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이용자 확보 기폭제 됐던 ‘계정공유’, 1일 이용권 등장에 업계 '화들짝'

[AI요약] OTT 업계가 최근 성장의 기폭제가됐던 ‘계정공유’ 서비스로 인해 고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기존에 희망자들을 모아 연결해줬던 계정 공유를 넘어 최근 ‘1일 이용권’을 저가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는 각 OTT의 계정 공유 금지 강화의 명분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큰 성장을 이어갔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최근 성장의 기폭제가 됐던 ‘계정공유’ 서비스로 인해 고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는 물론 국내 토종 OTT들은 시작부터 요금제에 따라 최대 6~4명까지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적용해 왔다. 계정공유는 기본적으로 가족에 한해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족이 아닌 지인 간에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이 OTT 업체에 월 비용을 지불하면 계정을 공유한 지인들이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식이다.

개중에는 지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계정을 공유해 비용을 분담할 멤버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았고, 이러한 수요를 노려 4~6개에 이르는 여러 OTT의 계정 공유를 매칭시켜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계정 공유를 넘어 최근 ‘1일 이용권’을 저가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에 각 OTT 업체들은 ‘이용약관 위배’ 등 법적 문제 소지가 있음을 언급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더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OTT가 아이디를 무한으로 생성할 수 있게 한 점을 노려 수백개의 계정을 운영하며 공유를 희망하는 이들을 모집하고 분담금을 받은 후 잠적하는 ‘먹튀’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된 OTT 계정 공유 서비스 ‘페이센스’

지난달부터 서비스하고 이는 페이센스는 다양한 OTT의 1일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지=페이센스 홈페이지)

페이센스는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는 OTT 계정 공유 서비스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주요 OTT의 1일 이용권을 판매하는데, 놀라운 것은 그 가격이 넷플릭스 600원,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가 500원, 디즈니플러스가 400원 정도로 소액이라는 점이다.

페이센스의 이러한 서비스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각 OTT의 인기 콘텐츠를 섭렵한 후 식상함을 느껴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페이센스에 따르면 1일 이용권 서비스를 하는 각 OTT의 이용권은 ‘프리미엄’ 급이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서비스는 1만 7000원에 최대 4명까지 계정 공유가 가능하다. 이를 1일 이용권으로 나눠 판매하게 되면 페이센스는 1만 7000원의 넷플릭스 프리미엄 서비스 하나 당 하루 최대 2400원, 한달 7만 200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1만 7000원을 투자해 5만 5000원의 수익을 거두는 셈이니 꽤 남는 장사라 할 수 있다.

페이센스와 이용자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지만, 결과적으로 각 OTT 사업자는 그만큼 월 이용자가 줄어드는 피해가 발생한다.

페이센스는 넷플릭스 600원, 웨이브 등 토종 OTT 500원 등으로 1일 이용권 가격을 책정해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미지=페이센스 홈페이지)

계정 공유 금지 명분될까… OTT 업계 대응 고심중

계정 공유 서비스의 빈틈을 노린 플랫폼의 등장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각 OTT 강경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이용약관을 통해 “모든 콘텐츠는 개인적,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앞서 언급된 바처럼 친구, 지인 간 이뤄지는 계정 공유를 제재하는 경우는 없었다.

토종 OTT 맡형 격인 웨이브와 티빙 역시 이용약관에서 “회원은 회사의 승인 없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어떠한 영리 행위도 할 수 없다. 회원의 영리 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을 경우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의무를 진다”며 직접적으로 자사 서비스를 이용한 영업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이센스의 ‘1일 이용권’ 서비스의 등장은 각 OTT의 계정 공유 금지 강화 명분이 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된 이유를 ‘계정 공유’로 꼽으며 그간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던 가족 외 계정 공유를 금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정 공유 서비스의 등장은 넷플릭스 등 OTT 업계에 계정 공유 금지 명분을 주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지난달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 등을 통해 실제 가족 외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내용은 유료 회원 계정의 비밀번호 공유 행위 금지와 광고를 포함하는 저가 서비스 도입으로 시기까지 올해 10월 경으로 구체적이다.

웨이브를 비롯한 티빙, 왓챠 등 토종 OTT 역시 페이센스 서비스를 약관 위반으로 판단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센스 서비스의 법적 논란 외에도 그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 이뤄졌던 계정 공유를 악용해 수백명의 계정 공유 희망자를 모집, 비용을 받고 잠적하는 먹튀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명 ‘계정 공유 먹튀’ 사기는 그간 개인 피해 사례가 종종 알려졌지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려 787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수로 한 계정 당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1000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들이 언급한 사기 유형을 보면 초기 몇 개월은 정상적으로 계정 공유가 이뤄진다. 사기 수법은 3개월 정도가 지난 이후 구독 만료 시기가 됐을 때 “일이 바빠져 매월 결제가 힘들어 6개월, 1년 자동결제를 하려 한다”며 해당 계정 공유 비용을 한번에 요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기범은 비용을 입금 받은 후 바로 잠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정 공유 피해는 개인 간 거래로 발생한 것으로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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