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블리자드 빅딜, 대전제는 ‘클라우드 확장성’... 경쟁자들은 어떨까?

[AI요약]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글로벌 IT업계 역대 최대 규모인 82조원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MS가 대형 게임회사를 인수해 단숨에 글로벌 게임 업계에 강자로 등극한 사실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MS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자사의 ‘애저 클라우드’ 확장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MS의 행보를 감안하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시장 변화를 보자면, 메타버스, AI, 게임 등 디지털 대전환을 맞아 미래사업으로 떠오르는 것들 모두가 클라우드라는 전제 속에 포함돼 있다.

MS와 블리자드의 빅딜 배경에는 MS의 클라우드 확장성이라는 목적이 깔려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글로벌 IT업계 역대 최대 규모인 82조원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MS가 대형 게임회사를 인수해 단숨에 글로벌 게임 업계에 강자로 등극한 사실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MS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자사의 ‘애저 클라우드’ 확장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는 MS가 합병을 통해 밝힌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는 이번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디지털 트윈에 기반한 메타버스 분야의 강력한 장악력과 더불어 이러한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나설 것을 밝혔다.

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 부임 이후 윈도우 독점 전략을 폐기하며 MS 오피스를 iOS 및 안드로이드에도 출시했다.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략적인 신사업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사진=MS)

MS의 행보를 감안하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시장 변화를 보자면, 메타버스, AI, 게임 등 디지털 대전환을 맞아 미래사업으로 떠오르는 것들 모두가 클라우드라는 전제 속에 포함돼 있다.

어떤 신사업이든 간에 사실상 클라우드는 필수적인 바탕이 되는 셈이다. MS 외에도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해외 빅테크의 클라우드 사업은 차곡차곡 확장성을 염두한 플랫폼, 데이터, 서비스 등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전환을 천명한 야놀자 클라우드를 비롯해 NHN클라우드, 안랩, 네이버 등이 앞다퉈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국내외 기업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각 기업의 서비스와 기술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상품화되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다양한 유형의 메타버스, AI 솔루션, 서비스가 클라우드를 통해 유통되는 셈이다.

아마존과 손잡은 메타

MS와 구글 등이 자체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면 지난해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AWS를 전략적 클라우드 공급자로 선정하고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 강화를 밝혔다.

메타의 계획은 AWS의 검증된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AWS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보안 서비스 사용을 확대해 클라우드에서 개인정보 보호, 안정서, 확장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파이토치 성능과 파이토치와 아마존 EC2(Amazon Elastic Compute Cloud),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 등 AWS 핵심 관리 서비스의 통합을 최적화해 ML 연구진과 개발자들이 대규모 AI 모델을 구축, 학습,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도 AWS와 메타가 의기투합한 부분이다.

메타는 또한 AWS에서 서드파티 협업 실행, 기존 AWS를 활용 중인 기업의 인수 지원, AWS의 컴퓨팅 서비스에 기반한 메타 AI 그룹의 인공지능 연구 개발 가속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메타의 계획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어쩔 수 없이 구글·애플 등의 앱 생태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고 그 자신감 뒤에는 AWS의 클라우드가 있는 셈이다.

NHN클라우드오픈스택기반 해외 진출 박차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업도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중 NHN클라우드는 NHN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으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N클라우드가 내세우는 기술력 중 하나는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다. 오픈스택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 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운영체제다.

NHN은 이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국내 클라우드 기업 중 처음으로 ‘오픈인프라 재단’에 가입했다. 오픈인프라 재단은 오픈스택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에지 컴퓨팅,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등 기술을 개발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단체로 MS, 메타, 텐센트 등의 글로벌 빅테크가 참여하고 있다.

NHN클라우드가 이러한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술 개발에 공들인 시간은 8년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 중 초기부터 오픈스택을 도입한 것은 NHN이 사실상 유일하다. 클라우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KT 등 다른 경쟁사들은 이제 막 오픈스택으로 전환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NHN클라우드는 다양한 기업 고객을 유치하며 지난해 업계에서 드물게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올해 북미와 일본, 동남아 시장 진출에 필요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오는 4월 NHN과 물적 분할을 통해 ‘NHN클라우드’로 본격적인 독립이 진행될 예정이다.

후발 주자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 파워로 단숨에 격차 좁혀

네이버의 경우는 지난 2017년 처음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외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재는 매년 부문 매출이 2배씩 늘어나며 네이버의 주력 사업이자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네이버 포털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플랫폼 파워의 영향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네이버는 익숙한 IT기업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네이버클라우드는 후발 주자임에도 5만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100기업 기준으로는 55%에 달하는 기업이 네이버클라우드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성과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네이버클라우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962억원으로 전년동기 30%가까운 증가 폭을 기록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는 2023년까지 매출의 80%를 기술 개발에 투자해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며 일본·싱가포르 인프라 투자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의 최근 발표를 통해 통합결제 비즈니스 전문 기업 다날과 함께 자사 게임 전용 통합 메니지먼트 서비스인 ‘게임팟’에 국내 최초로 외부 결제 서비스를 연동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다른 말로 네이버클라우드가 구글·애플 등의 앱마켓이 운영하는 인앱결제에 대항해 제3자 결제 서비스로서 자사 서비스로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외부 결제 서비스를 통해 구글 및 애플이 그간 인앱결제를 통해 강제했던 모바일 게임 결제 구조를 개선하고 간단한 연동 만으로 보다 손쉽게 외부 결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3N으로 일컬어지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그간 해외 앱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연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에 보안 강화한안랩’, 테크기업으로 변신한 야놀자

안랩은 보안과 관리 강점을 내세운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미지=안랩)

중견기업으로서 안랩 역시 클라우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식은 강점인 ‘보안’을 입힌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를 위해 안랩은 지난해 TF로 운영됐던 클라우드 부서를 각각 클라우드개발실과 사업본부 등 정식 부서로 편성했다.

이와 함께 ‘안랩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알렸다. 안랩 클라우드는 MSP(Managed Service Provide·클라우드 운영관리 대행) 서비스로 메가존, 베스핀글로벌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경쟁에 뛰어든 첫 상품인 셈이다.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지지 1년여 만에 안랩은 대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술 제휴와 파트너십 구축도 적극적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AWS의 어드밴스드 컨설팅 파트너(Advanced Consulting Partner) 자격을 획득했고,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Cloud Service Provider)와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야놀자는 전문 분야인 호텔, 레저 등 여가산업 중심으로 AWS 기반 SaaS를 개발해 전 세계 170여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숙박앱으로 시작한 야놀자에서 분사한 야놀자클라우드의 행보도 주목된다. 야놀자클라우드는 본사의 전문 분야인 호텔·레저 등 여가산업을 중심으로 AWS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해 전 세계 170여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의 성과는 놀랍다. 콜로나19로 글로벌 여행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업계에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으며 지난 2년간 107% 이상의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야놀자클라우드의 행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프리카(113%), 동남아시아(58%), 인도(50%) 등 각 지역 별로 고른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야놀자클라우드의 성장세는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 글로벌 1위인 오라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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