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은 플래티어 전략기획실 마케팅팀 대리
지난해부터 각종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디지털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했고, 그에 따라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등의 암호화폐나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러한 대중들의 관심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행사가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렸는데, 바로 ‘NFT NYC 2022’다. 올해 4년째 열리는 ‘NFT NYC 2022’는 NFT 관련 기업, 투자자, 아티스트 등이 모여 토론하는 행사로, 행사 기간 뉴욕 곳곳에서 100여 건이 넘는 전시회와 만찬이 이어진다. 이번 행사에는 브랜드, 음악, 패션, 스포츠, 부동산, 핀테크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NFT 주제로 다뤄졌으며, 삼성전자, 하나금융투자 등 다수의 국내 기업들도 참여해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주최측에 따르면, 공식 행사 등록비가 100만 원을 넘는데도 불구하고 1만 5,000명이 참석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할 만하다.¹
이시은, <뉴욕서 열린 세계 최대 NFT 파티...현장에서 본 NFT의 미래는 [긱스]>, 한국경제, 2022.6.234
현재 패션, 유통, 게임, 식품,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NFT 고유의 내재 가치를 활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소유권 증명’이라는 NFT의 본질적 가치를 뛰어넘어, 리테일 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NFT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는 물론 나이키(Nike), 갭(GAP), 제일기획, 신세계 등 업종을 막론하고 다양한 브랜드에서 NFT와 관련된 마케팅을 시작하며 NFT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NFT의 기본개념과 특징, 현황 및 주목받는 이유 등에 대해 짚어보고,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NFT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면밀히 살펴보려고 한다.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가능하게 – NFT의 등장과 성장
디지털 세상의 등기권리증, NFT의 등장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token)을 의미한다. 온라인 상에서 디지털 콘텐츠가 자산으로써 거래되면서 소유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NFT가 등장하게 되었다.
쉽게 말해 NFT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산의 소유를 증명하기 위한 ‘등기권리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등기권리증에는 소유자명, 주민등록번호, 건물의 주소와 면적 등이 표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NFT에도 디지털 파일이 저장된 곳의 인터넷 주소와 관련 설명, 거래 내역과 소유주 신원 정보 등이 포함된다.
NFT 시장의 형성과정
NFT와 관련된 최초의 움직임은 201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주식·부동산·디지털 컬렉터블 등 다양한 자산에 적용해보려고 했던 최초의 시도로서 2012년에 ‘컬러드 코인(Colored Coins)’이 있었다.² ‘대체 불가능(Non-Fungible)’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컬러드 코인은 최초의 NFT라고 볼 수 있다.³ 이후 2014년에는 P2P 금융 플랫폼 ‘카운터파티(Counterparty)’에서 최초로 게임 내 디지털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발행한 바 있으며, 2015년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이더리움 개발자 회의 ‘데브콘(Devcon)’에서 최초로 NFT가 공개되었다.
2. 이기수, <NFT의 현황과 쟁점>, 한국법학원, 2022.4.29
3. 노경탁, <NFT, 메가트렌드가 될 것인가>, 유진투자증권, 2021.10.5출처 : 크립토펑크 (https://www.larvalabs.com/cryptopunks)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NFT가 활용된 것은 ‘크립토펑크(Cryptopunk)’ 프로젝트 덕분이다. 2017년 6월, 미국의 라바랩스(Larva Labs)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캐릭터 판매 플랫폼인 크립토펑크를 출시했다. 당시 라바랩스는 서로 다른 1만 개의 크립토펑크 이미지를 NFT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는데, 이 중 9천 개는 무료로 배포되었지만 나머지 희귀한 캐릭터인 1천 개는 부분적으로 경매에 출품하면서 거래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NFT 시장 형성과 표준 완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⁴
4. 이기수, <NFT의 현황과 쟁점>, 한국법학원, 2022.4.29
이후 캐나다 기업 엑시엄 젠(Axiom Zen)이 최초의 NFT 기반 게임인 ‘크립토키티(CryptoKitty)’5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대중들의 NFT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
5. NFT화된 한정판 고양이(키티)를 다른 이용자의 고양이와 조합해 희귀한 고양이를 탄생시키고, 이를 육성, 수집, 거래하는 방식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의 특징
NFT의 특징을 살펴보기 전 ‘블록체인’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로, 가상 화폐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아준다. 또한 누구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으며 누구나 변경된 결과값을 열람할 수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장점 덕분에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인 NFT는 위·변조와 해킹, 복제가 불가능하다.
현재 NFT 생성 및 발행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블록체인 메인넷은 이더리움(Ethereum)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이후에 나온 2세대 블록체인으로,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지원한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블록체인 원장에 거래를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실용성도 높아서 NFT 거래 뿐 아니라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즉, 결제나 송금 같은 단순한 거래에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거래에서 더 나아가 일종의 ‘계약’이 가능하도록 개발되었다.
아울러 NFT는 소유권(ownership)과 판매이력 등 거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남길 수 있으며, 최초 발행자와 현재 보유자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6
6. 단, 모든 NFT는 저작권과 소유권이 분리되어 있음. NFT 창작자는 저작권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데, NFT 소유권이 다른 홀더에게 넘어가더라도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저작권을 소유한 창작자에게 로열티가 지급됨.
뿐만 아니라 각각의 토큰마다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이 부여되므로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산으로 교환할 수 없다. 이는 각기 동일한 가치와 기능을 가지고 있고 동일 단위의 1:1 교환이 가능한 암호화폐와는 다른 점이다. NFT로 발행할 수 있는 자산에는 음악·사진·동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부터 예술품·부동산·명품과 같은 실물자산까지 포함된다.
이처럼 NFT는 소유권 증명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 NFT를 통해 확산 중이다.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있는 NFT – 시장규모와 확산 배경
NFT 시장규모 및 향후 전망
전 세계 NFT 시장은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성장해 오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와 미국 제퍼리 투자은행(Jefferies Bank)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NFT 시장규모는 2021년 140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올해 350억 달러(약 50조 원)로 확대되고, 2025년에는 800억 달러(약 113조 5,000억 원)로 성장이 예상된다.7
7. 김성모, <대체불가토큰(NFT), 일상을 넘보다[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동아일보, 2022.2.19
아울러 NFT 분석 사이트인 ‘논펀지블닷컴(NonFungible.com)’은 2021년 전 세계 NFT 판매액이 2020년(8,200만 달러)보다 215배 성장한 176억 달러(24조 9,900억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8 NFT를 통한 투자 이익도 막대하다. 지난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NFT에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54억 달러(7조 6,700억원)로, 470개 이상의 가상화폐 지갑이 NFT 투자로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8. NonFungible.com, <2021 Yearly NFT Market Report>, 2022.3.9
사실 거시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NFT 시장 성장세가 예전보다는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NFT 시장에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분위기는 오히려 활성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NFT를 발행하고 NFT를 이용해 기업 브랜드를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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