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는 '팔로우 투자사'와 '리드 투자사’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라마다 정의가 다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리드 투자사라고 하면 밸류에이션 등 여러 조건을 정해 딜 오퍼를 내는 VC를 의미합니다. 스타트업이 그 조건에 동의하고 그 VC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하면 그 VC가 딜의 리드 투자사가 되고요. 팔로우 투자사란 리드 투자사에 의해 조건이 정해진 후에 그 딜에 참여하는 투자사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팔로우 투자사보다 리드 투자사가 되는 것이 난이도가 높습니다. 밸류에이션을 결정하고 스타트업과 조건을 맞춰 협상하고 최종적으로 딜을 클로징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경험과 다양한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리드 투자사는 라운드에서 가장 큰 투자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소규모 펀드의 경우 적절한 경험과 스킬이 있더라도 애초에 리드 투자사를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리드 투자사는, 최초로 스타트업에 대한 컨빅션(신념)을 구축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투자 기회를 소싱하고 실사를 해서 우량 스타트업인지 아닌지 판단합니다. 다른 투자사가 누구인지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그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만 리드 투자사는 보드 멤버로서 참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 전뿐만 아니라 투자 후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리드 투자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목뿐만 아니라 시간과 자원에 대한 적절한 ROI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리드 투자사를 목표로 하지만, 모두가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팔로우 투자사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전략이나 스킬 셋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의 톱 티어 VC들 모두와 잘 지내는 VC가 있고 또 어떤 이유로든 모두가 그 VC와 딜을 공유한다면 팔로우 투자사로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명 VC인 크라이너 퍼킨스에서 일을 했었고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분이기도 한 아이린 리가 이끄는 카우보이 벤처스는 팔로우 투자사로서의 성공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최근 FTX의 파탄과 같은 사건을 보면 팔로우 투자사의 전략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잘 드러났습니다. 리드 투자사의 실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잘못된 경우, 팔로우 투자사들은 정면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리드 투자사가 실사에 실패할 경우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봄으로써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팔로우 투자사 입장에서는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쓴 이 기사 「#88 벤처업계에서 소모품화 되는 인간관계」에서도 언급했듯이, VC 커뮤니티에 있어서의 ‘관계’의 속성이 바뀌고 있습니다. 단지 친한 사이에서 보다 합리적으로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팔로우 투자사들은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 전략을 성공시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각각의 전략이 가지는 챌린지는 다릅니다. 그러나 설령 팔로우 투자사라고 하더라도 리드 투자사로서의 능력을 갖는 것은 VC로서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리드 투자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팔로우 투자사도 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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