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사 베인 앤 컴퍼니의 명예회장 프레데릭 라이히헬드(Fred Reichheld)는 ‘칙 필레(Chick-fil-a)’매장들을 눈 여겨 보라고 합니다. 여기는 치킨 샌드위치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패스트푸드점인데요. 점포 당 매출액이 맥도날드를 앞지르고 업계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죠.
이미지 출처: www.chick-fil-a.com
바로 매장의 점장, 즉 운영자들에게 철저하게 주인의식을 갖게 만든다는 겁니다. 더 나은 직장 없나 모두가 호시탐탐 노리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게 말이나 되냐고요? 칙필레는 점장들이 아예 다른 데로 눈을 못 돌리게 하는 획기적인 조건을 내밀기 때문이죠.
우선 칙필레는 점장들에게, ‘운영자(Operator)’란 타이틀과 함께 ‘점포소유자(Owner)’란 이름도 걸어줬죠. 회사에서 고용돼 매장을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점포’란 생각으로 더 책임감을 갖게 하려고요.
이미지 출처: www.chick-fil-a.com
그리고는 이 마음에 확실히 못을 박으려고 5,000달러라는 예치금을 받았습니다. 그만둘 때 그대로 다시 돌려 주긴 하지만, 그래도 점장들에겐 일종의 투자금 같겠죠? 마치 본사에 돈을 내고 자기 점포를 여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렇다고 매장의 실제 소유주가 되는 것도 아닌데 누가 돈까지 내고 점장을 하겠냐고요?
그래서 칙필레는 이름만 주는 게 아니라 대우도 진짜 오너처럼 해줬습니다. 매장에서 나온 순수익을 점장들과 정확히 5대 5로 나눈 거죠. 다달이 그냥 기본급만 받아가는 게 아니라 여기에 더해 한만큼 더 가져가게 한 겁니다. ‘당신의 매장이니 능력껏 한번 해봐라’라고 팍팍 밀어 준거죠.
그리고 모든 신 메뉴나 최신 시스템을 바로 바로 활용하게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 회사의 성공’이란 말과 함께요.
아무한테나 이 기회를 주진 않는데요. 이 회사는 처음부터, 칙필레를 너무도 사랑해서 진정으로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죠. 주인의식은 일단 회사를 ‘내 회사’라고 생각할만한 애정에서 출발하니까요. 그래서 열 장이 넘는 질문지와 전화인터뷰, 그리고 무려 12번의 복합 면접과 테스트로 그저 돈 좀 벌려고 지원해본 사람들을 가차 없이 쳐냅니다. 마지막에는 지원자의 배우자까지 부르는데요. 지원자가 이 매장을 운영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 위해서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까지 내 사람이 될만한지 확인하고 또 확인합니다. 이러니 CIA에 들어가는 것 보다 CFA에 들어가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대신 이렇게 엄격하게 골라 뽑아 ‘주인’이란 이름도 주고 확실하게 밀어주니까 그만큼 매장 운영에 대한 열정이 남다릅니다. 칙필레를 떠나는 운영자가 1년에 겨우 5%밖엔 안된다니, 이 정도면 이직률 높기로 유명한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대단한 책임감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