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호시절 끝났나? 두 자릿수 이용자 감소에 업계는 ‘자구책’ 고심

[AI요약] 코로나 19 기간동안 특수를 만끽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는 엔데믹 상황이 펼쳐지자 예외 없는 이용자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각 업체들은 저마다의 자구책을 모색하며 변하는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이용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명 이하로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지난 2년여 '코로나19 특수'를 만끽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예외 없는 이용자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박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 인덱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주요 OTT 모바일 사용자 수는 올해 1월 대비 두 자릿수 이용자 감소 현상을 보였다.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넷플릭스와 토종 OTT인 티빙의 경우는 그나마 7% 대 이용자 감소 폭을 나타내며 선방한 편이다.

나머지 OTT의 경우 디즈니플러스가 200만명에서 153만명으로, 쿠팡플레이가 367만명에서 302만명으로 나란히 23.7%의 이용자 감소를 기록했다. 웨이브는 492만명에서 233만명으로 11.9%, 왓차는 112만명으로 12.6%, 시즌은144만명으로 18.1%의 이용자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OTT 전체 이용자는 2683만명으로 1월 대비 11%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이는 모바일에 한정한 것으로 PC, TV 등을 통한 이용자는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OTT 사업자가 겪고 있는 이용자 감소 현상은 수십에서 수백억원의 적자 상태로 운영 중인 와중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저마다의 자구책을 모색하며 엔데믹 상황 하에 더욱 치열해 지는 이용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OTT는 죽지 않는다… 결국은 콘텐츠 싸움

엔데믹의 여파로 이용자가 감소하는 현상은 사실 OTT업계만이 아닌 다른 모든 온라인 비즈니스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를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OTT는 여전히 신사업으로서 일시적인 정체기를 겪는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호실적은 더 없을 것이라며 판도 변화를 예측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어찌됐든 ‘진검 승부’가 곧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다르지 않다. 무기는 역시 ‘콘텐츠’다.

토종 OTT업계의 경우 글로벌 OTT의 한국 시장 진출은 심각한 위협 요인이었지만, 넷플릭스의 뒤를 이은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번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더구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등은 우리나라 시장 뿐 아니라 세계적인 엔데믹 추세로 인해 이용자 감소와 큰 폭의 주가하락을 경험하며 이미 직원 해고 등 긴축 경영에 나서는 한편, 계정 공유 금지와 광고가 포함된 저가 상품 출시 등을 예고하고 있다.

엔데믹 상황에서 유래 없는 실적 감소를 맞이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계정공유 금지와 광고가 포함된 저가 상품 출시 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연이어 국내 진출을 저울질 하던 파라마운트플러스, HBO맥스 등은 각각 토종 OTT인 티빙, 웨이브와 협력해 간접 진출하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경쟁 상대로 예상했던 글로벌 OTT의 콘텐츠 덕분에 토종 OTT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20년 CJ ENM으로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한 티빙의 경우는 코로나19 시기 동안 ‘술꾼도시여자들’ 등 콘텐츠로 승부해 토종 OTT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현재는 네이버, 스튜디오룰루랄라 등과 연합해 공격적인 투자에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과 같이 내달부터 자사 앱을 통해 ‘플랫폼 내 플래폼’ 방식으로 파라마운트플러스 콘텐츠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OTT에 맞서는 토종 OTT는 좋은 콘텐츠로 승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티빙의 '괴이(좌)', '술꾼도시여자들(가운데)'과 왓챠의 '좋좋소(우)' (이미지=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역시 급성장 후 큰 폭의 이용자 감소를 겪고 있지만,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근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첫 EPL 득점왕 성과와 함께 스포츠 관심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는 점도 호재다.

왓챠의 경우는 올해 안에 동영상 콘텐츠는 물론 웹툰, 음악 등을 포함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왓챠 2.0’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제휴 등과 더불어 각 OTT가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전략은 혜택과 서비스 다양화다.

티빙은 최근 베이직 연간 이용권 신규 론칭과 함께 가격을 4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웨이브의 경우는 KB국민카드와 협력해 카드를 쓰면 월 이용료를 100% 할인해 주는 제휴 상품을 선보였다. 웨이브의 경우는 앞서 SK텔레콤 구독 서비스 등과 연계한 상품도 운영 중이다.

·제도 정비도 호재, K OTT 육성책은 좀 더 지켜봐야

토종 OTT들의 자구책에 이어 지난달에는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OTT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과 유료방송 기술중립성 도입을 위한 법안이 통과 됐다.

이는 OTT 사업자에 대한 세액 공제와 자율등급제 등 진흥 정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담는 것으로 향후 OTT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로 정의된다.

유료방송 기술중립성 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 유료방송사업자가 전송기술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유선주파수(RF)방식, IPTV는 IP방식으로 특정해 규제했던 것이 풀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융합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해지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OTT 산업 육성 주관 기관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주도권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그 외에  OTT 통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각 업체의 이해관계가 저마다 달라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기존 비즈니스 외에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기능 개발에 나서고 있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 등을 통해 스포츠 실황 중계나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같은 시청자 참여 경영 프로그램이 가능해 진다는 말이다. 바야흐로 OTT와 방송의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OTT 시장의 생존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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