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24 관객 홀리다···‘자동차 닮은’ 첫 플라잉카가 궁금하다

‘하늘을 나는 차’(플라잉카) 등장 약속은 전혀 새롭지 않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공상과학 소설(SF) 속 꿈을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의 플라잉카는 ‘자동차’(카)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스타트업이 만든 플라잉카는 집밖 도로 위를 달리는 승용차들처럼 생긴 플라잉카로는 세계 유일의 모델이다. 최근 주변 자동차(세단형 승용차)를 그대로 닮은 형태의 플라잉카 개발 회사가 대중앞에 시제품까지 선보이며 내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예상컨대 본격 출하시기는 2026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24)에서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친 ‘차’를 닮은 ‘하늘을 나는 차’에 주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 마테오에 본사를 둔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ics)와 이 회사가 개발해 MWC 행사장에 전시한 알레프 ‘모델 A’ 플라잉카다.이 회사는 그동안 자체 시험 비행만 해 왔지만 이번엔 일반 대중에게 자사의 실물크기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고 전시장에서 비행 시험 동영상도 함께 상영했다. 그동안 간간이 몇몇 매체에 소개돼 왔지만 일부 계획 변경과 함께 일반 대중과의 접근까지 시도한 점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7월 미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항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 등을 갖췄다는 의미의 감항성 인증까지 받으면서 상용화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게 자랑이다. 이 회사의 ‘알레프 모델 A’는 지난해 말 타임지가 선정한 ‘2023년 올해의 최고 발명’(The Best Inventions of the Year 2023)에서 ‘최고의 비행 드라이드’(The best drive to fly) 부문에 꼽히기도 했다. 짐 듀코브니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최고경영자(CEO)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다”며 자사 플라잉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용화를 전제로 한 양산을 선언하면서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낸 알레프 모델 A의 그간 개발 상황, 생산 및 출하 가격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과 지난 2022년 10월부터 이어진 로이터, CNBC와의 인터뷰, 타임지 보도를 참고했다.

알레프, MWC2024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다

알레프의 플라잉카 컨셉.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지난 2015년 설립 이래 도로 주행은 물론 수직 이착륙과 공중 비행을 할 수 있는 플라잉카 제조를 목표로 개발과 테스트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알레프는 ‘모델 A’를 가지고 플라잉카로는 최초로 미연방항공청(FAA)의 감항성(airworthiness·堪航性) 인증을 받았다. 감항성(감항능력)이란 항공기가 자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을 말한다. 항공기 자체의 성능·비행성··진동·지상특성·강도·구조 등이 항공에 적합한 안전성 및 신뢰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적합해야 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콘스탄틴 키슬리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것은 당신이 공상과학소설(SF)에서 알고 있는 것과 같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며 “그러므로 이 차는 도로주행도 할 수 있고 비행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하늘을 나는 옵션이 있어야 하는 걸까? 그것이 여러분이 그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고, 우리가 교통체증 없이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왜 운전을 해야 할까? 운전 옵션은 기존의 사회 기반 시설을 바꾸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린 “MWC 2024에서 참관객들의 시선을 끈 최고의 전시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플라잉카 3000대 선주문 받았다는 플라잉카의 면면

알레프 플라잉카의 모습.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MWC2024에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알레프의 모델A는 내년 4분기에 양산된다.

알레프는 앞서 지난 2022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2025년부터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계획은 이어 ‘2025년 4분기 양산’으로 바뀌었다. 2026년 초 쯤 출시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보도에 따르면 알레프는 양산을 통해 가격을 일반 세단 승용차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차에 대해 이미 3000대 정도의 사전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모델 A’를 시작으로 각각 1~2명의 탑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두 대 시제품을 제작했다. 그리고 창업 4년 만인 지난 2019년부터 실물과 같은 크기의 플라잉카 시제품으로 테스트 비행을 해 왔다.

알레프의 초도 생산 플라잉카는 결코 값이 싸지는 않다. 이 회사는 자사의 첫 번째 출시 모델인 알레프 모델A의 가격을 약 30만 달러(약 4억원)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 ‘모델A’는 사람과 짐을 포함해 최대 90.7kg을 싣고 비행하는 플라잉카로 나온다.

이 플라잉카는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1회 충전시 도로에서는 320km를 주행하고, 하늘에서는 177km를 비행할 수 있게 된다.

키슬리 알레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플라잉카에는)전기 추진력을 갖춘 8개의 모터(8개의 프로펠러)가 있다”며 “우리는 시중에 나와 있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일찍 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특별히 특정 파워트레인에 갇혀 있지 않기에 예를 들자면 우리는 수소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 확실히 수소 전지 셀이다”라고 말했다.

“규제 적법성과 양산 문제 돌파해야”

알레프 에어로노틱스의 플라잉카가 대중의 환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규제 통과와 양산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 주차장에 주차한 알레프의 모델A.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알레프 모델A는 메쉬 탑 형 바디에 1~2명이 탈 수 있다. 바디 양쪽에 각각 4개의 프로펠러(로터)가 들어가며 상부 메쉬는 탄소 섬유 소재로 돼 있다.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알레프 ‘모델A’ 플라잉카의 메쉬 탑 형 차체(바디)는 1~2명이 탈 수 있는 기포형 챔버를 포함하고 있으며 바디 양쪽에 각각 4개의 프로펠러를 수용한다.

챔버를 제외한 바디의 나머지 부분은 대부분은 비어있고 그물망처럼 생긴 탄소 섬유 소재로 돼 있다.

수직 이륙하면 동체가 옆으로 회전하고, 1~2인승 조종석도 이에따라 회전해 대형 무인비행기(드론)처럼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알레프는 이 자동차가 ‘도로에서 합법적’이 되도록 자동차 법규를 따르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스타트업은 심지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초기 투자자였던 유명한 벤처 투자가인 팀 드레이퍼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의 이름과 같은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 펀드 V는 지난 2022년 10월 300만 달러(약 40억여 원)의 종잣돈을 알레프에 투자했다.

가트너의 자동차 및 스마트 모빌리티 분석가인 마이크 램지는 알레프의 계획이 “멋있다”면서도 이 회사 계획에는 “힘든 길이 앞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량 생산은 어떤 자동차 스타트업에게도 어려운 과제이며 공공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규제 승인을 받는 것은 종종 어렵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잉 카 컨셉을 인증받고자 하는 회사들은 여전히 ‘주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모든 [도로] 차량이 갖춰야 할 안전 요구 사항과 플라잉카를 합법화하는 데 필요한 요구 사항이 더 뚜렷해졌음에도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가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듀코브니 알레프 CEO는 “알레프는 미국 이외의 지역, 특히 아시아와 유럽에서 항공 인증을 먼저 받음으로써 규제 절차를 가속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안전 기록을 쌓는 것을 도울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FAA 인증 절차를 도울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모델 A를 처음 인증받을 때 저속 차량(LSV)으로 인증받을 계획인데, 이는 이 차가 공공 도로에서 시속 약 25마일(40km)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나중에 완전한 자동차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레프는 항공 교통 규정이 개정되면 2025년 말 플라잉택시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알레프는 전 세계적으로 에어카와 에어택시 시제품을 개발하는 여러 회사 중 하나이지만 그들의 회사는 확실히 현재까지 가장 잘 보이는 회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키슬리 알레프 CTO는 “우리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것은 도시와 인류에게 큰 도전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우리는 영공을 사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여러분은 땅 밑으로 갈 수 있다. 여러분은 땅 위에서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땅 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초 비행 꿈꾼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내년 4분기에 모델 A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2025년말 상징적으로 몇 대를 출하하고 2026년에 본격 출하될 것임을 시사하는 말로 해석된다.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알레프 모델A가 숲 지역을 비행하는 모습. (사진=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이번에 대중들에게 공개된 모델 A가 알레프가 가진 이 분야 유일의 대담한 계획은 아니다. 듀코브니 알레프 CEO는 2035년까지 35만달러(약 4억7000만 원)에 판매될 ‘모델 Z’로 불리는 4인승 플라잉카 버전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다만 이 계획은 지난 2022년 10월 그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보다 5년 미뤄진 것이다.

플라잉 카를 가장 먼저 출시해 상용화하려고 경쟁하는 주요 기업들 가운데 미국, 독일, 중국 기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슈퍼널이 2028년까지 플라잉카를 상용화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앞서 랜지 가트너 분석가의 말대로 플라잉카 회사들이 차량을 준비하더라도 해당 국가 규제 당국의 승인 과정이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과연 내년 말 세계 최초로 진짜로 도로위 자동차를 닮은 플라잉카를 보게 될지 기대해 볼 일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MWC 2024 행사에서 도시항공교통(UAM) 서비스 제휴업체인 미국 플라잉카 스타트업인 조비 에이비에이션(Joby Aviation)의 플라잉카 목업을 전시했다. SK텔레콤은 작년 고흥·양평에 구축한 시범 상공망 테스트베드에서 통신 품질 점검을 지속 실시하고 있으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UAM 관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현대차그룹 플라잉카 자회사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MWC 2024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래는 1년 여 전 알레프가 공개한 동영상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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