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를 넘어 DXA, 디지털 플랫폼의 ‘역세권’을 찾아라

고객의 디지털 여정에서 일어난 일을 찾고 ‘왜’를 분석한다
한승읍 컨텐츠스퀘어 한국 영업대표 “DXA 플랫폼은 고객의 디지털 바디 랭귀지를 찾는 도구”
디지털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기업들은 고객의 디지털 여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미지=픽사베이)

공급이 한정적인 시대에 기업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일방적인 홍보를 하고 고객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입장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유저의 활동은 웹을 넘어 모바일, 앱 등으로 다양해 졌다.

즉 다양한 루트로 유입되는 고객의 디지털 여정을 파악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 받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다행히 디지털 시대에 고객이 남긴 디지털 흔적은 데이터로 남아 기업들의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시대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의 여정은 너무나 복잡해 졌다. 고객의 관심사나 상황, 호불호를 즉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환경은 그 변덕스러운 변화를 세심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이를 테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검색이나 광고를 통해 구매 사이트에 유입시키는 것까지 성공했다 해도 알 수 없는 이유, 혹은 불편함으로 최종적 목표인 구매까지 이르지 않는 고객이 많아진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CDP(고객데이터플랫폼) 등의 수단, 이른바 마케팅 테크놀로지(마테크) 솔루션을 통해 온라인 환경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세분화하고 행동을 예측하며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잖은 고객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이탈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CDP보다 좀 더 고도화된 고객의 경험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른바 ‘디지털 경험(유저행동) 분석(DXA, Digital Experience Analytics)’ 플랫폼이다.

DXA 플랫폼, 고객의 경험을 분석한다

DXA 플래폼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는 방식을 넘어 디지털 여정에서 고객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가’로 시작해 그 일이 ‘좋은 경험인지 나쁜 경험인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심층 분석한다. 기존의 CDP 툴은 고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만을 알 수 있게 한다면 DXA는 고객이 직면한 불편한 경험을 분석하고 그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개선책까지 제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마테크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DXA 플랫폼으로 최근 부상하는 기업이 컨텐츠스퀘어다.

글로벌 DXA 플랫폼으로 최근 우리나라에도 직접 영업을 시작하고 있는 ‘컨텐츠스퀘어’의 한승읍 영업대표는 “2012년 프랑스에서 1인 기업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었던 컨텐츠스퀘어는 단 10년만에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까지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 시장에서 인정받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나아가 한국 시장 진출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DP와 저희 서비스는 조금 다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마테크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예를 들어 저희 DXA 플랫폼은 웹과 앱, 디지털 디바이스 안에서 고객들의 행동 이를 테면 ‘디지털 바디 랭귀지’까지 파악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특정 구간에서 하는 행동이 짜증인지 당황인지까지 파악을 하는 거죠.”

한 대표의 말에 따르면 컨텐츠스퀘어의 DXA 플랫폼은 각각의 구간에서 고객이 취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주목한다. 어떤 상황에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지, 어떤 상황에서 반복적인 클릭을 하는지, 스크롤를 내리는지가 모두 DXA 플랫폼의 분석 대상이다. 즉 고객이 이탈하는 구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불편함을 분석한다는 말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넘어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주목한다

한승읍 컨텐츠스퀘어 한국 영업대표.

컨텐츠스퀘어의 접근법은 고객의 디지털 여정에서 고객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넘어 그 일이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주목하는 식이다. 웹분석 도구인 구글 애널리틱스, 어도비 애널리틱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한다면, 컨텐츠스퀘어의 DXA 플랫폼을 통해서는 UX적인 문제까지 짚어보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데이터가 보여주는 숫자를 넘어 ‘경험’을 분석하는 단계를 거치는데, 이때 고려하는 것이 스와이프율, 스크롤율, 마우스의 이동경로, 양식 관련 상호작용, 마찰, 상호작용 불만족, 망설임 시간, 콘텐츠 참여도, 가시성 및 소비 시간, 영역별 수익 및 전환 등으로 다양하다.

한 대표는 이를 ‘기술적인 레코딩’이라고 표현했다. 고객에게 특정 경험이 발생하는 구간의 상황의 레코딩하듯 재생성하고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에서 고객들이 유난히 스크롤을 내리고 콜센터를 집중적으로 클릭하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일단 그 부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파악한 거죠. 그런 후 각각의 고객 패턴을 재생성하고 그 결과로 ‘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니 그 국가 고객들이 콜센터에 주로 물어보는 것이 보증기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콜센터 번호를 찾지 못한 고객들은 그 과정에서 이탈하게 되고요. 이런 상황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주는 것이 저희 플랫폼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고객의 데이터는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구글, 어도비 애널리틱스 데이터다. 최근 구글, 애플 등의 개인정보 정책 강화에 따른 서드 파티 데이터 차단 문제와는 한발짝 떨어져 있는 셈이다.

이러한 컨텐츠스퀘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커머스, 리테일은 물론 금융, 자동차 제조사까지 다양하다. 때로는 B2B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업 등에서도 경험 분석의 고도화를 위해 활용하기도 한다.

컨텐츠스퀘어가 자신하는 DXA 플랫폼의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22일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되는 ‘마케팅 테크놀로지 인사이트’에서 한 대표가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우리 디지털 플랫폼의 역세권 분석하기’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발표를 통해 “특정 부서가 아니 어느 부서라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DXA 플랫폼의 효용성을 알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저희 플랫폼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생각해보다가 ‘역세권’을 떠올렸어요(웃음). 고객이 디지털 여정 속에서 전환율이 높게 나타나고 매출이 제일 많이 일어나는 구간은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많은 고객들이 그 과정에 진입하지 못하고 근처를 서성이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 강연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이 몰리는 역세권을 저희 DXA 플랫폼으로 어떻게 찾아 내는지를 말씀드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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