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마이데이터]② 금융권 vs 빅테크,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 '차별화'가 답이다

[AI 요약] 2015년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정책을 발표해 금융회사 내부 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만들어 공개하는 오픈 API와 핀테크 서비스가 금융전산망에서 정상 작동이 가능한지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중소형 핀테크 사업자로 한정됐던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방해 현재는 전 금융권이 해당 시스템 접속만으로 전체 은행의 결제망 이용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추진된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을 시작으로 의료, 공공, 통신 등 전 산업 분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업자에게 동등한 운영 권한이 부여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승패를 좌우할 것은 사업 모델의 차별화다. (사진=픽사베이)

2015년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정책을 발표해 금융기관과 핀테크 회사간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의 협력을 유도한 바 있다. 이는 금융회사 내부 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만들어 공개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와 핀테크 서비스가 금융전산망에서 정상 작동이 가능한지를 테스트하는 과정이었다.

이후 중소형 핀테크 사업자로 한정됐던 ‘오픈뱅킹 공동업무시스템(오픈 API 기반 결제망)’을 2019년 12월부터 모든 핀테크 사업자와 은행, 증권사와 상호금융사,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순으로 점진적으로 개방해 현재는 전 금융권이 해당 시스템 접속만으로 전체 은행의 결제망 이용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추진된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2018년 8월부터 본격화된 마이데이터 사업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하여금 고객 동의 하에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수집·통합해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며 각 금융기관에 표준화된 오픈API 구축 의부를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가 선도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내년 1월 본격 서비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28개사를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허가했으며 최근(7월 기준)까지 총 40개사가 본허가 획득, 13개사가 예비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이후 신청 기업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심사절차를 진행하고 신규 허가신청도 매월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발표한 마이데이터 발전 5단계는 ▲정보주체가 자신의 정보를 열람하는 조회 단계(0단계) ▲자신의 데이터를 내려 받아 저장하는 단계(1단계)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내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요구하는 전송요구 단계(2단계) ▲전송요구를 통해 내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3단계)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단계(4단계)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금융을 시작으로 의료, 공공, 통신 등 전 산업 분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마이데이터 발전 단계에서 금융분야만이 3단계 수준으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 공공·통신 분야가 1.5단계, 의료분야가 1단계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자료 전송 과정의 암호화, 데이터 표준 API구축 등 데이터 보안 규정이 엄격하다. (사진=픽사베이)

문제는 2단계부터 중요하게 다뤄지는 자료 전송 과정의 암호화, 데이터 표준 API구축, 정보 수신·활용자의 데이터 관리 보안 이슈다. 가장 선도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권에서도 이는 쉽지 않은 문제였다.

결국 이달부터 본격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사업 준비 일정이 촉박해 표준 API 의무화 시기를 늦춰 달라는 금융 업계의 요청에 따라 내년 1월로 유예됐다.

이에 따라 시간을 번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정보제공자는 오는 11월 30일까지 1차 API 구축 및 테스트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올 12월 1일부터는 사업자별 준비상태에 따라 API를 시범이 진행된다. 금융위원회는 각 사업자가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고객에게 API 방식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의 마이데이터-마이데이터 역량 확보 및 플랫폼 구축 집중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은행권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도 뒤쳐질 수 없다는 각오로 이미 지난해부터 발 빠른 사업 추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요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책임 리더로 능력 있는 외부 인사 영입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한 은행들은 저마다 마이데이터 전담팀을 신설하고 디지털/빅데이터 전문가를 리더로 영입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담할 마이데이터플랫폼단을 신설했다. 플랫폼단 총괄은 은행장 직속으로 운영되던 마이데이터 에이스를 이끌던 변기호 디지털사업본부장이 겸임으로 맡았다.

국민은행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올해초부터 265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것은 단연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이다. 다음으로는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량을 감당하기 위한 클라우드 환경 구성과 운영 및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달 은행장 직속으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하고 이를 인공지능 유닛, 마이데이터 유닛, 데이터 유닛,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 등 4개 조직으로 구성했다. 이중 마이데이터 유닛을 총괄할 리더로는 삼성전자와 KT에서 빅데이터 전문가로 일해온 김혜주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신한은행은 인터넷뱅킹 실시, 로보어드바이저 출시, 빅데이터 기반 상담, 데이터 자문 및 판매 등 국내 은행 최초로 시행한 서비스를 통해 금융 패러다임을 주도해 왔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에 있어서도 차별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7월 디지털금융부 내 새로운 데이터 전담 조직인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했다.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삼성 SDS에서 데이터분석사업팀장과 디지털마케팅팀장 등을 역임한 이상래 상무를 영입했다. 알려진 바로는 농협은행이 부행장에 외부인사를 들인 것은 최초 사례라고 한다.

그 외에도 은행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SC제일은행, 하나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이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대구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이 예비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사 마이데이터- 소비생활 진단, 자산 관리 서비스에 집중

카드사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드사가 집중하는 것은 개인 소비패턴 분석을 통한 자산관리와 신용도 관리다. 각 금융지주의 계열사로서 관계사인 은행들과도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카드사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이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사 중 신한카드는 가장 먼저 자산관리 서비스 ‘신한 My리포트’를 선보이며 고객 선점에 나섰다. 마이리포트는 각 금융기관에 분산된 개인 데이터를 통합해 고객의 소비생활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제안하는 종합자산 관리 솔루션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이 서비스는 6개월만에 이용고객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최근까지 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무서운 속도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모든 카드사를 비롯해 은행과 증권, 보험, 국세청, 현금영수증에 이르는 금융 데이터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한카드는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 AI 마케팅 플랫폼을 9월부터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자사 카드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돕고, 고객에게는 쿠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신한카드를 사용하는 220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플랫폼의 AI는 최근 방문 기록, 주변 방문 기록, 주변 거주 기록 등의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가장 선호할 만한 오퍼를 추천해준다. 가맹점주는 마이샵 파트너 앱을 통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마케팅을 수수료 없이 진행할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는 KB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 메이트(Liiv Mate)’를 마이데이터에 특화한 리브 메이트 3.0으로 전면 개편하고 지난해 8월부터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내 손안에 살림청’을 내세운 이 서비스는 각 금융기관의 자산정보를 활용해 고객별 소비패턴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고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맞춤형 소비관리와 재무관리 기능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카드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산관리서비스를 개선해 ‘마이데이터(MY DATA)’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오픈했다. 비회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자동차와 부동산 같은 비금융 분야의 자산도 직접 등록해 관리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카드사는 현대카드, BC카드, 하나카드 등이 본허가를 획득했으며 롯데카드가 예비허가를 획득했다.

보험사 마이데이터-우선은 헬스케어에 집중, 장기적으로는 의료 마이데이터와 연계 구상

교보생명은 보험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7월 말 기준)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보험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가장 먼저 본허가를 획득한 곳은 교보생명이다. 그 뒤를 이어 신한생명과 KB손해보험이 예비허가를 획득하며 뒤를 쫓고 있다.

교보생명은 ‘문화(비금융)와 금융을 아우르는 마이데이터’를 표방하고 있다. 금융에 속하는 보험 분야에서 시작해 타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를 결합한 ‘케어(Kare)’ 앱을 통해 이용 고객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7월 기준 이미 20만명을 넘어선 이용자의 15%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것이 특징이다. 생보사의 주요 고객이 중장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심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교보생명의 케어는 향후 의료 분야까지 확대될 마이데이터 사업을 고려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협업을 통한 건강증진과 건강 예측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인슈어테크는 건강보장, 보험금 청구 등의 간편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데이터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관리분석 시스템 시각화 포털을 구축하고 업무방식을 디지털화 하는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초에는 금융 마이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금융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교보증권 및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와 금융생활지수를 공동개발하는 등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예비허가를 획득한 신한생명은 지난 6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1년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 사업’에 의료 분야 실증 사업자로 선정됐다. 신한생명은 사업을 통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추천 등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의 마이데이터-데이터 비즈니스 기반 솔루션 제공

핀테크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데이터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금융기관의 마이데이터 솔루션 구축 지원과 API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체 역량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획득한 기업 외에 일부 기업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획득한 이들 핀테크 기업들과 연계해 마이데이터 사업의 장점을 공유하는 우회적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핀테크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보맵을 비롯해 코쿤 등 16개사다(빅테크 기업은 별도 집계)

대표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보맵의 경우 현대해상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를 받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에 서빙로봇 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현대해상은 보맵과 향후 디지털 기반 신규 채널 활성화, 데이터 기반 상품 공동 개발과 마케팅 등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한 쿠콘의 경우는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를 표방하며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권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결 통로 역할이 쿠콘의 주 사업으로 개인정보, 기업정보, 클라우드, 글로벌, 지급결제, 제휴 등에서 API 구축 및 제공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내 자산’ SK 플래닛의 ‘시럽’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보맵 까지도 쿠콘의 API를 이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콘은 목표 고객별 사업 전략에 따라 금융기관에는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와 연계한 금융 상품 판매 채널 확대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며, 데이터 보유 기관에는 개인신용정보 전송 요구권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에는 금융을 넘어 의료, 유통, 물류, 통신 등 비금융 데이터 API상품을 선보이며 마이데이터 분야에 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핀테크 기업은 민앤지,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팀윙크, 핀다, 핀테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해빗팩토리, 핀크, 아이지넷, 뱅큐 등 16개사다. Fn가이드, 유비벨록스 등은 예비허가를 획득했다.  

빅테크의 마이데이터-무한한 확장 가능성 품고 차별화된 서비스 계획

빅테크 기업의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는 특히 금융권으로부터 견제를 받아왔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모회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실상 지불결제, 보험, 증권, 부동산, 은행 등 금융 전분야를 계열화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 외에도 유통, 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에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이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장점은 일반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정치, 종교, 건강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클릭 몇 번 만으로 빅테크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주문 정보를 공유하기로 마이데이터 운영 가이드 라인이 마련됐지만 정보의 규모와 플랫폼 경쟁에서 여전히 기존 금융권이 불리한 위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은 모회사를 중심으로 한 자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다.

실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의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등에 업고 커머스 데이터에 더해 금융권의 데이터를 공유 받음으로써 자산설계, 신용평가 등 더욱 정밀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7월 법인보험대리점 ‘NF보험서비스’를 설립, 보험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2월부터는 NICE평가정보와 협력해 ‘네이버페이 신용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를 실시한 것은 지난 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한 이후부터 였다. 2월부터 시작된 네이버페이 신용관리 서비스는 여러 금융 기관에 기록된 신용점수와 대출, 연체 등의 개인 신용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용분석 리포트’를 통해 어떻게 신용점수가 산정된 것인지도 조회할 수 있다. 이 리포트의 항목은 거래기간, 신용행태, 부채, 상환이력 등으로 나뉘어 있어 상세 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네이버파이낸셜과 경쟁관계에 있는 카카오페이의 경우는 2대 주주인 앤트그룹의 검증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가 늦어지며 후발주자가 됐다. 앤트그룹은 중국계 핀테크 기업으로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다. 우리 금융당국은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나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에야 카카오페이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내줬다.

우여곡절 끝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한 카카오페이는 금융 전체 현황을 통합적으로 조회(Combine)하고 사용자 분석을 통해 상황에 맞는 개인화(Customize) 후 사용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최적의 상품으로 연결(Connect)하는 3C 중심의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3600만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단순 자산 조회 서비스가 아닌 개인의 ‘프라이빗 뱅커(PB)’ 역할을 수행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대출·수신 데이터 등을 활용,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통한 신용조회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까지 포함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서 장기적으로는 이를 활용해 금융정보 이력이 부족한 새로운 고객에게도 합리적인 금리의 대출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빅테크의 확장성 vs 금융권의 금융상품 역량

마이데이터 사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 분야의 사업들은 각자 저마다의 장점과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부여된 역할과 사업자로서의 권한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향후 그 차이를 벌이는 것은 기술력과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아이디어, 고객 확보량 및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객 확보와 규모라는 관점에서는 크게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이미 기존 업계 지형을 흔들고 있는 빅테크 기업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을 무기로 삼을 것이며, 이에 질 세라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기존 금융권에서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와 함께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금융 상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수성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들의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 노력은 긍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를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 역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각 사업자들이 ‘소비자를 중심에 둔 서비스 제공’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는다면 이번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을 넘어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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