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솔루션들의 운명···스마트폰·SW·앱의 향배

휴메인의 AI핀은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발전이 소비자 기술의 얼굴을 바꾸기 전에 너무 일찍 발표된 기기의 대표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휴메인)

‘인공지능(AI) 시대의 기기는 현재의 스마트폰 중심에서 다른 어떤 기기로 변화할까. 스마트폰은 그 점에서는 잠시 한숨을 돌려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앱은 그렇게 많이 쉴 수가 없다. 온디바이스 AI 트렌드는 휴대폰을 살리면서 더 편리하게 만들어 것이며, 자동화에 따라 앱을 필요없게 만들며, 기기의 소프트웨어(SW)를 재창조해 기기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식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IEEE스펙트럼과 더버지 등의 매체는 올초부터 IT기기 사용자들의 ‘반짝’ 관심을 받은 새로운 형태의 온디바이스 AI 기기인 휴메인 AI핀과 래빗의 R1 핀의 향후 전망, 기존 스마트폰의 미래, 그리고 AI 기기 등장에 따른 앱과 소프트웨어(SW) 미래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두 매체는 직접 사용기와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휴메인의 AI핀과 래빗의 R1에 대해서는 너무 설익어 실패와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이들의 등장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들에게 광대한 AI기기의 세계를 열어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올초 등장해 각광을 받다가 실패작으로 결론나는 분위기인 두 AI 기기에 대한 평가, 그리고 AI 등장 이후에도 살아남으리라는 스마트폰과 앱의 운명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한다.

참신한 시각을 보여준 휴메인 AI핀과 래빗 R1이 왜?

휴메인 AI핀은 정보를 표시하기 위해 프로젝터를 사용한다. 이 투영 이미지는 실외에서 보기 힘든 점이 여러 단점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휴메인)

올 봄 두 AI 기반의 기기인 휴메인 AI핀과 래빗 R1가 굉음을 내며 각 IT 매체를 떠들썩하게 장식했다. 둘 다 AI 자동화, 그리고 항상 존재하고 도움이 되는 AI 비서와의 원활한 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반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이들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굳이 전문가들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많은 매체들이 사용기를 통해 AI핀과 R1이 공통적으로는 긴 응답시간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고 잘 작동하지 않는 점에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데 따른 프라이버시 문제를 꼽았다. AI핀은 여기에 기기 과열 문제와 야외에서 보이지 않는 디스플레이 문제까지 더해 더욱 혹평을 받았다.

저명한 테크 평론가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휴메인 AI 핀을 “내가 검토한 것 중 최악의 제품”이라고 불렀고, 래빗 R1에 대해서는 다소 친절한 “거의 검토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잔신 랩스(Zanshin Labs)의 수석 UX 연구원인 존 파고니스 박사는 “이 새로운 소비자 기기들은 이미 사용 가능한 것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으며, 이 두 가지 기기의 작업은 모두 실패했다”고 봤다. 그는 “(이 기기들이 풀어야 할)문제는 무엇인가? 그것들이 다루는 것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그것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나은 평가를 받는 래빗 R1에 대해 IT 매체 테크 와이어는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인기 있는 기기들과 비슷하다. 래빗 OS를 통해 음악 재생, 자동차 주문, 식료품 구매, 메시지 보내기 등과 같은 다양한 작업들을 하나의 간소화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그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기능들을 위한 카테고리 기반의 카드들을 보여주며, 화면은 주로 모델의 출력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래빗의 혁신적 접근법 중 하나는 기존 앱과 통합하는 것이다. 래빗은 수많은 API를 개발하고 R1에 대한 개발자 지원을 구하는 대신 스포티파이·우버 같은 인기 있는 앱과 인간의 직접적 상호작용을 통해 대규모 행동모델(Large Action Model·LAM)을 훈련시켰다. 이 훈련 접근법은 LAM이 기능을 인식하고 그것의 지식을 다양한 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더버지는 래빗의 이같은 접근법에 “R1은 어떤 작업은 직접 수행할 수 있지만, (이를 수행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래빗홀’로 불리는 웹 포털이 활용된다. 또한 R1에 복잡한 앱을 사용하도록 교육하는 데는 래빗의 가상 머신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다양한 사용자와 플랫폼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래빗 R1의 목적은 다면적이지만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다. 그것은 휴대폰을 대체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지만 영상 통화 및 SIM 카드 지원과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주로 음성 비서로 기능하는 그것은 또한 스크린과 카메라를 포함한다. 이러한 일련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래빗은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서비스에 로그인하도록 요구하고 있음에도 래빗 OS의 설계에서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를 우선시한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래빗의 AI 모델에 기존 앱을 사용하도록 교육함으로써 기존의 광범위한 운영 체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우회한 래빗의 전략은 흥미롭다. 새로운 AI 기반 하드웨어의 맥락에서 래빗 R1은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단일 인터페이스인 슈퍼 앱으로 두드러진다. 래빗은 래빗 OS를챗GPT가 웹 검색에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유사한 전통적인 앱 스토어의 대안으로서 보고 있다. 이 비전은 야심 차지만 도전과 복잡성이 없지 않다”고 온건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더많은 사용기들이 올라오면서 혹평쪽의 평가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렇다면 휴메인 AI핀과 래빗 R1은 이대로 과대 포장된 AI 기기로 치부되면서 끝나게 되는 걸까. IEEE스펙트럼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면서 기술확산을 촉진한 점을 두 기기의 긍정적 면으로 꼽았다. 이어 휴메인과 래빗은 실패했지만 이 새로운 기기들을 혼란에 빠뜨린 문제 해결책역시 기기에 AI를 넣는 방식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 기술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고 쓰고 있다.

AI기기의 해결책 소형 LLM···챗GPT, 거기 있나?

앞서 나온 AI 기기 문제점 해결책으로 소형 LLM이 거론되고 있다. 애플은 새 아이패드 프로 태블릿을 통해 데뷔한 M4가 지금까지 애플이 내놓은 가장 빠른 신경엔진 칩이라고 밝혔다. (사진=애플)

오늘날 최고 AI인 거대 언어 모델(LLM)은 공통의 적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긴 (응답)대기시간이다. 사람들은 두드리거나 말할 때 반응을 기대하지만 최고의 LLM은 데이터 센터에 상주해 지연을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이 휴메인과 래빗의 고민의 핵심이다. 기기 평가자들은 이 기기들이 반응이 느리고, 인터넷 접속이 신뢰할 수 없거나 사용할 수 없을 때 쓸모 없다고 불평했다.

해결책은 기기에 LLM을 장착하는 것이다. 그리고 올들어서 이와 관련한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 4월에 발표된 메타의 라마 3,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이 3, 애플의 오픈 LEM은 모두 소형 AI 모델의 품질에 큰 개선을 가져왔다. 애플, 인텔, AMD, 그리고 퀄컴과 같은 칩 제조업체들도 노트북,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에 있는 AI 코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며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소비자 기기에 LLM을 도입하는 것은 또 다른 핵심 문제인 프라이버시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래빗의 R1은 앱과 서비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대규모 행동모델(Large Action Model·LAM)을 사용하지만, 일부 IT기기 평가자들은 그 아이디어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LAM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기 위해 로그인과 비밀번호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래빗 R1은 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것이 사용하는 AI 모델은 클라우드에서 호스팅되기 때문에, 데이터는 필연적으로 기기 밖으로 전송된다.

AMD의 엔지니어인 드위트 첸나는 최근 “PC나 휴대폰과 같은 기기에서 실행하기 위해 [LLM을 (기기에) 쑤셔넣는 것에 많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PC, 심지어 모바일 기기에서 실행되는 실제 [AI] 적용을 보게 되기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이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들의 정보를 클라우드와 공유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고니스는 박사도 이 의견에 동의하면서 가장 큰 기술 회사들이 이미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글이 구글 I/O연례행사에서 더 나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미니 나노를 기기에 실행한 것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애플도 따를 것이라고 확신하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기기에서 작동하는 더 작고 빠른 LLM은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있지만, 휴메인과 래빗 기기의 실수를 즉각적으로 보상해 주지는 못한다. 두 회사 기기 모두 사용 편의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설계 실수를 저질렀다.

AI 기기를 신포도로 만든 설계상의 문제

래빗의 R1(사진)과 휴메인의 AI핀은 제품의 유용성을 파악한 다음 쉽게 만드는 제품 발견의 기초적인 부분에서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진=래빗)

프리랜서 UX 디자이너이자 UX의 미래 팟캐스트 진행자인 패트리샤 라이너스는 “나는 이 기술들(AI핀과 R1)이 정말 흥미롭고 또한 매우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기술은 ‘작동’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사용성 문제는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라이너스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AI 야망에서 한 걸음 물러나면 휴메인과 래빗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메인 AI 핀은 자주 사용하면 과열될 수 있고 정보를 표시하기 위해 프로젝터에 의존하는데, 이것은 야외에서 핀을 사용할 때 문제가 된다. 래빗은 일부 메뉴에서 R1의 터치스크린을 비활성화하지만 다른 메뉴에서는 비활성화하지 않아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라이너스는 이것이 이 내용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첫 번째 아이디어부터 기기나 제품을 일찍 테스트하라. 시제품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라이너스와 파고니스는 휴메인과 래빗의 운명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라이너스 UX디자이너는 “휴메인 AI핀의 디자인 문제가 고쳐질지에 대해 의심스럽지만 래빗 R1의 ‘반쯤 익은’ 기능은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고니스 박사는 더 회의적이었다. 그는 “내가 보기엔 (휴메인과 래빗은) 제품의 유용성을 파악한 다음 쉽게 만드는 제품 발견의 근본적인 연습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AI, 휴대폰을 살리고 앱을 죽이며 SW를 재창조한다

제미나이 나노 AI가 들어간 픽셀 8 프로 스마트폰(왼쪽)과 나노2 버전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구글, 퓨처)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에 동의했다. 그것은 초기 AI 기기의 실패는 경기장을 애플, 구글, MS에 활짝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라이너스는 “애플과 구글은 잠을 자지 않고 있다”며 “그것이 래빗 R1과 휴메인 AI 핀이 출하를 서두른 이유다. 그들은 큰 플레이어들이 거기에 매달려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고니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빅테크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측했다.

그는 “누가 이길까? 구글과 같이 여러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다. 그것은 애플처럼 사용자 경험을 통제한다. 그리고 애플과 구글 그리고 물론 MS와 같은 여러분과 관계를 맺는다”고 말했다.

IEE스펙트럼은 “그것은 실망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미래 AI 지원 기기들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즉, 그것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스마트폰들처럼 보이고, 느껴지고, 그리고 기능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라이너스는 그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AI는 미래 소비자 기술의 외관과 느낌을 재창조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가 컴퓨터,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의 재창조를 촉진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라이너스는 “휴대폰을 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앱들, 이 모든 다른 알림들. 그것은 너무 많다. 그것은 지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와 기술간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이런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있다”면서 “애플과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휴메인과 래빗이 한 약속들, 즉 ‘단순화된 AI 운영 체제(OS)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예측하고 일반 업무 자동화를 충족시키는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믿는다.

라이너스는 “스마트폰이 그 기기의 잠금을 해제한 후에 사용자들에게 더 적은 선택권을 제공한다면 사용하기에 더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휴대폰이 심지어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에 의해 제어되는 자동화로 앱들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즉, “사용자들은 정말로 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목표가 있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게 있고, 마치고 싶은 게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자 디자이너로서 사용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I시대는 휴대폰을 살려두되 앱을 죽이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기능을 재창조하게 만들 것이라는 얘기는 점점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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