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전쟁]③MS, 혁명 기업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대연합’

20년 글로벌 검색 제왕의 치세를 구가 중인 구글과 신흥 AI강자 오픈AI-MS 연합군 간에 인공지능(AI) 기반 인터넷 서비스를 둘러싼 패권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이는 향후 본격화랄 AI 서비스 패권 전쟁의 서막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동안 구글검색에 눌려 지내던 빛바랜 ‘빙’ 검색 운영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화형 AI 챗봇인 챗GPT로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오픈AI와 기술 투자와 제휴를 더욱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글로벌 검색제왕 구글과 AI 혁명 기업인 오픈AI의 기술을 등에 업은 MS 동맹군과의 한판 대결도 불가피해졌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봇물처럼 이어질 AI기반 서비스 경쟁의 예고편일 수도 있다.

구글이 오는 5월 자사 ‘I/O’ 행사에서 AI기반 검색 등 20종의 AI 제품을 내놓는다는 뉴욕타임즈(NYT)의 지난 20일자 보도가 나왔고, 하룻 만인 21일에는 ‘검색 제왕’ 구글의 20년 검색 천하를 위협 중인 오픈 AI가 월 42달러(약 5만원)짜리 유료 챗GPT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링크드인 포스트가 떴다. (리투아니아 출신 금융 기술 전문가인 리나스 벨리우나스는 21일 자신의 링크드인에 오픈AI가 일반 챗GPT에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월 42달러짜리 ‘챗PT 프리미엄 에디션’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이어 23일에는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질문만 하던 전문가가 말하듯 자세히 답해주는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AI기반 챗봇인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제휴한다고 발표했다. 자사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오픈AI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였다. 익명의 소식통은 “MS의 투자규모가 몇 년에 걸쳐 100억달러”라며 기존 소문을 확인했다.

AI기술의 발전과 상용화 움직임은 이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구글의 20년간 검색 아성까지 뒤흔들 정도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검색 제왕 구글과 이를 위협하는 혁명 연합군 오픈AI와 MS의 움직임을 들여다 봤다. 우선 챗GPT 대응에 나선 구글의 움직임 안팎, 또 리투아니아의 금융기술 전문가가 밝힌 오픈AI의 챗GPT 프리미엄 서비스, 이미 오픈AI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100억달러(약 12조 3400억원)를 투자해 AI비즈니스로 IT제왕 복귀를 노리는 MS의 움직임 등을 살펴봤다.


①구글, 창업자까지 불러낸 비상회의···5월 AI검색 공개

②오픈AI, 챗GPT 프리미엄 에디션으로 구글에 포문

MS, 혁명 기업 오픈AI100억달러 투자···‘대연합


MS, AI혁신 촉진위해 오픈AI와 연합군 결성

MS는 오는 3월말 혁신적 AI기반 챗봇인 챗GPT와 결합한 빙(오른쪽)을 내놓고 20년간 인터넷 검색 제왕으로 군림했던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오픈AI의 지난해 11월말 챗GPT 발표에 이어 구글을 더욱 자극한 것은 MS의 움직임이다.

지난 4일 디인포메이션은 MS가 그간 오픈AI 투자 후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로 오픈AI 기술 개발에 협력해 온 데 이어 3월말에는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과 자사 제품들에 결합한 버전을 개발해 소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구글 검색을 위협할 것이다. 이어 MS의 1만명의 직원 해고 발표, 그리고 세간의 소문 그대로 오픈AI에 대규모 투자와 제휴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지금까지의 움직임을 보면 MS는 1만명의 대규모 직원 해고와 AI 부문에 대한 100억달러 투자를 맞바꾼 것으로 보인다. MS는 과연 어떤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나델라 CEO와 빌 게이츠 MS 창업자의 발언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MS와 오픈 AI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다

MS와 오픈AI는 서로 맞아떨어진 이해 관계를 바탕으로 구글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구글/알파벳의 키워드 기반 쿼리(질의) 모델은 검색 엔진을 사용해 웹에서 특정 용어들을 검색한 다음 사용자가 유용한 정보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픈AI의 챗GPT는 일반 질의는 물론 정치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같은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으로 응답하며,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사용자가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끝까지 파고들 수 있게 한다. 이 챗봇은 구글 검색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파란색 링크 목록과 달리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쿼리에 응답하고 대화를 계속하며 후속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오픈AI의 잠재력을 알아본 MS는 이미 2019년, 2021년 총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오픈AI 내부에서도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목표는 결국 구글/알파벳, 아마존, 메타같은 급성장하는 AI분야의 주도적 기업들과 경쟁하고 이겨내는 것이다.

이런 MS가 이미 지난해 말 시작된 오픈AI와의 투자 계약 체결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본 것 같다. 올들어 이달 초 MS는 애저에 챗GPT를 추가할 계획이며 지난 2021년 공개된 이후 제한된 고객층에게만 제공됐던 ‘애저 오픈AI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들에게 챗GPT가 기반한 GPT-3.5 언어시스템 은 물론 텍스트 프롬프트만 제시하면 이미지를 생성해 제공해 주는 ‘달리’ 모델과 같은 다양한 오픈AI툴에도 접근할 수 있게 허용한다. 이를 통해 애저 고객들은 클라우드에서 가동되는 자신의 앱에서 오픈AI를 사용할 수 있다.

마침내 지난 23일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는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첨단 AI연구를 책임감 있게 진전시키고 신기술 플랫폼인 AI를 민주화하기 위한 야망을 공유하면서 오픈AI와 제휴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픈AI도 이에 화답해 “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이용해 모든 AI 모델을 교육하고 MS의 투자로 독자적인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MS의 이 거래는 자사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픈AI의 다양한 AI모델 훈련에 사용함으로써 애저 클라우드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 아누라그 라나는 “이번 거래로 촉발된 애저 사용이 MS가 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싸우는 데 있어서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언급하며 “이는 MS가 AWS와의 격차를 더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오픈AI와의 제휴 투자 발표문에서 “MS 애저 클라우드를 사용해 모든 AI 모델을 교육하고 MS의 투자로 독자적인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픈AI로서도 더많은 자금과 클라우드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다. 방대한 양의 AI모델 훈련 데이터를 처리하고 달리(DALL-E)와 같은 프로그램이 몇 단어만을 가지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해 낼 수 있도록 점점 더 복잡한 모델을 실행하기 위해서다. 또한 챗GPT가 프롬프트나 쿼리에 대응해 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유사한 대화 텍스트를 만들어 내도록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그렇다.

챗GPT를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에 약 1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 챗봇은 MS의 애저 클라우드에서 호스팅되기 때문에 오픈AI는 물리적 서버룸을 살 필요가 없다. MS는 A100 GPU 하나에 시간당 3달러를 부과하며, 챗GPT에서 생성되는 각 단어의 가격은 0.0003달러이다. 이는 채팅 GPT의 단일 응답이 회사에 최소 1센트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그 최적의 자원을 제공할 저수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오픈AI의 투자자들 때문에 두 회사 간 투자 거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한 소식통은 오픈AI가 이익 상한선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100배 이내로 제한된다고 말한다. 이 투자금이 이 한도에서 상환될 때까지 MS는 오픈AI 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직원에게 가는 것 이외의 모든 이익금은 오픈AI의 비영리회사로 들어간다.

중요한 것은 현재 챗GPT는 무료지만 유료화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오픈AI가 이 인기 있는 AI 챗봇인 ‘챗GPT’를 수익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오픈AI의 42달러(약 5만원)짜리 챗GPT프로페셔널 프리미엄 서비스 버전을 내놓았다는 최근 소식이 그것인 셈이다.

MS 향후 비전은 다양한 AI 활용, 그리고 양자컴퓨팅

WEF에서 대담중인 사티아 나델라 MSCEO.(사진=WEF 유튜브)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가 MS와 오픈AI의 관계를 더욱 심화한다는 발표를 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챗GPT가 검색의 난공불락인 구글을 위축시킬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는 데 따른 인기가 확산되면서 결국 20년 검색 아성 구글을 움직일 정도가 됐다.

드디어 구글검색 천하에서 눌려지내던 MS에도 빌 게이츠 치하의 윈도 전성기같은 황금기가 다시 오는 걸까. 그렇다면 MS는 무선 생각을 가지고 뭘,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걸까.

사티아 나델라의 최근 공식 발언과 억만장자 빌 게이츠 MS 창업자의 AI와 챗GPT에 대한 발언은 MS의 미래 사업방향을 짐작케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나델라 MS CEO는 지난 16~20일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2023) 기간 중 “인공지능(AI)의 황금기가 진행 중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일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의 미래는 단지 기술과 도구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리 관행과 직장에 대한 감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점점 더 많은 방법을 제공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나델라는 MS가 챗 GPT와 같은 새로운 AI 도구에 대한 접근을 개방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나는 이 기술들이 사람들에게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 개발자 역할을 한다고 본다”며 챗GPT 기술의 최근 사용이 효율성을 가져온 두 가지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첫 번째는 실리콘밸리의 전문 코더(프로그래머)가 챗GPT 모델을 사용해 더 나은 코드를 더 빨리 작성할 수 있도록 도움받음으로써 생산성을 80%나 높인 사례였다.

두 번째는 AI가 인도 시골사람들의 삶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다양한 사례다.

그가 제시한 대표적 사례는 인도의 특정지역 방언 하나밖에 모르는 농부가 챗GPT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불투명한 정부 프로그램에 인터넷으로 액세스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델라는 챗GPT가 최신 정보와 자원은 물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공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챗GPT가 의료 질문에 답하고 정확한 진단 제공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시골 지역 인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 옵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잠재적으로 시골사람들에게 비용 절감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챗GPT가 시골 인도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과 교육 옵션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챗GPT는 빠르고 정확한 번역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챗봇은 마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자료와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공할 수 있다.

‘인도’를 ‘전세계’로 그대로 바꿔 놓고 다시 보면 MS호 선장 나델라의 비전이 그대로 읽힌다.

나델라는 “AI는 S-곡선의 시작에 불과하다. 장단기 기회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한 나델라 CEO는 향후 MS가 양자 컴퓨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회사가 차세대 양자 컴퓨터를 위한 모든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S는 양자 패권을 달성할 것이며 범용 양자컴퓨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오른쪽)가 다보스 WEF2023에서 클라우스 슈밥 WEF창립자와 AI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WEF 유튜브)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왼쪽)와 빌 게이츠 MS창업자의 최근 발언은 두사람이 MS의 AI 비전에서 서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사티아 나델라의 AI 잠재력 관련 발언은 지난 11일 빌 게이츠가 소셜뉴스사이트 레딧의 AMA(Ask Me Anything) 세션에 등장해 한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빌 게이츠는 레딧 세션에서 물음에 답하는 동안 AI가 가까운 미래의 기술 전환(shift)에서 많은 약속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어떤 기술이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AI는 큰 것(big one)”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웹3가 그렇게 컸거나 메타버스만이 혁명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AI는 꽤 혁신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픈AI와 함께 향상되고 있는 속도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게이츠 재단의 맥락에서 그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고 흥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튜터(교사)를 갖고 싶다. 우리는 의사에게 접근할 수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한 의학적 도움을 원한다. 저는 여전히 MS와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매우 가깝게 따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장 겸 CEO의 발언과 빌게이츠 MS 창업자의 발언은 왜 MS가 그처럼 AI에 악착같이 투자하고 있고, 경쟁사들이 잇따라 뒤따르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지난 24일 MS가 자사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0월~12월)에 전년동기비 매출 1.9% 증가,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7.3%와 12.5%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MS가 최근 보여준 AI에 대한 강력한 추진 움직임으로 일부 분석가들은 MS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주식에 대해 열광하고 있다. 시장도 최근의 MS의 단기적 압박이라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오픈AI 챗GPT 발 AI 비즈니스 선점 경쟁은 향후 글로벌 IT기업간 비즈니스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카카오 브레인), KT,SKT 등도 거대 글로벌 IT기업의 AI 경쟁에 가세해 AI사업에 투자하면서 AI 본격화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SKT)

이같은 추세는 이미 국내 기업들의 미래 비즈니스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카카오 브레인), KT, SKT 등이 이같은 글로벌 IT기업의 거대한 미래 비즈니스 경쟁에 가세해 본격 AI시대 진입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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