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테크 분야의 새로운 키워드 '기후 친화' 

식품 시장은 디지털 측면에서 보면 로우 테크 산업일까? 데이터 경제 시대에는 아니다. 

최근 식품 업계의 화두는 ‘기후 친화(Climate Friendly)’ 상품이다. 식품 분야의 스타트업 중 많은 기업이 탄소 중립의 가치를 내세운다. 식품 제조와 판매에 있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모든 가능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식품 업계가 탄소 배출 절감에 앞장서는 ‘기후 친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의 25%가 식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산업화 시대 몸집을 키운 농업, 축산업, 어업 부문의 대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먹거리 재료의 대량 생산은 곧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최근 이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 = 픽사베이
이미지 = 픽사베이

최근 화제를 모은 뉴스로 기후 친화인 식품 스타트업인 문샷 스낵(Moonshot Snacks)과 파타고니아를 꼽을 수 있다. 

문샷 스낵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유기농 재료로 만든 과자류를 판매한다. 전통적인 식품 산업으로 보면 작은 제조 설비를 갖춘 중소기업이다. 중소 규모 식품 제조사는 보통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보다 OEM(주문자위탁 생산), ODM(제조업자개발 생산) 방식 납품을 선호한다. 문샷 스낵은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공급망 혁신을 통해 유기농 농가와 협력부터 제조, 판매까지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한다. 탄소 제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탄소 중립이란 새로운 가치에 투자자들이 모였고 문샷 스낵 2020년 12월까지 총 52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였다. 

친환경을 외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파타고니아는 지난해부터 ‘파타고니아 프로비전(Patagonia provisions)’로 식품 분야의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문샷 스낵과 마찬가지로 파타고니아 프로비전도 식품 공급망 혁신을 통해 화학 소재의 비료와 농약을 대량 사용하고, 유전자 조작을 심심찮게 일삼는 재료를 사용하는 식품 제작과 공급 방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문샷 스낵과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을 푸드 테크 기업으로 볼 수 있을까? 데이터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볼 수 있다. 스마트 공장, 스마트 농장,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혁신같이 거창한 기술을 써야 푸드 테크 기업이라 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문샷 스낵과 파타고니아 프로비전 같이 식품 공급망 혁신을 위해 지금껏 간과하던 제조, 포장, 유통 등이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와 유기농 재료 생산 관련 데이터까지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투명한 관리를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삼는 경우 데이터 경제 시대의 흐름을 잘 따르는 푸드 테크 기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유행에 빠른 한국 시장 특성상 유기농, 친환경 마크가 범람한 것처럼 기후 친화를 앞세운 기업과 상품이 유행처럼 퍼질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남들이 하니 우리도 하자 식이 아니라 문샷 스낵과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처럼 확실한 소신과 비전을 갖고 했으면 한다.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2024 빅테크 성적표’ AI 지출과 기업 점유율 보기

올해 빅테크의 AI에 대한 기업지출이 올해 500% 급증해 약 19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AI 시장의 선두에 있었던 오픈AI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34%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챗봇 모델 클로드 3.5의 활약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부터 암호화폐까지 ‘트럼프 2기’ 변화할 핵심 ‘기술 정책’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면 의심할 여지 없이 기술 분야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철학과 함께, 규제보다 혁신에 기반한 그의 행정부 정책은 AI, 사이버 보안 및 기타 핵심 기술 정책 분야의 글로벌 역학을 크게 바꾸면서 급속한 기술 발전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은 킬러 위성이 등장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1977)에 등장한 ‘데스스타’(죽음의 별)는 가상의 우주 정거장이자 슈퍼무기다. 이 영화에 영감을 받은 중국 과학자들이 실제로 ‘데스 스타’를 만들었다.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은 이 무기는 마이크로파 빔을 집중시켜 적의 위성을 쓸어버린다.

[마루에서 만난 사람] 이혜환 메텔 COO “B2B 분야의 마케팅 성과 측정이 가능한 수요 창출 엔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메텔이 무대로 삼는 것은 글로벌 최대 B2B 플랫폼, 링크드인이다. 이들은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B2B 고객 발굴에 특화된 콘텐츠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B2B 기업과 그 고객의 페르소나를 분석하고 이를 자동화해 명확한 정체성을 담으면서도 고객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그간 막연히 추정만 가능했던 B2B 마케팅의 성과 측정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