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디지털 마케팅]⑦ 행동 인터넷(IoB),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시대 열다

[AI 요약] 행동 인터넷(IoB)은 사람의 습관과 행동 전반을 데이터로 수집해 분석, 예측 후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케팅에 활용 시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특정 개인, 그룹을 식별하고 타깃팅 하는 용도로 쓰인다. 최근 이를 이용한 기업들은 조직 내부는 물론 공공데이터, SNS 콘텐츠, 위치 정보 등 여러 행동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비즈니스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행동 인터넷은 사람이 온오프라인에서 수행하는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행동 인터넷의 적용으로 디지털 마케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행동 인터넷(IoB, Internet of Behaviors)은 사람의 습관 및 행동 전반을 데이터로 수집해 분석, 예측 후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케팅에 활용 시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특정 개인, 그룹을 식별하고 타깃팅 하는 용도로 쓰인다.

용어의 형태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사물인터넷이 사물과 연결된 기기의 통신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정보를 연결한 방식이라면 행동 인터넷은 사람의 행동을 데이터화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테면 최근 모바일로 어떤 콘테츠를 보거나 특정 관심사를 검색했을 때 이후 그와 관련된 비슷한 콘텐츠나 제품 등이 광고 등의 방식으로 집중해서 노출되는 상황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는 개인의 검색, 콘텐츠 시청 등의 행동이 데이터화 돼 광고 등의 디지털 마케팅 정보로 수집되고 다시 타깃팅 돼 노출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행동 인터넷이 도입되며 디지털 마케팅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가트너, 2021년 유망 기술로 선정한 행동 인터넷

미국 최대 IT 컨설팅 업체로 기술 예측 분야에서 남다른 권위를 인정받아 온 가트너(Gartner)는 지난해 말 2021년 IT기술 트렌드를 통해 분산형 클라우드, AI 엔지니어링, 초자동화, 프라이버시컴퓨팅 등과 함께 행동 인터넷을 올해 최고의 유망 기술로 선정했다.

행동 인터넷은 온라인 상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디지털 흔적을 비롯해 사물 인터넷과 연결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화 돼 수집되는 사람의 행동을 모두 활용한다.

이커머스에서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인정받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타깃팅 광고 서비스와 유튜브의 AI 알고리즘에서도 이 행동 인터넷은 훌륭한 디지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위치, 행동, 인구 통계학적 특성, 연결 관계, 관심사는 물론 이전에 무엇을 구매했는지, 어떤 것을 선호 하는지와 같은 소비자의 디지털 흔적(기록)을 추적하고 AI알고리즘으로 분석한다. 이 분석 결과가 디지털 마케팅에 활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 인터넷의 특징은 비단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 뿐 아니라 보안 및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이를 이용한 기업들은 조직 내부는 물론 공공데이터, SNS 콘텐츠, 위치 정보 등 여러 행동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비즈니스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깃 대상이 행동을 지속하는 것에 따라 반복적으로 데이터화 된다는 점 또 한 행동 인터넷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지속성을 가지고 내부 구성원과의 관계, 고객과의 관계, 구성원 간의 상호 작용 등에 활용하고 있다.

건강 관리는 물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유용하게 쓰여

큰 범주에서는 사물인터넷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특별히 행동 인터넷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사회 및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행동을 규명하기 위한 ‘행동 과학’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즉 행동 인터넷은 기술이 사람의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AI 기술이 접목돼 신체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동법을 제안하는 앱을 들 수 있다. 5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눔(Noom)은 체중 감량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요요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의 심리를 관리하고, 유저에게 최적화된 건강 습관을 제공하며 생활 패턴을 바꾸도록 돕는다. 앱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데이터화 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피트릭스가 선보이는 AI바디미터는 전신 스캔을 통한 신체 사이즈 측정 및 근육, 골격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앱을 통한 운동법으로 제안한다. (사진=피트릭스 홈페이지)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피트릭스가 선보이는 서비스도 행동 인터넷에 기반한다. 최초로 그 사람의 신체 사이즈 정보를 인공지능 카메라를 통해 측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운동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때 AI는 단순히 신체 사이즈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 근골격의 불균형과 만성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자세에 대해서도 측정을 한다. 이를 분석해 제공하는 운동법은 사용자에게 우선 필요하고 즉시적으로 만성 질환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행동 인터넷은 디지털 치료라는 새로운 문을 열기도 했다. 디지털 치료는 약물 대신 게임, 앱, VR(가상현실)을 통해 환자의 만성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17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지털 치료제를 처음으로 허가했는데, 바로 디지털 의료 기업 페어 세러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중독 치료용 앱 ‘리셋’이다. 이는 알코올이나 약물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환자는 의사가 앱을 처방하면 이를 통해 약물 사용 여부 등을 입력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법 등을 익히게 된다. 임상 시험 결과는 놀랍다. 리셋을 사용한 환자 군에서 약 40.3%의 비율로 치료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앱을 사용하지 않은 치료에서 개선 효과를 본 환자의 비율 17.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가까운 미래에는 개개인의 디지털 행동 흔적 뿐 아니라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행동까지도 모두 데이터화 돼 디지털 마케팅에 적용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직접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동 인터넷이 활용되기도 했다. 카메라, RFID 태그를 비롯한 각종 AI 센서 기술로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스크 착용이나 체온 정보, 소독 여부 등을 체크하는 방식이다.

모두가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기관이나 기업의 입구에 설치된 ‘얼굴인식 열 감지기’는 출입하는 직원들의 얼굴과 온도를 자동으로 측정한 뒤 이를 회사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에 자동으로 전송한다. 이때 체온을 측정하지 않았거나 특별한 고열 반응이 있는 사람을 분석해 문자를 통해 이를 알린다.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해당자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다.

이는 보험에서도 인슈어테크(Insurtech, AI, 블록체인, 핀테크 등 보험 산업에 접목한 IT기술)와 연계돼 상품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습관연계보험(UBI, Usage Based Insurance)다. 이는 차량 속도, 운전 거리, 운전 시간 등의 행동 데이터를 측정하고 운전 습관을 분석해 보험료 산정에 방영하는 상품이다.

마국 보험사 올스테이트와 드라이브와이즈에서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와 연계된 현대해상화재보험, 티맵의 운전습관 점수와 연계된 DB손해보험의 UBI특약을 꼽을 수 있다.

행동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숨은 고객도 찾는다

이 외에도 행동 인터넷은 안면 인식, 표정 감지, 음성 분석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돼 데이터화 된 수치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향후에는 SNS나 온라인 상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이 오프라인 상점이나 거리 광고를 보는 고객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의 홍채를 인식한 전광판의 개인 식별장치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개인화된 광고를 선보이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2002년에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행동 인터넷을 접목한 DOOH 장치를 통해 거리에 특정인을 대상으로 개인화 된 광고가 제공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는 현재 상용화된 기술로 점차 확산되어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 캡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개봉한 2002년 무렵에는 그야 말로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현실화 된 사례도 있다. 수십년 후의 미래에서나 볼 것이라 생각했던 마케팅 방식이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AI 기술 덕분이다.

DOOH(Digital Out of Home)라 불리는 이 장치는 디지털 옥외 광고에 활용되는 것으로 특정인을 대상으로 최적화된 광고 시간을 결정해 불필요한 광고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즉 자신을 디지털화 한 브랜드가 실시간으로 거리의 고객을 타깃팅해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를 선보이는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의 커피 회사 도위 에그버트는 탐보 국제공항에서 DOOH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이들이 타깃팅한 고객의 행동은 하품을 하는 것이었다. 장시간 비행과 기다림에 지친 고객이 커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착안해 하품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자판기를 설치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히려 이를 신기하게 여긴 고객들이 자판기 앞에서 줄을 서서 하품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DOOH가 일반화되면 가까운 미래에는 그야말로 모든 벽면이 고객과 상호 소통하고 개인화된 광고판이 될 수도 있다. 디지털 마케팅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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