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디지털 소유권 증명을 넘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②

손지은 플래티어 전략기획실 마케팅팀 대리


2. 기업들의 NFT 시장 진입 배경

그렇다면 국내외 기업들이 NFT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업 입장에서는 NFT 자체로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거나 NFT를 매개로 주력 상품의 판매 증진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팬덤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영역에서 NFT는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팬덤 시장에서의 상품과 서비스는 나의 팬심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자 유일한 애장품·소장품을 가질 수 있다는 욕구가 작용하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마련이다. NFT화된 재화들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9


9. 순살(the Soonsal), <NFT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ft.메타버스, 디지털 자산)>, 2021.8.6


그리고 디지털로 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재정의할 수 있어 NFT를 통해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으며, 한 번 소비 후 사라지는 기존 시장과 달리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영속성을 가지며 가치를 높여갈 수 있다. 또 정품 콘텐츠 인증 및 복제 방지 등 보안성이 우수한 NFT는 명품 업계의 가품 불안을 해소해줄 수도 있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도 희소성 있는 NFT를 수집함으로써 소유와 과시라는 욕구 실현을 할 수 있고,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은 물론, 차별화된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NFT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성향과 니즈에도 부합한다. 한정판 명품 소비에 익숙한 MZ세대의 미닝아웃10 소비 성향과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니즈에 NFT가 딱 들어맞고 있다.


10. 미닝아웃(Meaning Out)은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볼 때 NFT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현재 경기 불황으로 다소 주춤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NFT가 창출하는 신산업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NFT를 활용하려는 기업 및 크리에이터들의 시도도 계속될 전망이다.

NFT, 디지털 소유권 증명을 넘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 – 기업사례

이렇듯 NFT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단순 NFT 발행·판매를 넘어 실용적인 디지털 마케팅 수단으로서 NFT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와 NFT를 통해 기업과 브랜드 메시지를 소통하고, NFT 자체, 수집용 NFT, NFT 전용 상품 라인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장의 수익성을 쫓기보다 NFT를 통해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등 브랜드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려는 관점에서 NFT에 접근하고 있다.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NFT 활용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유명 NFT 커뮤니티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및 NFT 인플루언서 ‘지머니(Gmoney)’와 협업하여 ‘메타버스 속으로(Into the Metaverse)’라는 NFT 컬렉션을 발표해 단 몇 초 만에 2,300만 달러를 벌었다.

아디다스가 진행한 ‘메타버스 속으로’ NFT 컬렉션 / 출처 : OpenSea https://opensea.io/assets/ethereum/0x28472a58a490c5e09a238847f66a68a47cc76f0f/0

나이키의 경우, 지난해 12월 NFT 패션 스타트업 아티팩트(RTFKT) 인수에 이어 올 4월에는 이더리움 NFT 기반의 첫 메타버스 운동화를 공개하면서 일찌감치 NFT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올 들어 NFT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약 1억 8,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NFT를 자체 제작해 고객들에게 증정했고,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대표 캐릭터 ‘푸빌라’를 NFT로 제작해 1초 만에 1만 개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롯데홈쇼핑도 자체 캐릭터 ‘벨리곰’ 지식재산권에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NFT 9,500개를 1초 만에 매진시켰다.

신세계백화점 캐릭터 푸빌라(좌) 및 롯데홈쇼핑 캐릭터 벨리곰(우)10 출처 : 푸빌라 소사이어티(https://puuvillasociety.com/) 및 벨리곰 NFT 홈페이지(https://www.bellygom.world/)

구찌, 루이비통, 돌체앤가바나, 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업체들의 NFT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이들은 NFT 컬렉션을 출시하거나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에 대한 보증을 NFT로 할 수 있도록 하고, NFT를 발행해 홀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식음료 기업들도 NFT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연내 NFT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고객들이 디지털 자산을 사고 팔 수 있는 NFT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 ‘스타벅스 오디세이(Starbucks Odyssey)’를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맥도날드, 웬디스, 던킨도너츠, 버거킹 등은 가상자산, NFT 및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출원을 한 바 있다.

이베이(eBay), 쇼피파이(Shopify)와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관련 기업들도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베이의 경우 지난해 5월 회사 약관에 NFT를 판매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바 있으며, NFT 마켓플레이스 ‘노운오리진(KnownOrigin·예술가와 수집가들이 NFT를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 인수에 이어 NFT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디지털 금고 ‘이베이 볼트(eBay Vault)’도 만들었다.

이베이 볼트 출처 : eBay https://www.ebayinc.com/stories/news/ebay-launches-its-vault-for-trading-cards/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을 제공하는 캐나다 기업 쇼피파이(Shopify)는 토큰 결합 매장 ‘토큰게이트 커머스(Tokengated Commerce)’를 구축해 NFT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크립토닷컴페이(Crypto.com Pay)를 통해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솔루션 기업 ‘플래티어’도 제조/유통/브랜드사의 D2C(Direct to Customer)11 플랫폼이나 이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NFT 유통-마케팅 솔루션 ‘X2BEE NFT’를 개발 중에 있다.


11. 소비자 직접 거래라는 뜻의 ‘D2C’는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


X2BEE NFT는 크립토키티·BAYC 등 이더리움 기반 NFT를 대표하는 표준 프로토콜 ‘ERC-721’을 지원한다. 또한 추후 퍼블릭 NFT 마켓플레이스(ex. 오픈씨 등)와의 연계 시, 확장성과 효율성도 고려하여 단일한 하나의 계약에 무한 개의 대체 가능 아이템과 대체 불가능 아이템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 빠른 처리 속도 및 비용 절감을 가능하도록 효율성을 높인 ERC-1155 프로토콜도 지원한다.

X2BEE NFT를 이용하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도 ▲NFT를 유통(발행·판매·거래)하고, ▲NFT 홀더를 대상으로 수준 높은 로열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팬덤화가 가능하도록 NFT 아이템의 제공 방향성을 정의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X2BEE NFT는 플래티어의 D2C/커머스 플랫폼 솔루션 ‘X2BEE(엑스투비)’와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개발되어, 기업이 D2C 플랫폼을 통해 기확보한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패션·유통·식음료 등 다양한 업계의 브랜드와 이커머스 플랫폼 관련 기업들은 NFT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협업을 통해 NFT를 발행하거나 NFT 거래 플랫폼 및 유통-마케팅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 열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사실 NFT를 바라보는 시각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 NFT 가치에 대한 거품 논란이 있고, NFT 지위와 관련된 규범이 불확실하는 등 NFT 거래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승세가 이전보다는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NF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비해 대중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고 NFT 발행 과정이 복잡해 일반인들이 실제로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지 어렵다는 숙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공통된 시선은 ‘NFT가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자산은 실물이 없고 누구나 복제할 수 있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NFT는 사진, 게임 아이템, 음악 등 디지털 자산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할 것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NFT가 메타버스와 결합해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오랫동안 메타버스 공간에 머물수록 무엇인가 소유하거나 과시하려는 욕구가 나타나는데, NFT는 메타버스 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기에 알맞은 기술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에서는 NFT로 메타버스 내 아이템, 토지 등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과연 디지털 생태계에서 NFT를 통해 어디까지 소유할 수 있을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디지털 세계는 넓고,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NFT, 디지털 소유권 증명을 넘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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