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코로나 팬데믹]② 달라진 식문화 이끄는 온라인 플랫폼

[AI 요약]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우리의 집밥의 시대를 됐다. 소비자들은 음식 구매 및 섭취 행동을 바꾸고 온라인 플랫폼이 먹거리를 주도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의 먹거리를 정의할 수 있는 '배달앱'은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집밥 수요의 증가로 인해 음식 배달 건수가 증가했고, 이후 음식 전체로도 확장됐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음식을 먹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덜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에 대한 지속가능성 추세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삶의 일부가 되기 전, 우리 식탁은 집밥과 셰프의 시대를 거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5~2016년의 먹거리는 음식사업가 백종원으로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MBC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마이리틀텔레비전'을 통해 그가 설명해주는 편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집밥은 준비해야 할 식재료가 많고 정성이 강조됐던 가정식의 벽을 낮췄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우리 식문화는 집밥의 반대편인 레스토랑 셰프가 만들어준 음식이 중심에 섰습니다. 스타 셰프가 등장했고, 미디어 역시 스타 셰프를 내세워 대중의 입맛을 자극했습니다. 대표적인 셰프 요리 TV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는 18년 1월 기준 AGB닐슨 시청률이 약 6.8%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집밥 2.0,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전혀 다른 식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레스토랑에 갈 수 없고 식재료 구입을 위해 대형 마트나 재래시장에 갈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자, 소비자들은 음식 구매 및 섭취 행동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문정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코로나 시국을 '집밥 2.0' 시대라고 정의했습니다. '집밥 2.0'은 신선하고 건강한 간편식을 원하는 식문화입니다. 쉽게 외출할 수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 집 안에서의 식사를 해결하고, 코로나 팬데믹을 의식해 건강을 추구하는 시대적 욕구를 반영한 것입니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간편식 식단 비중은 코로나 전 1년 동안 20~21% 수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20년 3월 25%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이후 꾸준하게 23~25%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이는 간편식이 코로나 팬데믹의 대안이 아닌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식문화 이끄는 온라인 플랫폼, 무기는 '새벽배송'

그리고 온라인 식료품 및 배달 플랫폼은 집밥 2.0 식문화를 확산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맡게 됩니다.

마켓컬리, 쿠팡프레시, SSG닷컴과 같은 식품 배송 플랫폼은 코로나 시대의 간편식 식문화를 회사성장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특히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레스토랑 간편식)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새벽배송과 결합한 마켓컬리의 RMR 매출은 전년 대비 144% 늘었습니다. SSG닷컴 역시 2020년 RMR 매출은 전년 대비 20배 증가했습니다.

레스토랑이나 맛집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달라진 식문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여기에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식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새벽배송'은 온라인 플랫폼이 식문화를 주도할 수 있게 만든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마켓컬리가 4년 전 시작한 새벽배송 시스템은 밤 11시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배송한다는 개념으로, 더 이상 신선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소비자가 대형 마트나 재래시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도 맞아떨어져 마켓컬리는 2016년 173억원 매출에서 약 5500% 성장한 2020년 9531억원 매출을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 플랫폼 역시 마켓컬리와 유사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출시하게 됩니다.

새로운 각축전, 퀵커머스 시장

이러한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9년 8000억원에서 2020년 2조5000억원 규모로 커졌으며, 2021년에는 4조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늘어나는 시장 속에서 1, 2위인 마켓컬리와 SSG닷컴을 위협하는 업체도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언제든지 이용가능한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 나서기 마련이니까요.

새벽배송 주문 성장세를 보면 2021년 7월 기준 전년 대비,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의 자회사 '헬로네이처'가 50%, 현대식품관 '투홈'이 43%, 오아시스마켓이 19%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점유율은 곧 우리나라 식문화가 된 상황 속에서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출처: 마켓컬리

새벽배송과 함께, 코로나 이후의 식문화를 정의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배달앱'입니다. 비대면 상황 속에서 음식 배달은 '치킨'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는 데이터로도 증명됩니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음식배달 등 서비스가 포함된 매출 분야는 2021년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2.6% 매출이 증가했으며, 지난 5월 16조원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도 배달음식 등 음식 서비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또 배달 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따르면, 집밥 수요의 증가로 인해 한식 비중이 2019년 10% 수준에서 15%로 올랐습니다. 이는 버거류에 이어 음식 배달 건수 2위로 대표적인 배달 음식인 치킨을 앞지른 순위입니다. 이에 메쉬코리아는 "한식과 디저트의 약진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탕·찌개·반찬류 등 한식 상품 수요가 많아졌고, 커피 전문점 취식 제한 등으로 카페 디저트류 수요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이상 배달은 '치킨'의 영역이 아닌 음식 전체로 확장한 것입니다.

배달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시장입니다. 오픈서베이 리포트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66.2%에 달합니다. 집밥 이외의 외식을 배달 음식으로 이용하는 비율도 42.2%로, 2019년 이후 꾸준하게 상승 중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외식업계의 매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2020년 음식서비스 분야 산업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을 전혀 하지 않는 외식업체는 월평균 매출은 31.2% 줄어든 반면, 배달만 하는 외식업체는 월평균 매출은 11.0% 늘었고 배달 비중이 90~99%인 외식업체는 5.0% 증가했습니다.

(집밥 외 외식 비중 변화 추이, 출처: 오픈서베이)

현재 배달 시장은 배달의민족(배민)이 이끌고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 동안 배민을 통해 결제된 금액은 8조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0년 상반기 4조 4000억원 규모와 비교하면 약 94% 상승한 셈입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역시 지난 2월 1728만명에서 7월 2074만명으로 20% 가량 올랐습니다.

이러한 배민에게 가장 위협적인 업체는 쿠팡입니다. 쿠팡은 '쿠팡이츠' 서비스에 '1건 배달'이라는 배달 시스템을 도입해 배민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라이더의 재량에 따라 배달 한 번에 여러 배달 건을 수행할 경우, 배달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제한해 '1건 1배달'을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입니다.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소비자의 온라인몰 이용 이유가 '배송이 빨라서'라는 점을 배달에 적용해 배달 만족도를 높인 것입니다.

이러한 쿠팡의 전략은 성공해 코로나 이후 쿠팡이츠 서비스의 이용률은 7.8% 포인트, 이용 경험은 28.6%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위 기업이었던 요기요가 인수 이수로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성장한 것입니다.

이러한 배달 경쟁은 음식을 넘어 퀵커머스 시장까지 번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배민은 'B마트' 서비스를 통해 마켓컬리 등이 포진된 식료품 배달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배달 중개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2개 물류센터에서 곧바로 사용자에게 상품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에 쿠팡 역시 올 6월부터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제 점점 사람들은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음식을 먹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오픈서베이 설문조사 결과, 2019년 이후, 대형마트는 3.2% 기업형 슈퍼는 7.9%, 재래시장은 4.3% 가량 이용률이 떨어졌습니다. 그 자리를 온라인 플랫폼이 빠르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까지 반영해

게다가 소비에 대한 지속가능성에 관심은 그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변화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마켓컬리는 동물복지 우유를 선보였습니다. 동물복지 우유는 전국 젖소 목장 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 12곳 가운데 무항생제, 해썹(HACCP) 시설 농가 인증을 받은 지정 농장에서 생산해 제공하는 제품으로, 9개월 만에 60만팩을 판매했습니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소비 개념을 전하고, 고객이 반응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일회용품 덜 쓰기' 등 플라스틱 저감 캠페인을 통해 1000만명 이상이 참여해 나무 185만 그루를 심은 효과를 냈습니다. 이를 통해 배달 플랫폼 업체로는 유일하게 ‘2020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상위그룹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가 중장기화 되면서 식문화가 변화되는 동시에, 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온라인 및 배송 플랫폼이 뜨고 나아가 소비 문화까지도 장기적으로 조금식 변화하고 있습니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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