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러스엑스 UXUI팀에서는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OJT를 진행했습니다. OJT의 일환으로 기존에 있는 서비스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는 과제도 주어졌는데요. 커머스, 음악, 금융, 지도, 중고거래, 배달 등 팀원들의 시각으로 분석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야기하고, 새롭게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글쓴이: Heewon
주니어 UX 디자이너입니다. 현재 상태는 물음표에 가깝습니다. 스스로를 무엇이라 꼬집어 말하기 어려워하고, 일과 삶의 Why를 찾고 있으며, 모르는 것들이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무언가 여쭤보는 데 사용합니다.
이번 주는 지도 서비스의 분석과 개선 관련 내용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평소 사용하시던 지도 앱과 비교해보면서 편하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 주요 IT 브랜드들은 약 10여 년 전부터 단순한 메신저, 정보 포털 서비스를 넘어 삶의 편의를 증대시켜주는 다양한 서비스로 그 영역을 확장시켰습니다. 이제는 편의를 넘어 삶의 기반이 되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그중에는 ‘이동’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리고 카카오는 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2015년 3월 경 오픈한 카카오택시는, 출시 후 1년 동안 무려 9,719만 회에 달하는 연결의 경험을 제공하며 대성공을 거두는데요. 당시 기록된 총 운행거리는 5억 72km로 이 수치는 지구를 1만 2,494바퀴 돈 것과 맞먹는 거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이 성공을 기반으로 교통 관련 O2O 서비스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2016년을 맞은 카카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다음 지도를 개편하여 카카오맵을 출시한 것입니다.
이는 모빌리티 제국, 나아가 카카오 유니버스 건설의 전초 작업과도 같았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택시가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주차 등 모든 이동의 경험을 총망라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에서 지도는 필수 불가결한 도구였고, 카카오톡의 #검색(곧 종료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정 같은 세부 기능과 헤어샵 같은 서비스에도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라는 공통분모를 사용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카카오맵은 세상에 나왔습니다.
2020년 1월 기준, 카카오맵의 순이용자수는 840만 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대 비중이 높은 가운데, 여성의 경우가 유독 격차가 크네요. 특징적인 부분은, 카카오맵을 다른 지도 앱과 중복 이용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할 때 정보 비교의 니즈가 있고, 이것을 다른 지도 앱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보완하려 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네이버 지도의 단독 사용률이 카카오맵보다 높은 점은 네이버라는 포털 사이트의 정보 제공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됩니다.
앞선 자료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국내 주요 지도 서비스(내비게이션 제외)는 사실상 카카오, 네이버 양대산맥과 구글을 포함한 3사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해당 3사의 모바일 지도 서비스 이용자는 79%에 육박한다고 하는데요. (구글 맵스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있고, 국내보다는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워낙 지도 앱이 복잡하고 기능이 많다 보니, 시장 점유율에 따라 빅3 서비스에 대한 분석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사 지도 앱 홈 화면
물론 지도 앱을 평소에 사용하긴 했지만, 일단 제가 지도라는 것을 어렴풋이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의 사용성을 판가름하기에 앞서 현재 지도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어떤 종류의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고, 서비스 내에서 그 정보를 얼마큼 개인화할 수 있는지, 그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주요 서비스에 대해 아래와 같은 기능 조사가 선행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세부적인 기능과 지도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는 이미 비슷한 수준까지 모두 고도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 고무적이었던 것은 각 서비스마다 특징적인 추가 기능들이 있는데, 이 기능들을 통해 좀 더 전체적인 관점에서 각 서비스들의 전략적 선택과 서비스 방향성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럼 각각의 서비스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는 사용자의 컨텍스트에 잘 파고드는 강점이 있습니다. 내가 내려야 하는 곳에서 알림을 받는 대중교통 승하차 알림 서비스와 이동 중인 위치 정보를 지정된 시간 동안 친구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W3W 주소는 세가지 단어로 이루어진 주소를 말하는데 강이나 바다, 산처럼 주소가 아예 없는 곳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사용자의 ‘이동 환경과 해당 시점’을 강조하는 이런 기능들은 우리나라 대중교통 시스템이 체계적인 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점과 같이 한국의 특수한 배경 상황 속에서 절묘하게 서비스에 녹아들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는 카카오가 잘하는, ‘맥락을 고려한 연결의 가치’를 잘 드러내 줍니다.
네이버 지도에는 두 종류의 사용자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지도를 통해 이동하는 사용자로, 일반적인 앱 사용자입니다. 그리고 여정의 끝에서 그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용자가 있습니다.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 즉 사업자를 말합니다. 네이버는 두 사용자가 만날 수 있도록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노력의 출발은 네이버가 잘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검색과 정보 제공이 네이버의 강점이죠.
(1) 장소 정보
네이버에는 사업자를 위한 스마트 플레이스라는 무료 도구가 있습니다.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메뉴나 사진 등 정보와 콘텐츠를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사용자는 네이버나 지도 앱에서 전화·길 찾기·공유·저장 등의 기능을 통해 오프라인 업체와 연결됩니다. 지난해 있었던 중소상공인의 스마트플레이스 활용 연구에 따르면 사업자가 스마트 플레이스를 운영할 때, 사용자의 ‘장소 저장’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무려 10.8배 더 많이 일어난다는 분석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런 도구를 통해 네이버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의 정보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여집니다. (2021년 4월 기준 등록 업체 200만 개) *카카오맵은 불과 1개월 전인 6월에야 사업자를 위한 ‘매장관리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2) 예약과 결제
또, 최근에는 스마트 플레이스에 가입한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주문, 픽업, 예약, 결제에 이르는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코로나 시기에 하이퍼로컬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2021년 1월 대비 7월에 20배 이상의 주문 거래액 증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3) 방문 이후 히스토리 관리
그리고 네이버는 이렇게 사업자와 소비자를 만나게 한 후, 구축된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관이 작용하기 때문에 변질될 우려가 있는 리뷰 문화의 개선입니다. 네이버는 구매, 주문 영수증을 인증하고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진성 리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평점 기반 리뷰를 아예 폐지하고, 해시태그 기반의 워드 클라우드 리뷰를 제공한다고 해요. 이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일괄적인 평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업체를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지도의 MY 탭
두번째는 개인화입니다. 네이버지도의 MY 탭에는 상당히 많은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드 : 관심 지역을 설정하여 리뷰를 지역적인 관점에서 둘러볼 수 있고, 비슷한 취향의 리뷰어를 팔로우할 수 있습니다. 리뷰에서 바로 장소 정보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예약, 주문, 리뷰 관리 : 각각의 탭에서는 사용자의 구매 내역과 후기 작성 기능들을 통해 본격적인 사후 관리가 이루어집니다.
저장 장소 : 원하고 좋아하는 장소만 등록하여 관리합니다.
기존에 사용자를 알기 위해서는, 영수증 인증 후 리뷰를 작성하게 하고 저장한 장소 정보들을 토대로 사용자의 주 활동 지역이나 취향을 파악하는 흐름으로, 요구 > 수행 > 파악의 시스템이었다면
현재 마이플레이스의 구조를 통해서는 다른 사람의 리뷰를 둘러보면서 나의 취향과 비교, 내가 관심 있어하는 장소인지 평가 > 추천 > 선택 > 파악으로 개인화된 데이터를 쌓는 프로세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고 생각됩니다.
(4) 종합
이처럼 네이버는 사용자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정확한 정보 제공 → 예약 & 결제 → 섬세한 히스토리 관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사용자들이 서비스 안에서 지속적으로 전체 여정을 완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2005년에 지도 서비스를 발표한 구글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왔고, 15년이 지난 지금은 이동에 필요한 거의 모든 종류의 리소스들을 내부에 갖추고 있는 슈퍼 앱이 되었습니다. 이제 없는 기능을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은 구글 맵스의 행보는 지난 5월에 열린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언급된 몇 가지 기능들을 통해서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3년 전, 처음 소개되었던 라이브 뷰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인데, 이번 컨퍼런스에 따르면 이 기능을 실외뿐만 아니라 다층으로 이루어진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또, 내비게이션 도중에도 해당 상호명을 탭하여 장소에 대한 정보(주소, 전화번호, 리뷰 등)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라이브 뷰의 기능을 확장했다고 합니다.
Area Busyness
또, 익명으로 수집한 위치 데이터를 통해 지도에서 붐비는 장소(Area Busyness)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축제나 시장과 같이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바쁜 구역을 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친환경적인 길안내에 대한 업데이트도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연료를 사용하는 경로를 비교해주고, 저공해 구역을 식별해서 차량 출입이 허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해요. 도로 안내도 더 세분화됩니다. 전동 킥보드나 이동에 제한이 있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더 구체적인 도로 시설, 계단과 교차로 표기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종합해보면 구글은 표면적으로는 지도의 역할을 점점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유용한가라는 관점에서 더 디테일한 사용자의 환경을 고려하고, 나아가 친환경, 보행약자, 코로나 시기처럼 당면해있는 사회적 가치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위 내용을 토대로 이번에는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의 사용 플로우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보완이 필요한 사용 지점은 어디이고, 기능들이 매칭이 잘 안되거나 아예 놓치고 있는 프로세스가 있는지 비교를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플로우는 보통 우리가 장소를 찾아갔다가 돌아와서 방문 경험을 복기해보며 겪는 일련의 과정들을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① 장소 탐색 → ② 방문 결정 → ③ 예약 → ④ 리마인드 → ⑤ 이동 → ⑥ 결제 → ⑦ 리뷰 → ⑧ 저장
이때, 지도 서비스를 항상 즉시적인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소 방문 일정을 계획하고 해당 일자에 리마인드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더불어, 앞선 조사에서는 네이버지도에서는 예약과 결제 서비스가 특징적이었는데 카카오맵은 이 과정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해당 과정도 포함시켰습니다.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지도 사용 플로우를 위와 같은 8가지 단계로 나누게 되었어요. 그럼 네이버지도의 이용 플로우를 먼저 확인해보겠습니다.
네이버 지도 사용자는 네이버나 지도 앱을 통해 장소 정보를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방문하기로 결정했다면 장소 정보 탐색 화면에서 바로 예약할 수 있고, 예약한 내용은 네이버 캘린더에 자동으로 등록되어 해당 일자에 리마인드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흐름이 무척 자연스럽고 간결합니다. N페이 결제까지 진행되었다면 내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 지도의 MY 탭에서 바로 리뷰 작성으로 연결될 수 있겠어요! 또, 리뷰 작성 과정에서 장소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았다면 저장으로도 이어질 거라 자연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맵의 가장 큰 특징은 방문 결정 과정이 연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서 진행될 때 연동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점은 네이버나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방식입니다. 다만, 이후의 플로우는 네이버에 비해 길고 복잡한 편입니다. 특히 예약이 어렵기 때문에 장소를 방문하기로 했다면, 당일 장소의 상황에 따라 웨이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겠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카카오맵의 장소 정보 레이어에는 ‘문의’ 버튼이 있는데요. 이 버튼은 해당 사업자가 운영하는 채널 알림 톡으로 이어지고, 챗봇을 통해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예약을 할 수 있으려면 사업자가 별도로 매장의 채널 톡을 운영해야 하고, 채널 톡 내에 예약과 관련된 상세한 설정을 등록해놓아야 합니다. (일단 문의 버튼을 잘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사실..)
방문을 결정하고 텀이 생기는 경우에는 위 내용처럼 예약이 어렵기 때문에 리마인드 알림도 받기가 힘든 구조였어요. 이때 카카오톡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는 경우를 고려해볼 수 있는데, 장소 방문을 결정한 후 그 일정과 관련된 내용을 다시 한번 수기로 작성하는 과정이 무척 번거롭더라구요. 일정에 장소를 추가해놓으려면 다시 한번 따로 검색하여 등록해야 했어요.
이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는 종합적인 내용과 다음 스텝을 향한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카카오는 연결의 가치를 지향합니다. 그것이 서비스 곳곳에 잘 드러나구요. 정보 제공에는 다소 약합니다. 네이버는 아예 그것에 특화되어 있지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네이버지도의 단독 사용률이 더 높은 이유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맵은 강점을 내세워야 할까, 약점을 보완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들었는데요. 제가 이번 과제를 진행하면서 참고 삼아 읽었던 책에는 이런 인용이 한 구절 있었습니다.
도시 성장의 역사는 사람들 간의 교류를 더 쉽게 만들고자 했던 갈망의 역사다.
Max Weber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주어에 지도라는 단어를 넣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앞서 조사한 카카오맵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며, 이번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하나의 관점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와 교통수단이 그러했듯 지도의 본질 역시 사람들 간의 교류를 넓히고, 도시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사람들 간의 교류를 넓히는 데 일조하는 방식은 곧,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지도가 필요한 지점을 찾고 카카오맵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후 개선안의 큰 컨셉은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개선안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앞서 말씀드린) 한 달 전 카카오에서 출시한 사업자 전용 매장관리 서비스를 조금 더 알아보고, 사업자가 입력할 수 있는 내용들을 개선안에 포함하고자 했습니다. 사업자가 아니라서 사업장 번호가 없기 때문에 직접 서비스를 써보진 못했지만, 고객센터를 통해 사업자가 입력해야 하는 정보를 알 수 있었어요. 매장명, 주소 같은 필수 입력 정보를 제외하고도 사진, 태그, 한 줄 소개말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입력 값들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케이스로 개선 작업을 진행해보았습니다.
카카오맵 링크를 공유하게 되면, 왼쪽처럼 지도가 뜨게 됩니다. 하단에는 상호명과 주소가 적혀있는데요. 정말 기능적인 링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가봄직한 장소 정보들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약속을 구체화하는 단계이므로, 링크를 공유받은 사람이 장소에 대한 느낌과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매장관리 서비스를 통해 사업자가 사진을 등록한다면, 이것을 대표 사진으로 써서 프리뷰에 노출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사장님이 등록하시는 한 줄 소개말처럼 장소를 대표하는 문구를 프리뷰에서도 보여주면 공유받은 사람이 장소에 대한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링크를 눌러 정보 탐색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처럼 대표 사진과 한 줄 소개말을 잘 활용한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서 카톡방에 링크들이 잔뜩 쌓여도 훨씬 더 인지와 구분이 쉬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기존 : (좌)카카오톡 일정 등록 과정 (우)리마인드 알림 시 카카오맵 연결까지의 과정
앞서 진행했던 플로우 분석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카톡 캘린더 일정 등록 시 톡방에서 장소 정보가 오고 가더라도 정보를 다시 재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어요. 네이버가 예약 기능이 있어서, 사용자가 예약 시 입력한 내용을 그대로 캘린더에 반영해서 보여줬던 것에 비하면 말이죠. 카카오톡 캘린더에서는 장소를 다시 검색해야 하고 (검색창 페이지에서는 지도가 보이지 않아) 주소만으로 장소를 구별해 일정에 추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지금의 구조로는 일정 관리와 장소 정보의 연결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링크를 공유할 때 바로 장소에 대한 ‘방문 일정 추가’ 버튼을 제공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보았어요. (기존에는 ‘장소 바로가기’ 버튼과 링크 프리뷰 영역 자체의 선택이 모두 동일하게 카카오맵으로 연결을 해줍니다.) 사용자가 이번 약속에 해당 장소에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바로 카카오톡 캘린더에 약속 일정을 등록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일정에 장소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 카카오맵에 필요한 이유는, 약속 당일 리마인드 알림을 통해 카카오맵에서 경로 검색을 시작하도록 사용자를 끌어올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링크 내 포함되어 있는 ‘방문 일정 추가’ 버튼을 누르면 일정 생성을 위한 입력 화면이 등장하는데, 장소 정보는 자동으로 입력이 되어있는 상태로 노출됩니다. 또, 톡방에 있는 참여자들은 모두 자동으로 참석자로 지정되므로, 사용자가 작성할 내용은 약속 일자와 시간 정도가 될 거예요. 그렇다면 플로우가 줄어들 수 있겠어요.
또, 일정을 등록하면 이후, 요구한 시간에 맞춰 톡비서 죠르디가 리마인드 알림을 주게 되는데요. 기존에는 알림 화면에서 ‘일정 보기’ 버튼을 누르고 → 일정 상세 화면에서 지도를 한번 더 눌러야 → 카카오맵이나 카카오T, 내비게이션으로 이동할 수 있었는데 이 부분도 함께 개선했어요. 애초에 죠르디의 리마인드 알림 첫 화면에 길 찾기 버튼을 넣어 바로 카카오맵 경로 검색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하고, 이후 상세 화면에서는 카카오T, 내비게이션으로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카카오맵으로 이동하는 버튼(=길찾기 버튼)을 먼저 제공하는 이유는, 카카오맵 내부에서 경로 검색 시 결국 카카오T와 내비게이션으로 최종 이동 수단에 대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유받은 링크를 타고 카카오맵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는 아직 사용자가 장소를 방문하기로 마음을 굳히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에 비슷한 조건을 가진 다른 장소 정보들을 제공함으로써 앱 내부에서 지속적인 탐색이 일어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링크를 타고 들어왔을 때, 반경 500m~1km 내의 해당 장소와 같은 카테고리의 장소들을 좀 더 강조해서 보여주도록 개선해보았습니다. 식당이라면 식당, 카페라면 카페, 술집이라면 술집을요.
이어서, 하단의 레이어에서도 변경 사항이 있었어요. 이 화면은 상단 지도에서 위치를 파악하고, 하단 레이어에서 관련 정보의 탐색이 동시에 일어나는 화면인데요. 주소보다는 장소의 한 줄 소개말과 태그가 함께 노출되도록 했습니다. 한 줄 소개말과 태그는 장소에 대한 정보들을 압축 요약한 내용으로써, 사용자가 앞으로 이어질 정보들에 대해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해 직관적인 성격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장소 상세 정보를 확인하기 이전에 ‘가벼운 비교 탐색’이 용이해 질거라 생각합니다. 강조 처리된 POI들을 탭하여 하단에 간단한 정보를 읽고 여러 장소를 빠른 시간에 비교해보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는 해당 지역의 반경 n미터에 대해서 대략적인 정보를 쌓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쭉 훑어보다가 어떤 장소의 정보를 더 읽어보고 싶다면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하단 레이어를 확장해 장소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이번에는 하나의 장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기존에 특정 장소를 선택하여 해당 화면에 진입했을 때, 장소에 대한 정보 및 관련 콘텐츠들을 정렬하는 순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기존 : 장소 기본 정보 — 사진 — 메뉴 — 상세 정보 — 방문자 데이터(시간별/연령별/성별) — 별점 후기 — 리뷰
저는 여기서 장소에 대한 기본 정보와 상세 정보가 분리되어 있는 점, 또 이 장소가 어떤 곳인지 불명확한 상태에서 사진을 보여주게 되는데, 불특정 다수가 찍어 공간과 음식 사진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점이 다소 갑작스럽고,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래 내용과 같이 일단 순서를 다듬으면서,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몇 가지 지점들을 함께 개선해보았습니다.
(좌) 기존 : 장소 기본 정보 → 모든 리뷰 사진
(우) 개선 : 장소 기본 정보(한 줄 소개글, 태그, 대표 사진, 기본 정보 등)
A 영역에서는 (아까 위에서 보셨던) 레이어가 확장되기 전 상태의 정보들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장소에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한 상태에서 B영역으로 시선이 이동하였을 때에는 사업자가 엄선하여 등록할 ‘대표 사진’들을 제공해서 장소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화시켰어요. 그리고 기존에는 나뉘어 제공되던 정보(기본 정보:주소, 영업시간 등/상세 정보:예약, 포장, 주차 가능 여부 등 상세 서비스)들을 묶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사업자가 손님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모든 장소에 대한 정보를 최상단에서 소비하게 했습니다.
(좌) 기존 : 장소 기본 정보 → 사진 → 메뉴 → 상세 정보
(우) 개선 : 장소 기본 정보(한 줄 소개글, 태그, 대표 사진, 기본 정보 등) → 메뉴
그 상태에서 밑으로 내려왔을 때에는 장소에서 취급하는 메뉴와 품목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레이아웃을 좀 더 다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기존 : 장소 기본 정보 → 사진 → 메뉴 → 상세 정보 → 방문자 데이터 → 별점 평가
개선 : 장소 기본 정보(한 줄 소개글, 태그, 대표 사진, 기본 정보 등) → 메뉴 → 방문자 데이터 → 별점 평가
이어서 내려왔을 때, 카카오맵에서 해당 장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밀집도나 인기도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능은 좋았습니다. 다만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문하기 좋은 시간대를 가늠해보고, 거기서 바로 카카오톡 캘린더에 방문 일정을 등록할 수 있도록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장소 상세 페이지는 스크롤이 꽤 길기 때문에 더 빨리 후기나 리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간별 인기도와 연령별/성별 인기도 정보를 탭으로(A 영역) 구분해 스크롤 영역을 축소했습니다. 또, 별점 평가를 확인하는 B 영역에서는요. 기존처럼 장소를 탐색 중인 나에게 갑자기 후기를 남겨달라고 요청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남긴 후기를 먼저 볼 수 있게 제공했어요. 이때 사용자들이 후기 내용에 가장 많이 언급했던 키워드들을 별점 평가와 함께 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보았습니다.
이후에는 나에게 별점 평가를 유도하는 영역(A)이 있고, 여기까지 오면서 장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취급하는 메뉴 및 후기들을 토대로 장소에 대한 파악이 얼추 끝났을 때쯤 사람들이 남긴 다양한 사진들을 볼 수 있는 영역(B)을 제공한 후에, 더 구체적인 리뷰 영역©까지 봄으로써, 기존의 플로우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들을 다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덧붙여, 가장 하단에는 해당 장소의 주변 정보들을 탐색할 수 있는 영역(D)을 추가하여 혹시 해당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추가적으로 정보 탐색을 이어나갈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해보았습니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에는 보통 여러 가지 선택지들을 놓고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면 카톡창에 링크들이 꽤 많이 쌓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맵은 등록한 즐겨찾기 장소들의 폴더를 공유할 수 있어요. 단, 그중에 몇 개의 장소들을 취사선택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약속 때마다 방문할만한 장소들의 폴더를 만들어서 공유하지는 않죠. 그래서, 마지막으로 즐겨찾기 폴더 내 몇 개의 장소만 선택하여 공유할 수 있는 화면을 제안해보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물론, 폴더 내 장소 정보 표기 방식에도 조금 변화를 주었습니다. 상호명과 주소만으로는 모든 장소를 다 기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개선안에서는 상호명과 한 줄 소개말 그리고 주소를 표기하도록 했고, 대표 사진을 띄워 장소를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수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폴더에서 ‘공유’ 버튼을 선택하였을 때 폴더를 공유할 것인지, 장소를 공유할 것인지 선택하게 하는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장소 공유하기를 선택하였을 때에는 폴더의 장소 목록 중 일부 장소를 선택할 수 있고, 이 장소들을 카톡창에 공유했을 때에는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나도록 작업해보았습니다.
링크를 보시면, 공유한 3개의 장소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버튼이 있고 각각의 장소들로 연결할 수 있는 버튼을 따로 제공합니다. 각각의 장소를 선택하게 되면 이전 단계에서 개선을 진행했던, 장소 상세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장소 한 번에 보기’ 버튼을 선택한 경우에는 폴더의 형태로 공유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추가 화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에 보기 화면에서는 각 장소의 상세 정보들을 모두 불러오되, 뎁스를 이동하지 않는 것이 비교에 용이하다고 생각했으므로 탭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담도록 진행했어요. 또, 장소들 간에 위치를 비교할 수 있는 지도 영역은 첫 화면 상단에서만 안내되고, 스크롤 시 이동하다가 탭 바가 상단에 붙게 된다면 화면을 더 경제적으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해당 페이지에서는 다시 카톡창으로 돌아가서 확인한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다음 단계가 예측되므로 카카오톡으로 연결할 수 있는 링크를 상단 바에 포함시켰어요. 이런 화면과 기능들을 통해 카카오 맵이 자꾸자꾸 공유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들이 많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2가지 측면에서 개선 작업은 참 어렵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 무엇이 문제일까? 자각이 필요했어요.
: 습관처럼 사용하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매 순간을 긴장 속에 살면서 사용 방법을 생각해가며 칫솔질을 하거나, 휴대폰으로 메신저를 보내지는 않으니까요. 어떤 순간은 너무 무뎌져서 내가 그렇게 행동했었는지를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구요. 그런데 개선은 그런 순간들을 모조리 역행해야 하는 작업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또한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다 보면 늘게 되는 역량일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지만,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무언가 추가함으로써 불편함이 가려지는 것 같지만 복잡함이 따라오더라구요.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기존 화면과 새로운 안들을 비교해보게 되는데, 서비스를 파고들어 갈수록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더 많아져서 기존보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화면들을 마주할 때가 많았어요. 이 단계에서 이 정보만 줘도 충분한가? 다르게 행동하면, 다른 정보가 필요하면 어떻게 하지? 그럼 이 정보를 더 추가해야 하나? 하는 생각들이 이어져서요. 심플하지만 필요한 기능을 다하는 디자인이 얼마나 어렵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 부분도 제가 앞으로 더 보완해가야 하는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또,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지금 개선안은 기존보다 더 풍성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안되어 있는데, 이처럼 카카오맵에 더 많은 정보를 노출할 수 있으려면 대부분의 사장님이 더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만 할 거예요. 그런데 그런 고민들이 생략되어 있다 보니 반쪽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또, ‘링크’에 대한 개선을 진행할 때 개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고요. 기능이 추가되면 어딘가 꼬이거나 비어있는 지점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한데 이 부분도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써보니 제가 부족한 부분들이 더 잘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서툰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카카오맵은 사랑입니다♥︎
플러스엑스 UX팀의 블로그입니다. 유엑스팀이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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