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버티컬 AI로 패러다임 전환..."산업별 특화 솔루션이 경쟁력"

범용 AI의 한계 극복 위해 산업별 특화 AI 도입 활발
의료·법률·금융 등 전문 분야 AI 도입 활발

AI 시장이 범용 AI에서 산업별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버티컬 AI'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버티컬 AI는 특정 산업 및 분야에 맞춰진 특정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도메인의 심층적인 지식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다양성을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학습했다면, 버티컬 AI는 특정 산업의 고유 전문지식과 심층 정보를 학습해 더 정확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지능정보원의 '버티컬 AI로의 변화 및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기존 LLM이 의료, 법률, 금융 등 전문 영역에서 요구되는 고도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버티컬 AI는 산업 최적화, 문제 해결과 혁신, 전문성 및 정확성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각 산업 분야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내 버티컬 AI 영역은 32억 달러로 전체의 10.2%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성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7억 7천만 달러에서 2032년 2,105억 2천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visionresearchreports 홈페이지 캡쳐)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버티컬 AI가 활용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뉴런스 커뮤니케이션이 의사와 환자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요약해주는 'DAX Express'를, Viz.ai가 뇌졸중 초기 징후를 식별하는 AI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뷰티 분야에서는 로레알이 Gen AI 기반 뷰티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하이퍼 개인화 기술을 선보였으며, 시세이도는 AI와 AR 기술을 결합한 뷰티 AR 네비게이션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산업별로 특화된 AI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루닛이 AI 기반 유방암 검진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뷰노가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를 선보이며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전립선암, 폐질환, 뇌졸중과 치매 관련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법률 분야에서는 로앤컴퍼니가 판례 검색과 법률문서 작성을 돕는 AI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BHSN이 계약서 번역 및 검토를 지원하는 '앨리비 CLM'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뷰티 분야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AI 기반의 '컬러테일러' 앱은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150개가 넘는 약 6,000개의 입술 제품 중 사용자의 퍼스널컬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립스틱을 선정하고, 이를 '립 팩토리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즉석에서 제조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CES 2024에서는 입술 진단, 케어, 메이크업이 가능한 '립큐어빔' 디바이스를 출품해 주목받았다.

룰루랩은 AI 피부 비서 디바이스 '루미니'로 한 번의 얼굴 촬영으로 모공, 주름, 피지, 색소침착, 홍조, 여드름, 다크서클 등 7가지 피부 항목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며, 고운세상코스메틱은 41만 건의 피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피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AI 기반 이상금융거래 탐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올거나이즈는 금융 특화 AI 언어모델 '알리 파이낸스 sLLM'을 출시했다. 또한 여러 핀테크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신용평가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도 버티컬 AI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CJ ENM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환각에 빠진 주인공이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을 걷는 장면을 생성했다. 지름 20m에 달하는 초고해상도 타원형 LED 화면에 AI로 만든 자작나무 숲 이미지를 구현하는 등 촬영 기법의 혁신을 이뤄냈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AI 디에이징 기술을 통해 60대 배우의 30대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했으며,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은 배우나 실제 촬영, CG 기술 없이 AI만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이 제작한 영화 'Poem of Doom'(출처=스튜디오 프리윌루전 홈페이지)

한국지능정보원은 "버티컬 AI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산업별 특화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산업별 AI 도입을 지원하고, 뷰티와 같이 경쟁우위가 있는 특화 분야를 선정하여 실효성 있는 데이터셋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버티컬 AI 시장은 의료와 뷰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일부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정책적 지원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특히 K-뷰티, K-미디어와 같은 한국의 강점 분야에서 버티컬 AI 개발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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