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JI 세계 민간 드론시장 70% 장악 비결

DJI의 상징이 된 DJI 팬텀 드론. (사진=DJI)

DJI, 또는 다좡이노베이션스(大疆创新)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소비자 드론 제조업체다.

2006년 창업한 이 중국 회사는 오늘날 세계 드론 시장의 거의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혁신을 계속하고 대안을 제공하는 반면 DJI의 놀라운 제품들은 다른 업체들이 이 회사의 시장 리더십을 능가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자연히 시장 관찰자들은 DJI가 어떻게 이 산업에서 그처럼 넘보기 힘든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오랫 동안 궁금증을 품어 왔다. 드론 전문 매체인 미국 드론DJ는 최근 이 거대 기술 기업이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밝히기 위해 침묵을 깨고 있다며 그 비결을 소개했다. 드론DJ는 DJI가 자사의 드론 생산공장 내부도 동영상(맨아래)을 통해 공개했다며 함께 소개했다.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 중국 기술 기업 리스트에 포함시킨 DJI에 대해서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나온 동영상, 그리고 드론DJ가 전한 DJI 기업 경쟁력의 비결은 주목할 만 하다. 드론DJ의 최근 보도와 앞서의 보도들, 그리고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트(DII) 보고서를 바탕으로 DJI의 성공과 글로벌 시장 주도 비결, 미국의회내 제재 분위기와 제재법안 통과시 미국 시장에 불 역풍, 글로벌 민간 드론(UAV)시장 톱5 드론 회사의 면면 등을 함께 짚어봤다.

美, 세계최대 민수용 드론회사 DJI 규제 움직임

DJI는 현재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기술력에서도 경쟁사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미중 기술 및 군사 패권전쟁의 갈등 속에 미국 정부 기관과의 갈등은 물론 미 의회에 제재법안이 상정돼 잠재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사진=DII, 2023.11)
주요 국가 별 드론 사용(비행)시간. 중국내 드론 비행 시간이 월등히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DII, 2023.11)

DJI는 현재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기술력에서 경쟁사를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미국 정부 기관과의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DJI의 드론이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 보안 문제와 관련해 우려를 제기해 왔고, 2020년에는 DJI를 제재기업 리스트에 올렸으며, 2021년 미국방부는 DJI 드론을 미국에 위협을 주는 회사하고 발표했고, 이듬해에는 이 회사를 ‘중국 군사 회사(1260H)’ 리스트에 올렸다.

미국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드론 생산업체인 DJI에 대한 대표적 입법 공세는 지난해 4월 미의회 하원 강경 우파인 공화당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과 마이크 갤러거 의원이 상정한 법안이다. 두 의원은 DJI가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사용자 데이터를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CCP)에 유출한다고 주장했다. 두 미 하원의원의 CCP 드론 대응법(Countering CCP Drones Act)은 미국 기관들에 의한 DJI 드론의 블랙리스트를 확대하기 위해 시행적으로 발표된 법안과 잊혀진 법안, 그리고 실제로 통과된 법안들의 목적을 반영한다. 이는 2019년 보안 및 신뢰 통신 네트워크 법(2019 Secure and Trusted Communications Networks Act) 개정할 것과 DJI를 기존 ‘FCC 적용 대상 목록(FCC Covered List)’에 추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법은 국방 및 안보 정책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복잡한 입법 패키지인 국방수권법(NDAA) FY2025의 일부다.

이 법안 제정 목적은 한마디로 FCC가 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와 그 계열사에 신규 면허를 발급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결국 DJI 드론 기술이 미국 통신 기반 시설에서 작동하는 것을 금지시킨다는 의미다. 입법화되면 그 세부 사항은 잠재적으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장 큰 직접적 영향은 미국 드론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자국내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에 엄청나게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드론DJ는 지난달 “미국산 드론의 중국산 제품 대비 확장성은 상업용 사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예를 들어 UVT같은 회사는 올해 1월 3일 미국 제조사에 블루UAS 드론 2대를 주문하고도 5월 24일까지 수령하지 못해 무려 142일간의 대기시간을 가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이 회사는 중국 제조사에 약 270대의 드론을 주문하고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CCP 드론 대응법은 지난 해 재도입되기 전에 이미 의회에서 한 차례 폐기됐으며, 스테파니크 의원이 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의 승인과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최종 승인을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책상에 내려앉게 된다. 하지만 상원이 자체 버전의 NDAA를 승인하고 두 버전 간의 최종 화해를 하는 과정은 몇 달은 아니더라도 몇 주가 걸릴 수 있으며 최종 법안은 초기 초안과 크게 다르다. 상황이 이렇기에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DJI 드론을 완전히 금지시키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법안 지지자들은 미국 안보에 대한 우려가 이러한 조치들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안보가 진정한 즉각적인 위협이었다면 더 일찍 더 강력한 조치들이 취해졌을 것이라며 시급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DJI가 분석한 민수용 드론 시장 선도비결은 그 시장을 만들어냈기 때문

광둥성 선전에 있는 DJI 본사 스카이시티 건물. (사진=위키피디아)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트(DI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세계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톱20 드론(UAV) 업체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기업들이 이 목록을 지배하고 있으며, 여기엔 각각 6개와 4개의 최고 드론 제조 회사들이 등장한다. 나머지 회사들로는 브라질, 이스라엘, 일본이있고 유럽업체로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강력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드론 제조업체 톱5에서는 DJI가 월등히 앞선 선두다. 2위는 상업용 드론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용 드론 생산을 중단한 미국 스카이디오다. DJI 따라잡기에 나선 이 회사는 지난해 초 1200개 이상의 조직으로 기업 고객 기반을 확장한 후 시리즈 E 투자라운드에서 2억 3000만 달러(약 3180억 원)를 투자받았다. 3위는 해외 시장, 특히 라틴 아메리카와 동남 아시아에서 상당한 성장을 경험한 중국 XAG다. 4위인 프랑스 패럿도 미국 스카이디오처럼 소비자용 드론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5위인 JOUAV(중국)는 자국에 5000만 달러(약 691억원)를 들여 새 드론 공장을 열었다.

DJI는 자사의 성공 비결을 ▲초기 시장 진입 ▲끊임없는 혁신, 그리고 ▲접근성과 품질에 대한 전략적 집중 등의 요인이 혼합된 덕분이라고 본다. DJI에 따르면 자사 시장 리더십의 주요 동인은 ▲DJI의 집념 ▲연구개발(R&D)에 대한 엄청난 투자, 그리고 ▲효과적인 공급망 통합이었다. 여기에 이 회사가 공유하는 DJI의 전략과 비전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DJI가 드론 시장에 조기 진입한 것은 드론 시장의 지배력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DJI는 팬텀 시리즈를 출시함으로써 드론을 틈새 제품에서 주류 가전 제품으로 변화시키고, 이를 사용자 친화적이고 값싸게 만들었다.

팬텀은 DJI의 완전 조립 드론 데뷔작이며, 소비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초기 모델 중 하나였다.

2013년 출시 당시 팬텀은 초보자들이 날리기 어려웠던 다른 쿼드콥터와 달리 상자에서 꺼내자 마자 바로 날리기 쉬웠기 때문에 돋보였다. 이 드론은 진지한 취미 활동가에게는 저렴했고, 이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 누구나 충분히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 가격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전에 충족되지 못한 수요에 다가가 DJI의 명성을 공고히 하고 향후 성장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다.

R&D 투자 집중과 공급망 통합도 한몫

DJI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드론 생산공정에 로봇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DJI)

드론DJ는 DJI 전략의 초석으로 연구개발(R&D)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꼽았다.

DJI가 고용한 1만 4000명 이상의 직원 가운데 25%는 제품 개발에만 전념하면서 끊임없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쟁할 수 없는 생태계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한다.

DJI가 운영을 확장하고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능력이 성공에 더 기여했다.

‘DJI 매빅 3 엔터프라이즈’ 드론과 소비자용 ‘DJI 매빅 3’ 모델은 매우 유사하지만 일반적으로 알아채기 쉽지 않다. 또한 두 드론의 배터리는 동일하다. 이는 확장되고 있다.

또한 DJI는 부품 제조에서 최종 조립에 이르기까지 생산의 주요 측면에 자동화를 도입하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또 다른 방법을 확보하고 있다. DJI 제조 공장 내부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맨 아래에서 볼 수 있다.

DJI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나?

DJI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자사의 성공은 외부의 재정적인 지원보다 사업적인 통찰력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으로 대응한다.

또한 일부 비평가들은 “DJI의 세계 드론 시장 지배가 중국 정부의 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회사는 창업자들에 의해 대부분의 소유권이 유지되는 운영상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DJI는 보조금 주장이 종종 표준 사업 투자와 성장 전략을 잘못 해석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소기업, 고용, 연구 개발, 제조업 등에 대해 세금 공제를 제공한다. 많은 주와 지방 자치 단체들은 또한 그들이 속한 지역의 지역 기업들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DJI의 비평가들이 사용하는 정의에 따르면 사실상 모든 회사가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강력히 반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 언급은 “DJI를 비평하는 사람들은 종종 언론에 나온 한 기사를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의 증거로 인용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DJI의 대부분의 소유권은 우리의 창업 파트너들에게 있다. 여러 국영 은행, 한 국영 보험 회사, 두 개의 시 투자 펀드가 소유한 6% 미만의 지분과 1% 이하의 의결권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자들은 민간 부문이 갖고 있다. 이 기업들은 그 회사의 본사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민간 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는 모든 기관 투자자들과 동일하다. 미국에서 이에 상응하는 투자는 미국 기반 기술 회사에 투자하는 국가 지원 연금 기금일 것이다. 투자는 보조금도 아니고 통제도 아니며 다른 모든 이해 관계자와 동일한 투자자 목표를 나타낸다. 어떤 중국 정부 기관이나 대표도 DJI의 이사회에 앉거나 그 운영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말한 내용이다.

DJI는 미국 정부의 자사 규제는 서로 손해라는 내용의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에도 자사가 미국 경제에 대한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자사가 미국에 1160억 달러(약 160조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미국내에 4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JI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회사는 우리 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비즈니스를 구축했으며 서비스 제공업체, 농부, 유틸리티(전력·수도·가스 공급 회사) 및 더 많은 회사가 이들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계속해서 우리를 선택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프랭크 왕의 DJI 창업은 기숙사 방에서 시작됐다

DJI는 오늘날 전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70%를 점하고 있다. 그 시작은 창업자인 프랭크왕의 홍콩과기대 시절 대학기숙사 방이었다. 사진은 시설물 관리에 사용되고 있는 DJI드론. (사진=DJI)

프랭크 왕 드론DJI CEO는 1980년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비행과 공중 장치에 관심을 보였지만, 학창시절에는 보통 수준의 성적을 받았다. 홍콩과기대(HKUST)에 입학한 그는 헬리콥터 비행 조종 시스템을 만드는 수업 프로젝트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보인 후, 리쩌양(李泽湘) 수학 교수의 주목을 받았다. 리 교수는 이 후 프랭크 왕을 학교 졸업생 과정으로 데려왔다. 프랭크왕은 2005년 HKUST 팀의 일원으로 아시아방송연합(ABU)이 주최한 ABU 로보콘(아시아호주 로봇경진대회)에 참가했고, 아시아 전역에서 온 경쟁 팀들 가운데 3등을 차지했다. HKUST는 그에게 연구와 드론 개발을 위해 1만8000 홍콩 달러(2300 달러,약 318만 원)를 지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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