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뜨면 태양광만으로 1년 간 비행하는 무인항공기(드론) 시제품이 만들어져 1차 시험비행을 마쳤고 이어 올여름엔 성층권 비행시험에 들어간다. 이어 오는 2025년 이전에 환경감시용 등으로 사용하고 점차적으로 저궤도위성을 대신할 통신 기지국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얘기같다. 그렇다. 페이스북이 전세계 오지에 인터넷 접속을 하도록 하겠다며 만들다가 포기한다고 선언한 인터넷기지국용 태양광 드론 ‘아퀼라(Aquila)’가 떠오른다.
페이스북은 개발시작 2년 만인 2018년 개발 포기선언을 했지만 영국 다국적 항공우주·무기·보안 관련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즈가 다시 나서서 독자적으로 이 태양광 프로젝트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아퀼라는 페이스북의 커넥티비티 랩이 개발했고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영국의 어센타(Ascenta)가 시제품 디자인과 제작을 주도했다.)
BAE는 지난주 영국 랭카셔주 워튼에서 개발중인 ‘페이즈-35(PHASA-35)’라는 이름의 첨단 태양광 드론을 오는 2025년까지 지구 성층권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BAE와 드론 자회사 프리즈매틱(Prismatic)는 이미 함께 제작한 이 드론으로 지난해 2월 호주에서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또 올여름 미국에서 페이즈-35의 성층권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이 항공기와 시스템 성능을 운용 환경에서 입증하게 된다.
BAE는 이 시험 비행이 태양광 드론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페이즈-35가 ‘다양한 군사 및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면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하며 야망을 드러냈다.
끊어진 태양광 드론 개발의 명맥을 다시 이어가려는 BAE시스템의 유연한 태양광 드론 개발 계획을 살펴본다.
BAE, 페이스북과 차별화해 성공 가능성 높인다
페이스북과 BAE의 태양광 드론 프로젝트는 제작 및 비행 컨셉에서는 거의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차별화를 시도하며 성공 확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BAE는 페이스북과 달리 좀더 오랫동안 공중에 머무는 드론을 만들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확보원을 가져가면서 저궤도통신 인터넷 위성 대체라는 최종 목표 달성 실패 가능성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자사가 개발한 드론을 우선적으로 환경 및 군사 동향 감시와 재난지역 통신 기지국용 등으로 활용하고 성능을 높여가면서 궁극적으로 저궤도 인터넷 통신위성을 대체토록 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BAE의 태양광 드론이 성공한다면 같은 스타일의 태양광드론을 만들다 실패한 페이스북, 그리고 성층권에서 풍선으로 전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 기지국 시험을 하다가 포기선언한 구글의 실패를 만회하는 커다란 기술적 위업이 될 것이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지구촌 인터넷을 지향하며 쏘아올린 ‘스타링크’ 프로젝트의 최대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
한번 뜨면 20개월 간 비행하는 8방미인 드론 지향
BAE는 페이즈-35가 한번 뜨면 7만피트(약 21km) 상공에서 태양광만으로 20개월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지구 저궤도 위성을 대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드론은 공중에 떠 있기 위해 태양광만을 이용하며 기존기술로는 최고 수준인 30%의 광전(光電) 효율을 보이는 태양광패널을 사용해 낮 동안 작은 배터리들을 충전시키고 밤 시간에도 날 수 있다고 한다.
BAE는 드론으로도 서비스할 수 있는 핵심 응용 분야를 보통 지구 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으로 커버하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페이즈-35는 20개월간 비행하며, 최고 고도 7만피트(21km), 최대 비행거리 21km로 설계되며, 길이 35m, 무게가 약 150kg다. 다목적 활용 의도에 맞춰 카메라 센서, 통신장비 등이 최대 15kg까지 탑재된다.
BAE는 이 새로운 드론의 활용 범위를 산불 감시, 재난 구호, 국경보호, 해상 및 군사감시, 모바일인터넷 통신 등으로 보고 있다. 한 가지 운영 예로 이 드론이 수개월 간 취약한 숲 위를 날며 나무의 수분 수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산불 발생 수주 전에 이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공위성이 특정 시간대에 대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하는 반면 페이즈35 드론은 지속적으로 피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일부 고객이 플랫폼보다 데이터 서비스 구매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련의 활동을 위해 전체 드론들을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대신 대역폭을 임대하거나, 특정 카메라 촬영시간대를 구매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AE 관계자는 “또는 특정 고객, 특히 군에서는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페이스북이 개발하던 아퀼라는 인터넷 기지국 역할 전용으로 개발돼 낮 동안 최대 9만 피트(약 27km) 고도에서, 밤에는 6만피트(약 18km)에서 비행하며, 훨씬 짧은 3개월의 비행시간을 갖도록 설계됐다. 아퀼라 드론의 날개 길이는 보잉 737과 거의 비슷한 43m이고 무게는 400kg이다.
BAE 시스템즈의 드루 스틸은 “2020대 중반까지는 이 드론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저궤도 위성 기술에 대한 지속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방식 제약따른 단점 극복 방안도 마련
다만 이 탄소중립적인 드론은 느린 상승 속도(초당 약 30cm), 긴 날개 길이(35m)로 인해 발사에 필요한 기상 조건을 맞추는 데 제약이 따른다. 또한 착륙 기어가 없어 착륙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BAE는 “바람과 공기 조건이 맞아야만 발사할 수 있지만 드론이 1년 이상 공중에 머물 수 있기에 한 번에 여러 대의 드론을 띄우고 필요할 때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즈35 드론은 지구 상의 한 지점에서 가장 먼 지점까지 가는 데 거의 2주 정도 걸린다. (기존 드론에 비해 매우 빠르지는 않다.)
반면 이 드론은 한번 발사되면 성층권에서 작동하면서 바람과 비 같은 어떤 날씨 문제에도 제한받지 않기에 특정 지역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BAE는 이 드론이 장기간 가동될 것이며 부품을 교체하는 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드론은 아주 느린속도로 착륙할 것이며 가볍다고 덧붙였다.
탑재량 줄인 드론군집 형성해 성층권 도는 인터넷 서비스 위성군 대체 할 수도
BAE시스템즈 연구진은 프레스 컨퍼런스콜에서 이 신형 드론을 설명하면서 “드론 탑재량을 줄이고 비행 능력을 높이면서 이 드론들이 훨씬 넓은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위성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통신중계기지국 역할을 할 군집 드론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링크 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다른 기능 테스트 및 활용이 끝난 후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BAE팀은 이 초유의 거대 태양광 드론 시험과 운영을 마치는데 약 4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 드론 완성 시점을 2025년까지로 보고 있으며, 그 이전에 고객들과 시험운영의 일환으로 제한적 서비스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와 태양 전지판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발전하면 이 드론은 훨씬더 오랫동안 공중에 있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 아퀼라 제원과 구상은
앞서 지난 2018년 중단된 페이스북의 아퀼라 태양광 드론 인터넷 기지국 프로젝트는 드론 아래 반경 50마일(80km)이내 지역에 인터넷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페이스북은 이 프로젝트에 무선주파수가 할당되면 지구상 66%에 이르는 인터넷 서비스가 안되는 지역에 원격 인터넷 서비스를 한다는 구상이었다.
이 기술은 고대역폭 레이저를 사용해 인터넷을 원격 위치로 전송하는 이 기술은 40억 명의 사용자,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용자들에게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었다.
아퀼라는 3개의 헤어 드라이어와 같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아퀼라 시제품을 공중으로 띄우기 위해 발사 트롤리를 사용했고 실제 드론이 나오면 헬륨 풍선을 사용해 항공기를 운용 높이로 운반하고 방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론은 풀이 무성한 지표면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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