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비대면·온라인 개막에도 돋보인 삼성·LG의 혁신

지난 1여년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산업 분야가 없다. IT 관련 산업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올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1이 1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개막하게 됐다. 글로벌 업체들의 새로운 혁신 기술과 제품을 직접 보고 느끼는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현장감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CES에서 공개된 미래비전의 전파력 측면에서는 전혀 부족하지 않은 행사였다.

아무래도 이번 CES 2021에서 가장 주목하게 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우리나라 기업이면서도 글로벌 전자·IT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기업이라는 점에서 매번 CES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바 있다. 특히 중국의 화웨이를 비롯한 주요 참여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삼성과 LG에 쏟아지는 관심은 더욱 커졌다.

올해 CES 2021의 키워드는 '일상' '집' '사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일상의 소중함이 중요해졌다. 집과 사람도 마찬가지다. 집이 가장 안전한 장소이자 재택근무, 그리고 미래신기술을 접목해 사람이 더욱 편리하고 편하게 쉬고 머무를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여기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테크 트렌드고, CES 2021의 주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이에 맞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신기술이 어떻게 사람과 어울려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지, 미래 기술 트렌드가 이들 기업의 온라인 컨퍼런스만 봐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세션을 꾸렸다.

'보다 나은 일상'을 보여준 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의 온라인 컨퍼런스는 잘 짜여진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됐다.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CES라는 가전쇼 성격에 맞게 삼성전자의 신제품 소비자 가전 비스포크 등 맞춤형 가전을 소개하고 미래형 로봇까지 공개했다.

컨퍼런스는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승현준 사장이 진행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는 집(Home)을 중심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혁신 제품과 AI, IoT 기반 서비스를 소개했다.

 

특히 AI 기능 탑재된 로봇에 많은 시간을 들였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인텔의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 청소기 '제트봇 AI' 신제품과 이를 활용해 반려동물을 돌보는 '스마트싱스 펫'은 일상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승현준 사장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까지 등장해서 삼성 제트봇 AI가 동물이 어질러 놓은 곳을 알아서 청소하고, 음악을 들려줘 휴식을 취하게 하는 등의 시연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인 '삼성봇 핸디'로, AI가 스스로 물체의 형태나 위치를 파악해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등 집안일을 한다.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물을 가져다 주는 등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온라인 댓글에 언제 이 로봇이 출시되는 지에 대한 문의 등이 폭주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승 사장은 삼성의 웨어러블 로봇, 서빙 로봇 등의 기술에 대해 소개하면서 "로봇은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다. 삼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개인 취향과 주거공간에 맞는 제품 타입과 색상을 선택하도록 한 비스포크 냉장고와 CES 2021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마이크로LED 110형을 소개했다.

롤러블폰과 가상인간으로 핵인싸 된 LG전자

LG전자 역시 일상과 집,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 역시 가전쇼의 특징에 맞게 자사의 올레드TV와 QNED, 나노셀 등 2021년 TV라인업을 공개하며 백색가전 경쟁력을 앞세웠다. 2021년형 LG 올레드 TV는 이번까지 합쳐 무려 7년 연속 CES 공식 어워드의 최고 TV로 선정되기도 했다. 집이라는 공간을 채워주는 개념으로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가장 주목 받은 것은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 'LG 롤러블'의 공개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이 제품은, 향후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 제품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아쉽게도 LG 롤러블의 구체적인 스펙과 작동 원리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티징(사전 광고) 형식으로 제품의 모습이 공개되자 미디어의 관심이 쏠렸다. 많은 국내외 미디어들이 LG롤러블폰에 대해 다루면서, 중국 등 후발 업체의 롤러블 개발 현황을 비교하는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또 LG 스마트폰의 적자구조 개선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LG롤러블 공개와 함께 권봉석 LG전자 CEO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도록 하는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LG의 혁신적 기술 요소를 강조했다.

또 하나 LG전자의 컨퍼런스에서 관심을 끈 것은 가상인간(Virtual Human) 김래아(Keem Reah)의 등장이다. AI 기술로 구현되고 딥러닝을 통해 현실감 있는 소통을 하는 여성형 가상인간 김래아는 LG전자 컨퍼런스의 연사로 나섰다. 그는 방역 작업이 가능한 LG 클로이 살균봇이나 자사의 노트북 신제품 LG그램,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 파인 올레드 프로 등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등 역할을 다했다.

한편, 이번 CES 2021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글로벌 테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었다. 이들 기업 자체가 경쟁력이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불참이 이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화웨이발 미중 무역 갈등이 커지면서 중국의 IT기업들이 대거 불참했는데,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가장 많이 참가해 행사를 주도했다. 130여 개의 국가에서 20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했는데, 미국 기업이 570개였고 한국 기업이 345개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기업도 203개가 참가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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