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에 있으면서 다수 마케터 분들이 제품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 기획에 대해 '어? 이것도 내 포지션에서 해야 하는 부분인가?'를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보고는 했어요. 물론, 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죠. 비즈니스 조직(세일즈, 마케팅 등)은 개발 조직(개발, 기획, 디자인)에서 협의 끝에 나온 제품을 잘 알리고, 파는 게 목적이니까 괜한 업무 관여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시 꺼림칙한 요소가 발생할 수 도 있다는 고민 하게 되니까요. 그럴 바엔 하지 말자가 돼버리고 말죠.
그런데, 전환과 ROI에 집중해야 하는 마케터 입장에서는 뭔가 아쉬워요. '무료로 체험하세요'버튼까지 어떻게 유혹해서 제품 로그인 까지는 시켰는데 온보딩 단계에서의 이탈률이 높단 말이죠. 자연유입으로 제품 온보딩까지 세일즈 터치 없이 스무스~ 하게 가고 싶은데요. 항상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 쓸 사람은 쓰겠지 하고 마음을 접습니다. 새로운 기획과 타 팀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피로함이 먼저 몰려오니까요.
먼저, 제품 투어(Product tour)/온보딩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볼게요
일반적으로로 '제품 투어 Product tour'라고 하고 제품 온보딩 프로세스, 제품 온보딩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곤 합니다. 이 투어의 목적은 유저가 제품에 가입했을 때 이탈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제품에 적응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쿠팡이츠나 배달의 민족 앱을 예로 들어보면 처음 앱에 가입하면 유저에게 주소를 입력하게 시키고, 제품 구매는 여기서 하는 거라고 위치를 알려주고, 여기서 분식, 양식, 한식 등으로 나눠서 구매하고 싶으면 다른 카테고리를 통해 식당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간단한 가이드를 주죠. 이용자가 주문을 위해 제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로 추려서요.
이런 앱에서는 유저가 바로 '옷 사야지! 음식 먹어야지!' 하고 간단한 단계들을 거쳐 액션을 일으킬 수 있겠구나 SaaS 소프트웨어 쪽에서는 많은 유저들이 '오왕 나 이거 써보고 바로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입하지는 않아요. 그냥 좀 둘러볼까? 정도의 상태로 가입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아요. 그래서 제품 온보딩이 아무리 고도화되어 있어도 많은 유저들이 전부 그 절차를 소화하지는 않습니다.
사용성 좋은 제품 투어(Interactive tour)라는 단어가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데요. 즉, 유저들은 상호작용하는 프로세스가 아닌 이상 제품을 사용하기를 포기한다는 거죠. 단순히 '우리 제품 1단계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2단계는 이렇게 시작합니다'와 같은 느낌의 기획인 '우리 제품 이렇게 사용하세요 ㅎㅎ'가게 되면 상호작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가입한 유저들 대다수는 투어에 별 흥미를 못 느끼게 될 거예요.
음.. 근데 저는 기술 마케터가 아닌데요..
기획자가 다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 물음이 머릿속에 떠오르셨다면 그냥 하시는 게 속 편합니다! 국내 SaaS 기업들에서는 포지션 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요. 여러분! 각 분야별로 구분되어서 지금 회사에 입사하셨나요? 아니면 B2B 마케터 JD에 지원하여 채용되셨나요! (물론 있는 곳도 있겠지만, 제품 유저수가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고서야 구분해서 채용하지 않아요.
B2B 마케터 등으로 통칭해서 채용하고는 하니까요.) 그러니, 나 스스로를 특정 마케팅 분야에 특화된 사람이야! 하고 우선 선을 긋기 보다는요. 내가 리딩해서 진행했을 때의 장/단점을 먼저 파악해 보세요. 의견을 낸다면 아마 회사에서는 좋아할 겁니다. (그런데 개발 조직에서도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영미권에서는 이 SaaS, PaaS, LaaS 기타 등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마케팅 포지션이 정말 세분화되어 있는 것 이미 알고 계시죠. (이전 글 : 참고)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직무에 대해서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 볼까요.
- 각종 자동화 툴을 자사 제품의 최적화 되게 맞추는 세팅을 하는 포지션의, 엔지니어링 마케터
- 웨비나, 이벤트, 콘퍼런스, 광고 등의 업무 오퍼레이션을 진행하는, 오퍼레이션 마케터
- 전환 아티클, 칼럼, 고객 설득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제품 콘텐츠 마케터
- 제품의 기술적인 요소들에 대한 소구를 통해 각 직무 전문가들을 설득하는 콘텐츠를 작성하는, 테크 라이터(테크 라이터는
+ 여기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로스, 퍼포먼스, 브랜드 마케터가 있을 거예요.
모든 SaaS 기업의 마케팅팀이 위와 같은 인원 구성으로 각 분야에 전문화된 분들만 모여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또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데이터에서 제품 전환 시키는 것까지의 기여도는 높은데 온보딩에서의 이탈률이 높게 나타난다면 분명 문제가 있어요. 고쳐야 합니다.
개발 조직에서는 이에 큰 관심이 없을지도 몰라요. 회사에서는 누구나 우선순위 업무가 다릅니다. 아무리 개발을 잘한 제품도 유저가 사용하지 않으면 그 가치를 모릅니다. 마케터는 UX 디자이너, 기획자와 더불어 그 가치를 유저에게 알게 해주어야 해요. 홍보만 한다고 유저가 제품의 가치를 알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마케터로서 판단했을 때, 가입 까지는 잘 도착하는데 제품 사용 기간 측면에서 데이터 상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면 개선을 위한 단기 플랜을 시작해 보세요. 물론 그 첫 번째는 제품 투어겠죠. 타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우려된다면 이 부분의 가장 높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획자 분들과 이야기를 해보세요.
우리 회사 제품 잘 되자고 하는 건데 누가 싫어할까요? 물론 조금 번거로워하실 수는 있겠죠. 그래도 그 중요성을 다들 알고 계시기에 묵과되지는 않을 겁니다. 만약, 이탈률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하고도 '지금도 괜찮은데 왜 또 바꾸려는데? 제품 기능 개발 우선순위가 더 먼저야' 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때는 노코드 온보딩 툴을 통해서 직접 바꿔보세요.
요즘, 툴들 얼마나 잘되어 있는데요. (물론 고르기 나름이지만요.) 개발, 기획의 도움 없이도 내가 팔려고 하는 제품 구색 맞추는 것에 문제없이 혼자 진행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럼 기획이 난장판이 될 거잖아요!'기획도 프로세스별로 얼마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라고 말하는 담당자분이 나타나신다면 그때 이렇게 말하세요. '그럼 기획자님이 직접 기획해 주시면 되겠는데요!ㅎㅎ'라고!
* 온보딩 과정에서는 프로덕트 투어뿐 아니라 같이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소셜 로그인, 컨택폼의 최적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쳐요. 해서 툴을 선택 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또 다음글에서 소개해볼게요.
마케터가 SaaS 제품 투어 기획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
: 유저 공감력이 높은 투어는 전환 상승 및 이탈률을 줄이는 데 기여
마케터가 웹에서의 사용자 동향을 잘 알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죠. 각종 추적 스크립트를 통한 데이터를 통해 흐름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대규모로 제공되는 기존의 제품 온보딩 절차들은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유저들에게 우리 제품의 가치를 가능한 빠르게 인식하도록 해서 빠르게 'A-HA 아하 모먼트'를 끌어내야 하는데 (*아하 모먼트 : 제품 및 서비스를 이해하고, 제품의 가치를 처음으로 느끼는 순간) 어려워요. 이런 유저 입장에서의 사고 빈도가 데이터를 보며 가장 밀접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온보딩 기획에 꼭 참여해야 하고 이 같은 다른 시각에서의 인사이트(마케터 입장에서의) 유료 전환 고객을 데려오고, 이탈을 줄이는데 높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출처 : https://userpilot.com/blog/everybody-hates-product-tours/ >
- 일관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제공하는데 기여 - 긍정적인 고객 경험
마케터가 온보딩 기획에 참여할 때, 제품 전체적으로 일관된 마케팅 메시지 및 브랜드 톤을 나타내는 데 기여할 수 있어요. 웹이나 광고에서 뿐 아닌 제품 내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보여줌으로써 브랜드 인지도와 유저 <->기업 간의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 데이터를 최전선에서 보고 있는 마케터들의 아이디어 - 유저 행동을 기반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마케터는 온라인에서의 다양한 데이터를 보고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해서 제품 투어를 기획 세부 디테일들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요.) 담당자는 클릭, 유지, 전환과 같은 지표들을 확인하고 개선 요소들을 발견해 잠재 고객들이 제품에 더 오래 머무르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요.
- 유저와의 깊은 공감력을 통한 유저 인게이지먼트의 향상
마케터는 모든 채널에서의 유저 행동을 적극적으로 추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특정 직무, 연차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경로로, 어떤 키워드로, 어떤 관심사로 유입했고 이 제품을 쓰려고 하는지 대중 감지할 수 있어요. 이 같은 공감력을 통해서 유저가 제품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고 액션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세뇌하는 작업을 해나갈 테니까요.
- '오! 우리한테 잘 맞겠는데 꽤 괜찮네' - 제품의 가치를 파악하는 아하 모먼트에 도착하는 시간 감소
마케터는 계속해서 유혹적인 메시지들을 제공하고 유저는 제품 투어를 통해 사용법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능숙해집니다. 제품에 대한 가치를 아는 데 걸리는 시간즉, 아하 모먼트에 도착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죠. 투어를 통해 제품의 기능과 사용법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구성된 투어에서의 개인화된 메시지와 구성은 개개인의 유저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되고, 잠재 고객이 계속 참여하고 둘러보기를 완료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저희 지금 이거 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데요.. 좀 알려주세요' - 실시간 채팅상담 문의 감소
잘 만들어진 제품 투어는 실시간 채팅을 통한 고객 문의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이는 투어만으로 제품 사용방법을 잘 이해하게 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한 도움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마케터의 제품 투어 기획 참여는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과 제품의 성격이 동떨어지지 않도록 투어 계획을 조정하고 유저와의 공감능력이 높아 보다 개인화되고 효과적인 메시지를 통해 활성 사용자 수 증가에 기여할 수 있겠습니다.
마케터뿐 아니라 비개발자, 비기획자도
관심만 있다면 제품의 긍정적인 경험을 높일 수 있어요
: 온보딩 투어 기획을 위한 제일 쉬운 방법, 노코드 툴 구현하기
SaaS마케터로 일하면서 제일 아쉬운 점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코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아무리 기초부터 배워보려고 해도 개발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과 차이가 있고, 머릿속에 있는 걸 직접 구현하기에는 지식의 한계도 무시 못하죠. (마치, 영어로 말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은 이해하지만 제가 온전히 문장을 영어로 모두 구사할 수 없는 것과 같달까요..)
간단한 시작으로 제품의 사용성을 더할 수 있는 온보딩 SaaS 제품들은 '한나의 SaaS 마케팅 위키'에서 알아보세요. 온보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만큼, 저희와 같은 초보자들도 쉽게 우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쉬운 사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유저라고 해서
모두가 다 기술 지식이 높지 않아요
이전 채팅/전화 상담 자동화를 위한 제품 마케터로 있을 당시 cafe24 앱스토어, 고도몰 마켓플레이스 등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마켓플레이스의 유입에서 발생하는 전환율이 제일 높게 나타나고는 했어요. 이런데 누가 신경 써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어떤 광고비를 소진하지 않고도 가장 전환율이 높은 곳이었죠.
대부분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표님들이, 자신의 쇼핑몰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런 애드온 앱을 선택해요. 각 호스팅사에 로그인하여 보이는 대시보드에서 '우리 웹사이트와 연동되는 앱으로 이런 걸 사용해 보세요'라고 여기저기서 보여주니까요.
그럼 이런 곳에서 전환율이 높이 발생한다는 이유가 뭐겠어요. 내가 제일 많이 로그인을 하는 플랫폼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다! '복잡한 건 싫다'라는 니즈가 있는 유저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죠. 이렇게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연동하게 되면 CAFE24, 연동 서비스 제공업체 등에서 이중으로 설치 지원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부분을 알고 있는 고객 관리 SaaS 담당자분들은 대부분 이런 호스팅사 채널 상세페이지, 콘텐츠 노출 관리에 상당히 힘을 쓰고 있죠. 실제로 '각 호스팅사에서 우리 앱을 연결하려면 이렇게 하세요'와 같은 매뉴얼은 상당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해요.
물론, 성격에 따라 스스로 학습해서 사용하는 유저층이 높은 제품도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는 걸 꼭 알고 있어야 해요. 위의 사례처럼 그저 '내가 자주 들어가는 관리 플랫폼에서 써보면 좋다고 하니까 그냥 써보지, 하고 접근하는 고객들, 이런 고객들은 이탈률 또한 적습니다. 타제품에 대해서도 또 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높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있지 않는 한 처음 선택한 제품을 바꾸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 점은 꼭 조심하세요
일단 마케터가 제품에 영향이 가는 기획에 연관되는 순간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상당한 공부를 해야 할 거예요. 개발, 기획, 디자인 용어 등 내가 아는 마케팅 용어들은 아무 소용없는 순간이 올 거고 내가 내는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하고 구현되면 정말 좋겠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공수, 화면 디자인 기간 등 협업을 위해 협상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지게 돼요. 타 팀과의 건전한 논의를 통한 협상 스킬도 하다 보면 늘지만, 동반되는 인적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내가 홍보하는 제품이 잘 만들어지는데 정말 기여하고 싶고, 나은 데이터로 이어지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그에 동반하는 업무적 스트레스 증가도 온전히 본인의 몫이라는 것 시작 전 꼭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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