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머선일이고?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의 '최초의 트윗'이 경매에서 200만달러(한화 약 22억6천만원)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도시가 블록체인 기술로 전자 서명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발행한 트윗입니다. 진품 인증이 된 디지털 자산이 거액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잭 도시의 첫 트윗이 NFT로 발행돼 고가로 경매에 올라왔다. 
잭 도시의 첫 트윗이 NFT로 발행돼 고가로 경매에 올라왔다. 

요즘 음악, 그림, 카드(그림카드) 등 디지털 자산이 NFT로 발행되면서 실물 수집품이나 상품처럼 투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그림으로 하는 재테크가 디지털로 옮겨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내 그라임스의 디지털 그림(NFT 적용)이 경매에서 20분만에 65억원을 벌어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의 디지털 그림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의 디지털 그림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입니다. 그림이나 야구나 농구 카드 등 스포츠 카드 등의 디지털 자산은 누구나 복제할 수 있습니다. 잭 도시의 트윗 같이 특정인(매니아층)의 관심이 쏠리는 상징성 자산이 아니라면, 감상용이나 소장용으로 이를 거액으로 사들이는 것이 가치가 있을까요?

22억6천만원에 낙찰된 잭 도시의 트윗 또한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골동품의 가치는 그 자체가 가진 예술성과 심미성 외에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시공간을 초월한 물리적인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고리타분하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디지털 자산과는 확연히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대작이 나오고 가작이 판치고 있습니다. 진품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죠. 진품과 똑같거나 오히려 더 잘 만들어진 가품들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저희 집 거실에도 유명 화가의 그림이 복제품으로 걸려있습니다. 진품은 아니지만 인테리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꽤 만족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편견입니다. 예술품 및 수집용 디지털 자산의 경우에도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끼리 만족한다면 그만입니다. 인기 게임 아이템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아이템 또한 NFT로 만들 수 있죠. 

NFT가 무엇인지 알고 가야겠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희소성 있는 가상 자산을 토큰화할 때 쓰이는 것이 NFT입니다. 사실 토큰화한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저도 잘은 모릅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화폐(Token)를 만들고 이를 실물 자산처럼 유통하는 가상화폐 시장이 열렸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이 그렇죠. 

다만 NFT는 토큰 하나당 가격이 동일한 가상자산(비트코인)과 달리, 토큰 1개당 가치가 모두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상품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할 때 쓰입니다. NFT로 발행한 상품의 판매 이력이나 소유권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돼 '진품'임을 알 수 있죠. 

하여간 디지털 예술품에 NFT를 적용하고, 이를 판매 유통하는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NFT 거래에서 미국 NBA(농구) 관련 디지털 상품을 NFT화한 판매비중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는데, 그 매출액이 무려 2억2500만달러(한화 약 2,548억원)이라고 하네요. 

일각에서는 실제로 NFT 시장이 커져가고 있기에, 향후 NFT가 가상 자산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아티스트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작품을 만들고, 발행과 판매까지 이어주는 NFT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죠. 게임 아이템이나 다양한 디지털 수집품 유통도 활발해 질 것입니다. 

다만 NFT 트렌트의 과열은 조심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특정 디지털 자산의 진품 여부를 입증해 주는 것이 NFT인데, 그 진품의 가치 평가 보다 NFT로 만들었다는 것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17세기 튤립 버블 현상이 NFT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듯 합니다. 상품 가치가 높지 않은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된 것처럼 말이죠.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또한 튤립 버블에 줄곧 비교돼 왔었습니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를 구매할 수도 있다' '실물 자산으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는 등 화폐로서의 가치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NFT 관련 상품 또한 시간이 흐르면 디지털 예술품의 적정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다만 현재 쏟아지는 NFT 이슈에는 버블(거품) 논란이 있다고 하니, NFT 관련 상품에 투자하려 한다면 신중하시길 바랍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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