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SK텔레콤의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는 2014년 이후 전체 가입자는 늘고 있음에도 정체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벗어나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SK텔레콤의 멀티 호밍 시장에 침투한다는 플랫폼 전략을 확실히 보여준다. 아마존은 약 40%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SK텔레콤 가입자 29,563,600명의 의미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 중 약 41%에 달하는 약 2956만명이 SK텔레콤을 이용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들은 매달 통신요금을 지불하며 SK텔레콤 통신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셈이다. T멤버십을 통해 편의점, 영화관 등 제휴처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왜 새로운 서비스 마냥 'T우주'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5000만 구독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나섰을까?
'사람'이라는 성장 동력이 멈춰간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사업자로서 모바일 생태계의 급격한 확장과 함께 성장해왔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 곡선은 곧 SK텔레콤의 곡선이기도 했다. 이는 통신 가입자 수의 증가에 기반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SK텔레콤의 가입자 증가 추이는 시장과 함께 따라가지 않게 됐다. 오히려 전체 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음에도 정체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웨이브, 플로 등 콘텐츠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적은 차츰 개선해갔으나, 그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늘지 않았다.
지난 5월, 박정호 SKT 사장이 내걸었던 5G 가입자를 오는 2025년까지 18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도 기존 LTE 사용자의 전환일 뿐, 확장은 아니라는 점에서 달성 여부에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SK텔레콤 가입자 29,563,600명의 의미는 곧 한계다. 그렇기에 SK텔레콤은 통신사업자로서의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신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T우주'다.
멀티호밍 시장으로 가면 해볼만하다
현재 통신 사업 시장은 '멀티 호밍'이 차단된 대표적인 시장이다. 멀티호밍(Multi-Homing)이란,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현상으로, 신용카드를 여러 개 쓴다거나, 특정 인터넷 쇼핑몰 혹은 검색 포털을 특정해두지 않고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그대로 집(Home)을 여러 개 두고 옮겨다닌다는 뜻이다. 멀티호밍은 사용자의 전환 비용이 낮을 때 발생하는데, 현재 통신시장은 위약금이 높고 통신사를 동시에 이용하는 게 번거롭기 때문에 멀티 호밍이 차단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신사업자로서 SK텔레콤은 아무리 가입자 확보 전략을 세워도 효과는 미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라면 다르다. 멀티호밍이 낮은 시장으로 리포지션하면 보다 쉽게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그게 구독 서비스 시장인 것이다.
이미 SK텔레콤의 T우주와 유사한 쿠팡의 ‘로켓와우클럽’, 네이버의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등이 있지만, 15% 내외로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니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판단한 것. 경쟁 기업은 온라인 일변도의 인터넷 플랫폼이지만, SK텔레콤은 전사적으로 보유한 통신 데이터 및 ICT 패밀리와 그 제휴사, 그리고 오프라인 인프라까지 있으니 소비자 접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T우주'의 운영 전략으로 구독 전문 매장과 T월드·11번가 등 SK텔레콤 및 자회사를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스마트 테이블, 구독 체험존 등을 추가한 '구독 전문 매장'을 1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구독 상품인 '우주패스'의 상담 컨설턴트 역시 1000명 이상 육성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고객 접점의 규모는 MAU(월별 실사용자)는 5000만명을 넘는다.
우리도 아마존처럼
더불어 아마존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SK텔레콤이 노리는 멀티 호밍 시장에 침투한다는 플랫폼 전략을 확실히 보여준다. 아마존은 오히려 멀티 호밍을 차단해, 사용자를 싱글 호밍으로 만든 플랫폼 기업이기 때문. 여러 플랫폼이 경쟁하는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과는 달리, 미국은 아마존이 약 40%라는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내세워 무료배송, 배송기간 단축 등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SK텔레콤이 T우주의 우주패스 혜택으로 내건 원화로 결제,해외 상품 배송 기간 최소 4일로 단축, 조건 없는 무료 배송, 배송·반품·환불 관련 전담 상담센터 운영 등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내세우는 이유는 아마존 성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플랫폼이 커지면서 제공되는 혜택 역시 늘어나고, 이는 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인다. 일단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에 정착하게 되면, 쏠림현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감안한다면, SK텔레콤은 'T우주' 사용자 공략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SK텔레콤은 T우주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명 가입자를 달성했다고 전했으며, 그에 힘입어 100여 개 제휴사와 추가 협의해 구독 선택권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윤재웅 SK텔레콤 구독마케팅담당은 “더욱 더 다양하고 인기있는 제휴사들을 영입해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KT와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 가입자도 30% 비중을 차지했다며, 멀티호밍이 차단된 통신사업자 시장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달 T우주 구독 서비스 론칭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앞으로 지금까지 본적 없는 구독의 새로운 신세계를 펼쳐 보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신세계는 소비자가 만나게 될 새로운 세상이 아닌,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자로서 활동하게 될 새로운 시장을 의미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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