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3’은 올해 4월 ‘커머스 마케팅 인사이트’ 7월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 9월 ‘마케팅 테크놀로지 인사이트’로 이어진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 연간 기획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 행사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의 디지털 마케팅 이슈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2023년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이날 500석 규모의 행사장은 추가로 마련한 자리까지 차며 600여명의 참석자로 가득 찼다.
이날 참여 연사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우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스타일 등 카카오 공동체 소속의 ‘C레벨’ 마케팅 책임자를 비롯해, 구글, 로블록스 등의 글로벌 빅테크 마케팅 책임자, 트레저데이터, 인덴트코퍼레이션, 리머지, 브랜치, 앱스플라이어, 어센트코리아, Adjust 등 글로벌 마테크·애드테크 기업의 책임자들이 대거 연사로 참여했다.
그 외에도 최근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을 내세우며 변신을 꾀하고 있는 교보문고를 비롯해 플래티어, 스티비, LG CNS, 플러스엑스, 바이브컴퍼니, 포티투마루 등의 기업 마케팅·플랫폼 전략 책임자를 비롯해 인플루언서 ‘은환씨’,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 저자 기묘한도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며 2023년의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짚어 냈다.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는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3’은 크게 공통 키노트를 포함해 세 파트세션으로 구성돼 있다. 공통으로 진행되는 오전 키노트 세션은 ‘디지털 마케팅 핵심 트렌드-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윤미정 LG CNS 상무가 첫 발표를 시작했다.
기업들이 저마다 데이터 확보에 혈안이 된 이유는?
윤 상무는 “이렇게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을 앞에 두고 이 자리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을 나누게 돼서 반갑게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윤 상무는 엔데믹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소비침체 상황을 언급하며 지난해 11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의 역전 현상의 이유를 짚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오프라인이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든 반면 온라인은 급성장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온라인도 중저가 제품에 한정되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은 여러분도 아실 거예요. 명품은 이미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죠. 하지만 오프라인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죠. 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거든요. 브랜드 뿐 아니라 굿즈 전용의 팝업스토어도 같은 현상이죠.”
이어 윤 상무는 ‘8년만에 흑자 전환한 쿠팡’의 사례를 언급하며 커머스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놨다.
“최근 쿠팡의 월간활성사용자수가 2700만명을 넘어섰죠. 최근에 맴버십 금액을 올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지율이 높지 않아요. 그동안 쌓아온 고객들의 충성도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수료를 올리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D2C를 설명하기 시작한 윤 상무는 나이키의 사례를 언급했다. D2C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디지털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나이키는 2017년 아마존 거래를 시작했지만 돌연 2019년 철수를 결정했다. 그리고 빅데이터 수요 예측 분석 기법 기업을 인수하는 등 DX를 강화하며 자체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경험 확장성을 확보했다. 이를 두고 윤 상무는 “앞서 쿠팡과 같은 수수료, 온라인 커머스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나이키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D2C를 선택했고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게 됩니다. 또 지금 보면 약간 구시대적인 방식처럼 보이는 멤버십을 도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있죠.”
데이터는 무한하며 모방할 수 없다
이어 윤 상무는 커뮤니티의 확장이라는 주제를 제시하며 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는 커뮤니티의 상황을 ‘커뮤니티 구축에서 시작해 커머스 확장, 사업 다각화’ 순으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의 집’ 사례와 커뮤니티 멤버십을 도입한 샤오미의 사례로 설명했다.
또한 윤 상무는 “각 기업들 사례를 보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모은 데이터는 고객 경험 확대, 제품 혁신 등에 활용되고 있다”며 “서드 파티 데이터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제로 파티 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이며 말을 이어갔다.
“신규 고객의 유입이 예전보다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리 사이트에 들어온 고객의 구매전환율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을 보면 디지털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기업들은 고객의 참여와 옹호를 이끌어 내고 그걸 잘하는 기업이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되죠.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나 호감이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고 있고요. 즉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이 그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고 참여하게 하고 경험을 전파하게 하는 것들이 디지털 마케팅의 최극단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이어 윤 상무는 데이터의 무한 확장성, 강화 가능성, 방어 가능성을 언급하며 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방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은 것은 모방할 수 없어요. 데이터를 팔아도 데이터는 여전히 남아 있죠. 데이터 기반의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성과 감성이 모두 작용하는 구매 여정
다음으로는 키노트 연사로 나선 고영혁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대표는 ‘감성과 이성 사이-감동적인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한 고객 데이터 활용 방법론’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고 대표는 “자리가 가득 차서 말씀을 드리는 입장에서 힘이 난다”며 “어렵게 오신만큼 의미 있는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운을 뗐다.
“솔루션 회사에서 대표가 나와 발표를 하면 솔루션의 기능 소개가 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는 그로스 해킹,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말이 있기 전부터 활동한 데이터사이언티스로 여전히 현역에서 분석을 하고 있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감동적인 고객경험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 활용 방법론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발표를 시작한 고 대표는 과거 크게 인기를 끌었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예로 들며 “이성과 감성은 어느 하나만 존재할 수 없고 상호 대립과 보완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라며 “이성은 설득과 이해, 감성은 공감과 동기부여를 하는데 활용을 하게 된다”고 말을 이어갔다.
“마케팅을 고민하시는 분들로서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죠.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구매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구매에는 이성과 감성이 모두 관여하니까요. 사람들은 보통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마지막 순간에 감성에 의존하게 되죠. 하시만 그 이면에는 이성이 열심히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어요. 이 둘이 어떤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거이 중요합니다.”
이어 고 대표는 “이러한 이성과 감성을 적절하게 터치하기 위해서는 각 영역에 어떤 주제와 콘텐츠들이 주로 자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각 콘텐츠 타입에 대해 자사의 제품/서비스, 마케팅 관점에서는 어떤 상세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모든 행위와 반응을 데이터화하라
“고객들이 어떤 콘텐츠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이제 데이터로 다 측정할 수 있죠. 여러분들이 이성과 감성 영역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면 세부 컨텐츠에 고객이 어떻게 인터렉티브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다음으로 ‘정반합과 데이터 기반 PDCA의 성장 루프’를 제시하며 구체적인 데이터 측정 방법을 설명한 고 대표는 ‘감동’에 대해 ‘기대를 능가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고객의 기대수준을 데이터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어떤 행동을 했느냐, 감동했을 때 발생한 일들, 고객이 어떻게 행동했느냐에 대한 관점으로 감동의 결과값을 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올해 10대 총수의 신년사들의 키워드는 ‘고객 경험’이었어요.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만족시켜야 구매로 이어진다는 거죠. 즉 고객 경험 역시 어떻게 체계적으로 데이터화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이어 고 대표는 고객의 여정 분석, 고객 경험 분석의 기반이 되는 고객 행동 로그 데이터 분석 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 고객 모델링 방법 등과 함께 ‘CDP 기반 고객 경험 개인화·최적화 성공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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