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번 도입해보시겠습니까?"..."좋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AI 요약] 'AI 바우처'는 인공지능을 공급하거나 필요한 기업에 AI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AI 바우처 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현업에서는 세금과 지원금 낭비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AI 솔루션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기업에 제공하는 편법도 발생하며, 납품업체에서는 수요기업을 찾아서 로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AI 바우처 지원 사업에 560억원을 투입한다. AI 기술력 제고와 시장 활성화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정부의 눈먼 돈을 따먹고 낭비한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AI 바우처'는 인공지능(AI)을 공급하거나 필요한 기업에 AI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에게는 자사의 AI 기술을 알리고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반대로 AI 기술 적용이 필요한 수요기업은 고가의 AI 기술 활용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산업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도입됐다.

도입 첫해인 2020년에 약 391억원의 투자 성과를 냈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2021년에는 200개 과제 선정을 목표로 560억원 규모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또 올해에는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한 중견기업까지 지원범위를 확대한다.

바우처를 이용하는 기업인 수요기업에 선정되면 최대 3억원의 바우처가 제공된다. AI 수요기업은 자사 맞춤형 AI솔루션 공급기업 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송경희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AI 바우처를 통해 인공지능 도입이 필요한 기업에게 최적의 기술을 공급하여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없나?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AI 바우처 사업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현업에서는 세금과 지원금 낭비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AI 솔루션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기업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솔루션을 억지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공급업체로서는 수익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요기업 측에 바우처 금액의 일부를 페이백 해주는 방식의 변칙 영업이 성행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AI 공급업체의 임원은 "몇 개의 사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추가적인 사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수요기업을 직접 찾아서 로비를 해야 한다. 수요기업 자체가 AI 솔루션을 공급 받기를 귀찮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은 규모의 기업에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대신 일정 비율의 사업비를 현금으로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다.

이 임원의 말에 따르면, 주변에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영업 행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눈먼 돈을 못 받아 먹는 회사가 바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바우처를 이용하는 수요기업은 공모 형식으로 선정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검증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며, "현재 발견된 문제점은 없는데, 일부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링크) 과기정통부 AI 바우처 사업설명회 유튜브 영상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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