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화면이 이상하다고?···모션 스무딩 효과의 허와실

TV로 드라마나 영화를 봤는데 또렷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뭔지 활력이 떨어지는 영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뭘까? 이른바 ‘연속극 효과(soap opera effect)’다. 첨단 기술 발전에 따라 빠른 장면 촬영으로 흐릿해진 화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하지만 영화 화면의 경우 감독이 의도한 촬영 효과를 살리지 못할 수 있어 영화팬의 시청 효과를 망친다는 일각의 비난을 받고 있다. TV 속에 숨겨진 이 기능은 ‘(인공적으로 필름속) 동작을 부드럽게 하기’란 의미를 가진 ‘모션 스무딩(Motion Smoothing)’ 기능으로 불린다. 최근 데일리메일은 TV에 들어가 있는 이 기능에 주목하고 이 기능이 왜 생겨났는지, 어떤 원리인지와 함께 TV시청자들이 이 기능을 이용하기 싫을 때 끄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 시청자들의 선택의 문제인 셈이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모션스무딩이란?

모션 스무딩 효과로 영화장면을 또렷이 볼 수 있게 됐다. (사진=디스프레이 닌자)

‘모션 스무딩’은 초당 24프레임인 동영상에 인공 프레임을 삽입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원래 캡처한 영화 프레임 사이에 보간하거나 ‘가짜’ 프레임을 삽입해 모션 블러(흐린 장면)를 줄이고 보다 부드러운 영상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단점도 엄연히 존재한다. 잔모션 스무딩으로 알려진 스마트 TV에 내장된 기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화 감상 경험을 망칠 수 있다.

이 기능을 켜면 영화에서 소위 ‘연속극 효과’가 발생해 마치 초기 비디오 피드인 것처럼 값싸고 덜 영화적으로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기술이 영화를 더 싸고 못생겨 보이게 만든다며 일부 영화 감독, 영화배우, 영화 팬들을 격분하고 있다.

스포츠 영상 볼 때 흐린 부분 또렷하게

모션 스무딩을 사용한 효과. (사진=홈시어터리뷰)
HDTV에는 모션 스무딩 기능이 있어 영상 프레임이 추가된다. (사진=DGA)

당초 모션 스무딩은 영상에 인공 프레임을 넣어 스포츠 중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을 흐릿하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스포츠 방송의 경우 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되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으로 촬영된다. 그래서 프레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성된 프레임을 추가한다.

이러한 각각의 인공 프레임은 효과적으로 이전 프레임과 이후 프레임을 혼합한다.

이 기능은 스포츠 중계에 의미가 있는데, 이 기능이 없으면 축구나 농구 경기의 빠른 화면 동작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흐릿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영화 보기엔 방해···톰 크루즈 등 “꺼라“ 촉구

톰크루즈는 모션 스무딩 기능끄기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톰크루즈 인스타그램)

그러나 이 기술을 대규모 예산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적용할 때, 이 기능은 영화장면들을 30mm나 70mm 필름이 아닌 비디오로 촬영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예전에 톰 크루즈는 영화팬들에게 “모션 스무딩은 영화 애호가들이 영화를 영화제작자들이 의도한 방식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이 기능을 끄라고 촉구했다.

톰 크루즈는 ‘탑건: 매버릭’ 세트의 비디오에서 “이 기능은 대부분의 영화들이 영화가 아닌 고속 비디오로 촬영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모션 스무딩 기능을 사용해 영화를 부드럽게 보는 것에 반대하는 감독들로는 크리스토퍼 놀란, 폴 토머스 앤더슨, 카린 쿠사마, 존 힐코트가 있다.

힐코트는 모션 스무딩이 영화를 ‘움직이는 플라스틱 슬러지’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에 ‘가슴 아프다(heartbreaking)’고 말했다. 힐코트는 DGA 쿼털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은 최상단에서도 가소성(可塑性))(즉 빚어낼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모두는 그것을 분해하거나 질감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기술자가 아니고 우연히 무언가를 본다면, 경험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소외되는 효과가 있다.'

쿠사마는 사람들이 모션 스무딩을 끄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촬영 감독들이 “고통을 느끼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TV 일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단지 20분짜리 고품질 텔레비전을 보고 싶을 뿐인데 그것들은 모두 이상한 연속극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나는 리모컨의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해서 TV를 꺼야 한다. 우리는 택시 운전사나 극중 인물이 그렇게 보이는 것을 보면 안 된다. 촬영 감독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HDTV에 기본 장착된 기능···싫으면 끄면 된다

최근 트위터에 등장한 모션스무딩 기능끄기. (사진=트위터)

최근 트위터에서 한 영화 팬은 부모님의 TV에서 모션 스무딩을 끄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추수감사절 전통’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부모님 TV에서 모션 스무딩 끈 것을 축하해!”라는 글이 올라왔다.

모션 스무딩은 자동으로 켜지는 많은 최신 HD TV에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지만 영화 팬들은 TV 설정으로 이동해 이 기능을 끌 수 있다. (물론 이건 시청자의 기호와 선택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이 기능을 해제하려면 메뉴 모음을 탐색해야 한다.

이 기능은 삼성(오토모션 플러스), LG(트루모션), 파나소닉(인털리전트 프레임 크리에이션), 소니(모션 플로우), 아마존 파이어 TV(모션 프로세싱) 등 시청자들이 보유한 TV 브랜드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나뉜다.

모션 스무딩 기능 이렇게 끈다

모션 스무딩 끄기.(사진=트위터)

데일리메일은 영화팬들이 최신 TV에 기본 내장된 모션스무딩 기능을 끌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삼성(기능명: 오토모션 플러스)

-설정 > 화면 > 전문가 설정 > 오토 모션 플러스 설정(화면 선명도 설정)으로 이동한다.

-기본 설정은 자동이다. 이는 기능이 시청 중인 프로그램 유형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거나 꺼짐을 의미한다.

-오토모션플러스(사진 선명도)를 선택해 설정을 Off(끄기) 또는 Custom(사용자 지정)으로 변경한다.

▲LG(트루모션)

- 설정 > 화면 > 고급 설정 > 선명도로 이동한다.

- 트루 모션은 조정이 가능한 몇 가지 사진 선명도 옵션 중 하나다.

- 트루모션 옵션을 해제하기 위해 토글을 사용한다.

▲파나소닉(인텔리전트 프레임 크리에이션)

- 화면 설정 > 인털리전트 프레임 크리에이션으로 이동 > 해제

- 파나소닉은 ‘가장 부드러운 경험을 얻으려면 TV의 설정을 확인해 ‘인텔리전트 프레임 크리에이션’ 기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기능을 켜면 TV가 지능적으로 브로드캐스트에 프레임을 추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소니(모션 플로우)

- 화면 설정 > 고급 설정으로 이동한다.

- 모션 흐름으로 스크롤한다.

- 모션 흐름 설정을 열고 꺼짐으로 설정한다.

▲아마존 파이어 TV(모션 처리)

- 설정 메뉴 > 화면 > 고급 옵션 > 해제

국내에선 어떨까

LG전자 TV에서는 사용자 관심정보 기반 맞춤 광고를 끄기 위해 설정으로 들어갔다.(사진=@jklee)
LG전자 TV에서는 사용자 관심정보 기반 맞춤 광고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ADID를 초기화하는 과정의 다음 화면이다. (사진=@jklee)
LG전자 TV에서는 사용자 관심정보 기반 맞춤 광고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이 기능을 끄고 초기화해 관심정보 추적을 제한했다. (사진=@jklee)

국내에선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LG전자 LCD TV를 켜 설정으로 들어가 봤지만 이 기능을 찾지 못했다(있지만 못찾았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은 아니지만 ‘AD ID’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 U+ 인터넷 TV와 연결된 LG전자 TV를 켜고 설정으로 들어가 보니 “LG전자는 ADID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관심정보에 기반한 맞춤 광고를 제공합니다. 아래에서 사용자는 ADID를 초기화하거나 관심정보의 추적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즉. LG전자 TV에는 이 TV를 산 시청자들에게 관심정보에 기반한 맞춤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것이 싫은 고객은 TV 설정으로 들어가 AD ID기능을 초기화해 LG전자 TV구매 고객들의 관심정보 추적을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알림인 셈이다. 그래서 이를 꺼 관심정보 추적을 제한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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