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그토록 클라우드에 목매다는 이유

KT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나섰다. 주된 무기는 바로 ‘클라우드’이다. KT는 지금까지 쌓아온 AI, 인공지능, 클라우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었는데 클라우드 매출로만 현재의 2배를 기록하겠다고 포부다. 

지난 2015년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 'G-클라우드'를 구축했으며 2017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출시, 지난해 국내 최초 금융 클라우드 전용 존 구축 및 세계 최초 5G 기반 에지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이에 더해 전국 13곳의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6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CDC) 등을 기반으로 이미 7000여 기업·공공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주력

KT의 클라우드 역사는 지난 2011년 충남 천안에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 것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성숙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과 글로벌 사업자에 밀려 침체기가 있는 듯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집중해왔다.  

KT를 포함한 국내 사업자들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비교적 접근이 쉬운 공공·금융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5월 하나은행의 금융플랫폼 구축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국내 최초로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 141개를 모두 통과한 것이 KT의 클라우드 분야 중 가장 큰 성과다. 

또 그간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해온 KT는 구축형 클라우드와 시장 성장잠재력이 높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중소·중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특화된 DX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DX(디지털 전환)의 경우 제조·의료 등에서 협약을 맺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는 9월 AI,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IoT 등 KT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화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클라우드를 토대로 디지털 혁신에 본격 돌입한 KT는 전 산업군의 업무를 비롯해 교육·쇼핑 등에서도 비대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가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선택한 이유다.   

KT관계자는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 및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시켜 디지털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하고자 한다"라며 "모빌리티 전문기업과 협업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의 새로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 점검하는 모습.(사진=KT)
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 점검하는 모습.(사진=KT)

공공·금융 클라우드 분야 집중 공략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업계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최대 8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KT,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NHN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공·금융 분야를 파고들고 있다. 한정된 시장을 놓고 국내 사업자끼리 겨루는 형국이다.

KT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중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특화 DX 플랫폼과 SI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구축형 클라우드를 들고 나왔다.

KT는 정부 정책 공조 확대 및 디지털 금융혁신 지원으로 시장 리더십을 지속해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정책 사업에 적극 참여해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를 추진하고, 금융 시장에서는 데이터 3법으로 열린 '마이데이터 시대'를 대비해 AI, 데이터 분석 기반 디지털 금융혁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종 클라우드 서비스 간의 연결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맞붙는 엔터프라이즈, PaaS(Platform as a Service) 영역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보다 디지털 전환(DX)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의료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의 중소·중견 기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산업군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산업별 DX 생태계 조성 및 확산에 나서고 있다.

KT는 오는 9월 'KT AI/DX 플랫폼(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AI,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IoT 등 KT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플랫폼화한 것으로, 고객사의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유연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AI, 데이터 등을 최적화해 활용할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을 지원한다.

특히 KT는 코로나19 이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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