위한 350만 개의 일자리, 그리고 추가로 200만 명의 의료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맥킨지는 또 “우리는 2030년까지 STEM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23% 증가할 것으로 추가로 추정한다. 비록 2023년에 기술 부문의 해고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경제가 계속 디지털화됨에 따라 모든 규모와 분야의 회사들 사이에서 기술 인재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바꾸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은행, 보험, 제약 및 의료 분야의 고용주들은 주요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급 기술을 갖춘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운송 서비스(집앞 배송) 부문은 2030년까지 일자리가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쇠퇴하는 직종은 무엇일까.
향후 가장 큰 일자리 감소는 사무지원, 고객서비스, 음식서비스 등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소매판매원 83만 명, 행정보조원 71만 명, 계산원 63만 명의 손실 외에 점원 수요 감소로 미국내 16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일자리들이 감소하는 이유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인 반복 작업, 데이터 수집 및 기본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부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또한 “미국 제조업 전반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 일자리가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이 부문에서 전통적인 생산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기술 및 디지털 분야의 숙련된 역할은 점점 더 많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고 쓰고 있다.
이어 “전반적으로, 우리는 더 높은 수준의 교육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대한 수요의 증가, 그리고 통상적으로 대학 학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의 감소를 예상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