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글로벌 데이터 사업으로 속도 더한다

[AI 요약]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천명한 KT가 최근 말레이시아계 글로벌 기업 엡실론을 1700억원에 인수하며 B2B 사업에 기반한 세계 글로벌 데이터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글로벌 데이터 분야는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KT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제공 분야에서 기존 아시아권 중심이었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엡실론과 연계해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엡실론 인수로 시작되는 글로벌 데이터 비즈니스는 KT가 준비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해본업인 5G 통신 분야와도 연결된다. 그 가지는 다시 AI와 콘텐츠로 연결 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시작되는 사업의 근원은 디지코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KT 구현모 대표(사진 왼쪽)와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가운데),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오른쪽)가 엡실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지난 5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천명한 KT가 최근 말레이시아계 글로벌 기업인 엡실론을 1700억원에 인수하며 B2B 사업에 기반한 세계 글로벌 데이터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KT가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엡실론은 세계 20개국에 통신 분기국사와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데이터 분야는 국내외 고객과 해외 통신사로부터 해외 분기국사(PoP), 데이터센터, 해외 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 등 다양한 사업 수요가 있다.

KT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엡실론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각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영업거점, 고객 기반을 확보하며 구현모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B2B 사업 영토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KT, 엡실론을 기반으로 글로벌 데이터 시장 진출 본격화

구현모 KT 대표는 올해 6월 KT 내부 디지털X-서밋 행사에서 B2B사업 전문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추진해 온 ‘기업 대상 디지털 전환 사업’ 성과를 소개하며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B2B 시장에 더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글로벌 데이터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구현모 대표는 이미 올해 6월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B2B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글로벌 데이터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KT의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포트폴리오는 엡실론의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본격 확장될 전망이다. (사진=KT)

이후 KT는 지난해 9월 태국 정보통신 기업 자스민그룹의 인터넷 데이터센터 사업 계열사 JTS와 ‘태국 인터넷데이터센터사업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추진했고, 러시아 연방 소속의 극동개발공사와도 인터넷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번 엡실론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현지 기업과의 사업 제휴에 머물지 않고 네트워크 인프라, 데이터 사업 등에 전문성이 있는 해외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B2B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엡실론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 미국, 불가리아, 홍콩에 주요사업 거점을 두고 있다.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는 각각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PoP의 경우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엡실론의 주문형 고객서비스 ‘인피니(Infiny)’는 유연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만족도가 높다.

KT가 이처럼 해외 인터넷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기업 대상 IT솔루션과 플랫폼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이유 또 있다. 단순한 해외 시장 공략을 넘어 해외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기업 고객을 새롭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는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의 지사와 본사 간 원활한 데이터 연결을 위한 ‘글로벌 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T의 정보통신기술과 엡실론이 확보한 고객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가 결합되면 그 시너지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제공 분야에서 기존 아시아권 중심이었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엡실론과 연계해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엡실론이 세계 주요 거점에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솔루션의 활용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T는 엡실론을 활용해 글로벌 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유관 기업 인수(Bolt-on)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가 전략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분야는 IT 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이다. 즉 엡실론이 KT 글로벌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 전략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KT 디지코 전략 본격화 되나?  

엡실론 인수를 확정하며 구현모 대표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KT의 디지코 선언은 ABC(AI, Big Data, Cloud) 분야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을 핵심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통신'에 기반한 KT의 업 본질을 바꾸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사진=KT)

지난해 KT의 디지코 전략 선언은 ‘통신’에 기반한 KT의 업 본질을 바꾸는 신호탄이었다. ABC(AI, Big Data, Cloud) 분야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을 핵심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현모 대표의 전략은 빠르게 실행됐다.

AI 분야에서는 지난해 2월 KT를 비롯한 현대중공업,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등과 함께 협의체인 ‘AI원팀’을 결성해 약 10개월 만에 상용화할 수 있는 AI기술 4종을 개발해 냈다.

AI원팀에서는 KT가 주축이 돼 초거대 AI 모델 확보를 핵심 의제로 설정하고 GPU 인프라 구축, 데이터 수집/분석, 모델 학습 등 연구개발 및 상용화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KT는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인 KT스튜디오지니를 신설해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가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KT 계열사인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로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 오리지널 콘텐츠 100 이상을 제작해 스카이티브이를 비롯한 올레TV, 스카이라프 등의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하게 된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서울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학계, 연구기관을 비롯해 KT, 케이뱅크, 나무기술, 소만사, 솔트룩스, 틸론 등 16개 산학연 협의체인 ‘클라우드원팀’을 결성해 토종 클라우드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KT 변혁의 중심에는 취임 2년을 보내고 있는 구현모 대표가 있다. 32년간 KT에 몸담은 그는 사상 최초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자리에 오르는 사례가 됐다. 취임 500여일이 지나는 지금 구 대표가 추진하는 KT의 변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엡실론 인수로 시작되는 글로벌 데이터 비즈니스는 KT가 준비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해본업인 5G 통신 분야와도 연결된다. 그 가지는 다시 AI와 콘텐츠로 연결 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시작되는 사업의 근원은 디지코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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