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원팀' 큰 밑그림 실체 드러난다

KT가 지난 2월 산·학·연과 손잡고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AI원팀(One Team)’의 실체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I원팀은 구현모 KT 사장의 첫 프로젝트이다. 

KT는 지난 2월 대전 카이스트(KAIST) 본관1층 회의실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대한민국 인공지능(AI) 1등 국가를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AI 원팀(One Team)’을 결성했다.

KT는 AI 원팀을 통해 ▲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AI+X’ 적용사례(Use Case) 발굴 및 확산 ▲AI 오픈 생태계 조성 ▲얼라이언스사무국 설치 등으로 ‘대한민국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KT가 AI 원팀을 결성한 이유

AI를 전 산업에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산업별 리더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2월에 결성한 팀을 보면 KT의 카이스트, 한양대, ETRI와의 협력이 대한민국 AI 역량 제고를 위한 인재양성이라면 현대중공업지주와의 협력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업계 리더가 실제 산업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AI기술이 산업현장 곳곳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Robotics),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등의 관련 기술을 개발해 나가면서 국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으로 KT와 지난해 5월 ‘5G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 협력’을 체결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하고 있다.

AI 원팀의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는 비 ICT기업은 물론 중소·스타트업·벤처 기업들의 AI 기술 역량을 높이고, AI를 전 사업에 빠르게 확산시키는데 있다. 중소·스타트업·벤처 기업은 한국산업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 기업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형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제조, 유통,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사례를 공유, 필요한 솔루션과 인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생태계로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 게 KT의 전략이다.

KT는 6월 LG전자와 LG유플러스를 ‘AI 원팀’으로 끌어들였다. KT는 기존 AI원팀에 LG전자와 LG유플러스까지 들어오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선박, 제조, 로봇에 이어 스마트 가전과 스마트기기 등에서 AI 역량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도 AI원팀에 합류했다. KT는 우리은행과 '대한민국 인공지능(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금융 영역에서 AI 활용과 공동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AI 원팀 협의체에서 초개인화 마케팅, 개인맞춤형 상품 등 AI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지능화된 대화형 서비스, 딥러닝 금융 서비스 등 언택트 금융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융산업 지식을 가진 AI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AI 원팀에서 협력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KT AI원팀의 큰 밑그림은 무엇?

KT는 인공지능(AI) 원팀에 이어 '클라우드 원팀'도 결성해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클라우드 원팀은 KT와 케이뱅크를 비롯해 나무기술, 소만사 등의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 기업들로 구성됐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포항공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학계와 연구기관으로 참여 중이다. 

또 클라우드에 이어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원팀을 결성했다. 타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다. AI원팀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이날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관련 사업을 하는 9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딜루션, 버넥트, 코아소프트, 위지윅스튜디오 등 9개 기업과 연합체인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참여한다. 참여 팀은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번 메타버스 원팀 결성은 KT와 이들 기업들은 지속,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국내 메타버스 기술을 발전시키고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들은 향후 메타버스 참여 기업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 및 기관과 함께 'B2B 원팀'을 선보이기도 했다. KT를 주축으로 한 'B2B 원팀'은 관련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들과 시장에서 성공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시장의 규모를 키워 B2B DX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B2B 원팀'은 상반기 내 ▲컨택센터 DX ▲IT아웃소싱(ITO) ▲교통 DX ▲실감미디어 DX ▲Biz고객 DX 5개 분과를 시작으로, 올해 중 KT엔터프라이즈 부분의 핵심 DX 영역으로 분과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결국 AI원팀은 얼라이언스의 큰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AI원팀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원팀, 메타버스 원팀, B2B 원팀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AI원팀을 만들어 계속 확장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로의 체질 변화와 결을 같이 한다. 디지코 전환을 통해 135년 역사의 통신 대신 비통신 부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KT는 최근 5세대(5G) 유무선 네트워크에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솔루션을 결합해 기업들의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신사업 기회를 지원하는 디지털전환(DX)을 추진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의 DX에 기여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KT가 그리는 미래다. 특히 정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뉴딜 사업에서도 KT가 보유한 통신 및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타기업과의 상생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ICT 시장에서 토종 사업자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게 하고자 하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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