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과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사용료 분쟁으로 결국 U+모바일tv에 CJ ENM의 프로그램 송출이 중단됐다. 해당 콘텐츠의 블랙아웃이 현실화된 것이다. 현재 CJ ENM은 KT의 시즌에 대해서도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향후 CJ ENM과 같은 주요 PP(프로그램 제공사업자)의 송출 중단 사태가 이어질 경우 적지 않은 이용자 피해가 예상된다.
CJ ENM은 U+모바일tv에 제공했던 tvN, 엠넷 등 10개 채널의 실시간 송출을 지난 12일 0시부터 중단했다. 양사의 콘텐츠 사용료 협상 시한이 지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송출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양사는 '콘텐츠 사용료 인상폭이 과도하다(LG유플러스)'와 '적정 수준의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CJ ENM)'는 주장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로의 탓을 하며 비방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CJ ENM이 LG유플러스에 요구한 U+모바일tv의 콘텐츠 사용료는 전년 대비 2.7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사태는 LG유플러스로 국한되지 않는다. CJ ENM은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에 전년 대비 1000%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는데, KT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KT 시즌 역시 U+모바일tv와 같은 송출 중단 사태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여러 OTT 서비스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OTT와는 별개로 IPTV의 본 서비스에도 이 같은 블랙아웃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CJ ENM이 IPTV 3사인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에 콘텐츠 사용료 25%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IPTV 측 역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CJ ENM은 대형 PP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유통채널 측에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CJ의 자사 OTT인 티빙에 콘텐츠를 제공해 자체 가입자수를 늘리는 수단으로도 활용하는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CJ ENM 측은 "2.7배 인상 요구가 과도해 보일 수 있지만, 그동안 받아온 금액 자체가 적어서 인상률에 큰 의미가 없다"며, "콘텐츠 헐값 관행을 뿌리 뽑고 제대로 된 값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U+모바일tv 같은 IPTV 본 방송 외의 채널이 OTT인지 일반 부가 서비스인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갈등의 원인이다. CJ ENM은 KT의 시즌이나 U+모바일tv 등의 서비스가, 더이상 IPTV와 연계된 콘텐츠가 아닌 별도의 OTT 서비스로 분류해서 협상하겠다는 계획이다. OTT 시장의 성장으로 IPTV의 부가 서비스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PTV 사업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의 콘텐츠 선계약 후공급 법안은 지상파·종편·CJ 같은 대형 PP의 횡포를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대형PP 외 협상력이 약한 중소PP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어 중소PP를 위한 법안 마련 등 콘텐츠 사용료의 근본적인 해결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