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지난 2일(현지시간)까지 4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축제인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23)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MWC 2023에 참여한 각 기업 관계자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달라진 글로벌 이동통신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일(현지시간)까지 4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축제인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23)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160개국에서 2000여 기업들이 참가한 행사는 8만8500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행사의 화두는 단연 챗GPT 열풍과 함께 이어지는 인공지능전환(AIX), 중국의 반격, 이동통신의 미래였다.
MWC 2023에 참여한 각 기업 관계자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달라진 글로벌 이동통신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미국 이동통신의 대표주자였던 모토로라가 중국계 기업인 레노버에 인수됐고, 한국을 대표했던 LG전자, 유럽을 대표했던 노키아 등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글로벌 이동통신 분야의 큰 변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샤오미, 오포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었다. 기술력으로 보자면 여전히 삼성보다 한수 아래라고 하지만,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비싼 고사양 제품보다 가성비 좋은 중국 스마트폰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챗GPT 의 등장으로 촉발된 AI에의한 디지털 전환, 즉 인공지능전환은 AI 반도체 등 부품 분야 기업들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5G를 넘어 6G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국내 통신사들은 통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비롯해 신사업 영역까지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피할 수 없는 선택, 탈통신에 나서는 통신사들
국내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 사업은 시장 포화상태에 접어들며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기간 산업이라는 성격 탓에 글로벌 시장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각 통신사들은 수년 전부터 콘텐츠, 헬스케어, 서비스를 융합한 플랫폼 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UAM(도심항공교통) 분야 등의 신사업을 시도하는 등 생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노력들이 ‘탈통신’이라는 키워드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MWC 2023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국내 통신사는 SK텔레콤(이하 SKT)을 꼽을 수 있다. AI반도체 기업 사피온과 협력해 전시를 준비한 SKT는 AI비서 ‘에이닷(A.)’을 비롯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기존 이동통신분야가 AI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미래상을 제시했다.
SKT가 이동의 미래로 지목되고 있는 UAM, 로봇 등 신사업도 참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기체를 실물 사이즈로 구현한 UAM 모형 기체와 가상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한 체험 공간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CNN 등 주요 외신들의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SKT 전시장을 찾은 누적 참관객의 수는 5만명에 달했다.
KT의 경우 이번 MWC 2023은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경영을 선보였던 구현모 대표의 마지막 외부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구 대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로서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 (Is it time for Co-Creation?)’란 주제로 기조연설로 마지막 일정을 장식했다. 전시 기간 동안 △DX 플랫폼 △DX 영역확장 △DX 기술선도 등 3개의 테마존을 운영한 KT는 글로벌 업계에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는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키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인텔과 ‘Wi-Fi 7’ 성능 안정화 및 사용자 경험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 필리핀 컨버지 ICT 솔루션즈와 필리핀 DX 사업개발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일본 NTT도코모와 오픈랜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한 협력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ICT 기업들과 디지털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국내 통신사 중 LG유플러스의 경우 연이은 이용자 정보 유출 등 악재가 연이어지며 이번 MWC 2023에 불참을 선언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행사에 약 860㎡(약 260평) 규모의 단독 부스 운영, 자사 기술 및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도 인터넷망사업자(ISP)와 콘텐츠사업자(CP) 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쟁점이 다뤄졌다. 유럽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ISP 측은 망 투자의 공정분담을 촉구하는 한편, 넷플릭스를 위시한 CP측은 망 이용료의 부당성을 성토하기도 했다.
봉쇄 풀린 중국 기업들의 권토중래(捲土重來)
코로나19 내내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한동안 글로벌 무대에서 주춤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중국 기업들은 이번 MWC 2023에서 그야말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아오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정면 대결 대신, 폴더블폰을 비롯해 롤러블 폼팩터, AI로봇, AR 글래스 등 다양성과 가성비를 무기로 차별성을 내세웠다. 화웨이의 경우 삼성전자의 5배에 달하는 약 9000㎡(약 2722평) 규모의 전시장에서 5.5G 개념을 바탕으로 한 통신 용량 및 속도 제고,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연결 등을 선보였다.
지난 7년 간 가성비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확장한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의 칩을 내장한 샤오미 13 시리즈를 비롯해 워치 S2 프로, 버즈 4프로, 일렉트릭 스쿠터 4 울트라 등을 선보이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아너 역시 폴드폰인 ‘아너 매직 5s’를 선보이며 삼성의 갤럭시 폴드4를 위협하는 행보를 보였다. 일단 성능은 차치하고 외부화면의 경우 삼성 갤럭시 폴드4를 능가하고 있다. 폴드 폰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폰의 두께, 베터리 용량 등에서도 앞서고 있다.
오포 역시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출시한 크렘셸 폴더블폰인 ‘파인드N2’를 선보였다. 폴드폰과 크렘셸 폴더블폰 모두 삼성이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고질적인 중국 기업의 ‘디자인 도용’ 논란은 이번에도 제기되긴 했지만, 삼성의 갤럭시 Z 플립4 보다 내외부 스크린을 더 크게 장착한 점, 나름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적용한 이체공학적 디자인 요소, 삼성을 능가하는 배터리, 충전 기능 등에서는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클라우드 ‘빅3’ 기술력 주목
이번 MWC 2023은 날로 통신 서비스와 밀접성이 높아지는 글로벌 클라우드 빅3,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의 기술력 경쟁도 관전 포인트였다.
AWS의 경우 AI를 통해 통신 네트워크의 배포 및 관리를 자동화하는 ‘AWS 통신 네트워크 빌더’를 비롯해 에지(Edge), 사물인터넷(IoT)과 연계된 통신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AWS의 경우 이번 행사 중 KT를 비롯해 노키아, 메가존클라우드 등과 자사 클라우드 기반의 ‘프라이빗 5G 사업’ 개발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이에 질세라 통신 네트워크 자동화, 통신 데이터 페브릭, 통신 가입자 인사이트 등 통신 서비스 기업을 위한 신규 제품을 선보였다. 통합 클라우드 솔루션 형태로 제공되는 이 제품들은 통신사의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애저(Azure) 기반의 통신 클라우드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는 MS 역시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를 활용, 전시장에서 역 시 자사 검색포털 서비스인 ‘빙(Bing)’에 적용된 챗GPT를 체험할 수 dlTsms 공간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게임체인저로 일컬어지는 챗GPT를 통해 MS는 클라우드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무한 기술 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글로벌 이동통신 업계의 상황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은 이번 MWC 2023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다만 확실한 것은 AI 기술의 영향력과 활용성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고, 이를 융합해 혁신을 꾀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래의 주도권을 쥘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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